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예장 행렬, 409년 만에 재현
현충사 일대서 오늘부터 열려
충무공 이순신(1545∼1598)의 예장(禮葬·국가에서 예를 갖춘 장사) 행렬을 409년 만에 재현하는 ‘이순신 순국제전’이 17∼19일 충남 아산시 현충사 일대에서 열린다.
온양온천역∼현충사 4.4km 구간에서 19일 펼쳐지는 충무공 예장 행렬은 17세기 예법에 따라 진행된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충무공의 예장은 충무공이 노량해전에서 순국하고 16년이 지난 1614년 산소를 이장하며 치러졌다. 당시 광해군이 “(충무공의) 예장을 치르고 묘소의 석물을 모두 갖춰 주라”고 명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이번 재현 행사는 1627년 인조의 아버지 원종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예장 절차를 상세히 기록한 ‘원종예장도감의궤’ 등을 참고했다. 김시덕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충무공은 임진왜란 일등공신으로 덕풍부원군에 추봉됐고 영의정으로도 추증됐다”며 “국가의 예우를 다해 장례를 치를 자격이 있다고 조선 왕실이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장 행렬엔 제관 복장을 갖춘 시민 700여 명이 참여한다. 제관 복장은 조선 왕실 복식사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17세기 양식으로 복원했다. 상여는 온양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32인 상여’를 사용한다. 상여꾼 32명이 드는 규모로 현존 민속 상여 중 최대 규모다. 1930년대 제작됐다.
온양민속박물관은 17일 이 상여를 선보이는 전시를 연다. 이날 오후 2시 반 박물관에선 ‘이별이 아닌 만남, 죽음’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콘서트를 열고 충무공의 죽음이 지닌 의미를 살펴본다. 온양온천역에선 18일 오후 2∼5시 이봉근 명창의 ‘성웅 충무공 이순신가’와 국가무형문화재 종묘제례악보존회의 ‘충무공 현충제례악’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제전은 아산시가 주최하고 아산문화재단과 을지대가 공동 주관한다.
이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