다들 아시다시피 어제 타이릭 에반스가 Rookie of the year에 선정되었습니다. 스테판 커리, 브랜든 제닝스 등 여느 해의 신인왕들 못지 않은 맹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거머지었다는 것은, 타이릭 에반스 본인에게나 킹스 팬들에게나 상당히 뜻 깊은 일일 것입니다.
또한 저의 영원한 세컨 페이보릿 팀, 새크라멘토 킹스의 신인왕 배출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타이릭 에반스에 관해 글을 써볼까합니다. 평어체 양해 부탁드릴께요.
1. 킹스, 예상을 뒤엎고 멤피스 대학의 'Big Size Guard'를 픽하다.
2009 드래프트 현장, 4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킹스가 데이비드 스턴 총재의 입을 통해 타이릭 에반스의 이름을 불렀을 때 킹스 팬들을 비롯한 많은 NBA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킹스가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보강해야했던 포지션은 바로, 아직 드래프트 현장에서 이름이 불리지 않은 스페인의 천재 플레이어 리키 루비오의 그 포지션였기 때문이다. 08-09 시즌 베노의 플레이에 많은 좌절을 느꼈던 킹스 팬들은 킹스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당연히 리키 루비오를 노릴 것이라 생각했고, 앞의 세 팀이 리키 루비오를 스킵했을 때 킹스 팬들은 리키 루비오의 킹스 행을 기정사실화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킹스가 지명한 선수는 리키 루비오가 아닌 멤피스 대학의 빅사이즈 가드, 타이릭 에반스. 대다수의 킹스 팬들은 그가 멤피스 대학의 슈팅 가드의 사이즈를 가진 포인트 가드, 즉시전력감으로는 좋은 선수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고 그가 과연 리키 루비오를 스킵하고 뽑을만큼의 재능을 가진 선수인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가졌다. 또한 설사 타이릭이 루키 시즌에 ‘4픽의 값어치’에 가까운 활약을 펼쳐준다해도 킹스 팬들로 하여금 미네소타로 가버린 리키 루비오의 이름을 잊게 할 수 있는 선수가 될거라고는 그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다.
2. 암흑 속 킹스를 구하는 구세주가 되다.
타이릭 에반스는 섬머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킹스 팬들을 어느 정도 만족시켰지만 그에 대한 킹스 팬들의 믿음은 아직 확고하지 못했다. 섬머리그에서 6-6의 포인트가드는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모든 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했지만 평균 4.2 턴오버라는 리딩 가드로서는 치명적인 턴오버 수치를 만들어내며 킹스 팬들에게서 ‘Ricky'라는 이름을 여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시작되고 케빈 마틴과 호흡을 맞춘 5경기에서 그는 케빈마틴과 슛을 나눠쏘기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경기당 12.5득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킹스의 오리지널 에이스와 킹스의 슈퍼 루키 사이에서 시너지란 것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고, 올시즌 킹스의 드래프트도 이정도에 그치는가 하는 아쉬움이 킹스 팬들의 얼굴에 묻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리그 최고의 유리몸이었던 마틴이 정규시즌 5경기만에 부상으로 장기간 아웃되자, 에반스는 완전히 다른 선수로 변하기 시작했다. 루키임에도 팀의 에이스를 도맡아 플레이하게된 에반스는 기록의 모든 면에서 상승곡선을 그렸고 11월, 12월 킹스의 대반란을 이끈 주역이 되었다. 특히 12월에 그는 리그 최고의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언트를 연이어 만나 루키답지 않은 뛰어난 플레이를 선보였고 많은 경기에서 위닝샷을 날리며, 킹스 팬들뿐만 아니라 모든 NBA 팬들의 뇌리에 ‘Tyreke Evans’라는 그의 이름을 단단히 새기게 만들었다.
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지금부터 Tyreke Evans의 ‘TYREFFIC'했던 올시즌 플레이들을 몇 개 감상하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하자.
밀워키 전 위닝샷. 루키 라이벌 제닝스를 상대로 성공시킨 것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덴버 전 위닝샷. 에반스는 리그 최고의 가드 중 한명인 빌럽스를 상대로 위닝샷을 꽂아넣으며 강호 덴버를 격침했다.
또 한명의 스타 플레이어, 아레나스로부터 위닝스틸을 해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한다.
올시즌 MIP 에런 브룩스를 상대로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포를 성공하다.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앞에서도 타이릭 에반스는 결코 주눅들지 않았다.
특히 'Tyreke School'이라고 일컬을만한 이 무브는 경기를 보던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에반스의 퍼포먼스의 희생양이 된 것은 코비 뿐만이 아니었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 스타퍼, 론 아테스트도 그의 재간에 농락당하고 말았다.
루키 챌린지에서도 타이릭 에반스의 플레이는 돋보였다. 그는 수년만에 루키 팀이 소포모어 팀을 꺾는 쾌거를 이루는데 가장 큰 공헌을 했고 결국 스퍼스의 드후안 블레어와 함께 루키 챌린지 게임 MVP를 수상했다.
에반스는 지금까지 NBA 역사에서 단 세명만이 해냈던 루키 시즌 20-5-5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그 세명이 누구냐고? 오스카 로버트슨, 마이클 조던, 르브론 제임스. 이제는 여기에 타이릭 에반스라는 이름이 추가되었다.
3. 킹스의 진정한 에이스로, 킹스 리빌딩의 기둥으로 거듭나다.
이처럼 에반스가 루키로서 킹스 프랜차이즈 역사에 남을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팀의 상승세를 이끌자, 곧 컴백할 케빈 마틴과 에반스의 백코트 듀오를 기대하는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비록 시즌 초반 에반스와 마틴이 서로에게 그닥 도움이 되지 못했지만 에반스는 이제 시즌 초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믿음직한 선수가 되어있었고, 팀의 원래 에이스였던 마틴이 돌아와 예전처럼 플레이해줄수 있다면 6-6의 빅 사이즈 콤보 가드와 6-7의 화려한 에이스로 구성된 최고의 백코트진을 구성할 수 있다고 킹스 팬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케빈 마틴이 컴백하자 킹스의 경기력과 성적은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마틴은 에반스처럼 팀을 리드하는 에이스가 되어주기는커녕 중요한 순간에 무리한 슛셀렉션을 남발하면서 팀 분위기를 망치기 시작했고 킹스 팬들에게 에반스는 이미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에이스로 자리잡은 상황이였기에 마틴을 트레이드하고 에반스를 중심으로 리빌딩을 시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마틴을 트레이드함으로써 킹스는 에반스를 왕들을 이끌 진정한 ‘제왕’으로 선택했고 ‘타이릭 에반스의 킹스’의 시대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4. Rookie of the Year에 선정되다.
타이릭 에반스가 시즌 초중반에 많은 NBA팬들을 놀라게할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긴 했지만 올시즌 리그에는 에반스 말고도 뛰어난 루키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워리어스의 스테판 커리, 벅스의 브랜든 제닝스는 타이릭 에반스 못지 않게 팀을 이끄는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으며 많은 NBA 팬들은 셋 중 누가 ROY 수상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결국 현지시간 4월 29일 저녁, 타이릭 에반스는 대다수의 ESPN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Rookie of The Year에 선정됨으로써 밀레니엄 킹스를 마감하고 2010년대의 킹스를 시작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5.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갈 'THE KING'
타이릭 에반스는 오는 6월 1일부터 지난 여름 데릭 로즈의 점프슛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을 준 트레이너 Rob McClanaghan과 함께 슈팅 연습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는 올여름 웨스트브룩, 로즈와 함께 꾸준히 슈팅 훈련에 매진함으로써 미드레인지 게임을 더 향상시키고 올시즌 25%의 성공률에 그쳤던 3점슛 능력을 개선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리고 7월에는 미국 국가대표팀 미니캠프에도 합류할 계획이다.
시즌이 끝난후 타이릭 에반스는 ‘Good player로 머무르기 보다는 Great player로 나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그는 NBA 플레이오프가 채 끝나기도 전부터 Great player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을 이미 떼기 시작했다.
그대들은 타이릭 에반스의 미래가 두렵지 않은가. 나는 타이릭 에반스가 밀레니엄 킹스의 영광을 재현하고 킹스 팬들의 우승의 한을 풀어줄 새로운 THE KING임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이제 그는 킹스만의 THE KING이 아닌 리그의 THE KING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Tyreke Evans is harder than you think!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과거 밀레니엄 킹스의 팬으로서 그때의 영광을 재현해줄 재목이 나타난것 같아 기대가 크네요.
이녀석 물건임 킹스는 정말 잘 픽했네요
잘 읽었습니다.
볼 때마다 영화배우 크리스터커가 생각나는 타이릭 에반스ㅋㅋ 새크라멘토가 다음 시즌엔 좀 더 성장했으면 좋겠네요~ 타이릭과 함께..^^ 좋은 게시물이네요~ 잘봤습니다.
저도 그 배우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 정말 기대되는 선수네요~
진짜 물건임..
잘 정리 되어있네요 ^^
근데 킹스에서 요좀이 포가 보고 있나요. 제가 봤을 떈 베노가 포인트가드고 이녀석은 리딩도 하는 슈팅가드인것 같던데.
주로 포가인데, 베노와 함께 코트에 나올 때는 리딩을 겸하는 슈팅가드(포틀의 로이같은) 역할을 하더군요.
저도 많은 경기를 본건 아니라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제 눈엔 포인트가드의 롤을 맡고 있다기 보단.1~3번 다 가능한 올라운드형 가드가 더 적합한 말이 아닐까 싶네요. 지노빌리도 플레이메이킹을 맡아 하지만 아무도 포인트가드라고 하진 않죠. 애초에 1번 2번 나누는게 큰 의미가 없지만서도.. 이녀석이 장신 포인트가드인가., 주로 포인트가드의 롤을 맡고 있나 잘 모르겠습니다.
말씀대로 사실 이 선수를 포인트가드로 봐야하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길 때가 있긴 합니다. 플레이스타일도 포인트가드라기보다는 올어라운드형 스코어러에 가깝죠. 브롱이처럼 얘도 경기내용만 보면 사실 포지션 자체는 불분명합니다. 다만 공격과 수비시에 대부분 상대팀의 1번과 매치업이 되고 스타팅 로스터에도 PG로 항상 등장하니 PG로 봐야하지 않을까합니다.
아 로스터에 PG로 나오는군요.. 사실 이놈경기 스타일이 오히려 르브론 사이즈 다운느낌이었거든요.ㅎ
일단 에반스가 팀을 잘만난것 같기도하고 루키답지 않은 롤을 부여받은것도 기회라면 기회라지만 고작 '루키'가 그 롤을 확실하게 수행해주었네요. 대단합니다 에반스 축하~
진짜 장차 킹스의 미래임은 확실한 거 같습니다.
20-5-5 가 로버트슨과 제임스 그리고 마사장님었나요?? 전 마사장님이 아니라 버드로 알고있었는데..... 여튼 대단합니다
이놈 보면서 느꼈던건 페트리형제는 참 보는 눈이 있구나, 이것과 또 하나의 포지션 파괴자가 탄생했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탄력이 좋은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엄청 빠른거 같지도 않은데 다 제끼고 어찌어찌 슛 성공 시키는거 보면 ㅎㄷㄷ 해요
그모든 마이너적인 요소를 커버할만한 드리블을 갖추고있지요. 엄청난놈입니다.
밀워키전은 두고두고 소장할겁니다.
코비랑 있는 사진에서 코비 왜 이렇게 바보처럼 나왔나욯ㅎ
태클은 아니지만 덴버전 위닝샷 상황시 매치업은 캐년 마틴이었습니다. 빌럽스가 아니었죠.
마틴이었다면 더 대단한듯 에반스보다 키큰데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루비오를 외치던 킹스팬중 한명으로서 타이릭한테는 미안한감정이 앞서네요. 그대신 평생 응원하마!
다음을 기대하게 하는 선수죠... 곧 올스타에도 이름을 올릴 듯...ㅎㅎ
정말 탐나는선수. 인물도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