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마음으로 요가 교실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처음 오셨어요?”
“네”
먼저 도착해 있던 회원들이 이옥순 씨를 박수로 맞아 주셨다.
분위기가 따뜻했다.
전담 직원이 물었다.
“혹시 정해서 있는 자리가 있을까요?”
“아니요. 특별히 없어요. 거울이 보이는 곳에 앉으면 자세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아요.”
“네, 감사합니다.”
“외투는 저기에 걸어도 좋아요.”
옆자리에 있던 회원이 이옥순 씨가 외투 벗는 모습을 옷걸이 위치를 알려줬다.
요가 선생님은 수업 시작 전에 이름을 부르며 출석을 확인했다.
“새로 오신 분은 성함이 어떻게 되나요?”
“이옥순이요.”
“성함이 이옥순이세요? 옥순 님이 한 분 더 늘었네요. 신기하다.”
기존에 수업을 듣는 회원 중에 ‘옥순’이란 이름을 가진 회원이 있다고 했다.
같은 이름이 있다니, 우연이지만 인연인 듯 신기했다.
“옥순 님은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요가 선생님의 물음에 정적이 흘렀다. 전담 직원이 대신 답했다.
“아니요.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수업이 시작됐다.
이옥순 씨는 요가 선생님과 다른 회원들이 하는 동작을 유심히 보며 따라 했다.
한 시간 동안 집중해서 운동하시니 참 신기하고 놀라웠다.
이옥순 씨와 잘 맞는 운동을 찾은 듯했다.
수업을 마친 후 선생님과 이야기 나눴다.
“옥순 님, 요가 처음 하신다고 들었는데 정말 잘하시네요. 몸이 유연하세요.”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어머니이신가요?”
“아니요. 저는 이옥순 씨를 전담해서 지원하는 사회복지사예요.”
이옥순 씨에게 장애가 있지만, 장애가 어려운 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업 전에 어려움이 있냐는 질문에는 답할 수 없었다.
선생님이 수업 중에 이옥순 씨에 대해 알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수업을 마치고 설명해 드리고 싶었다.
다행히 순간의 판단이 적절했던 것 같다.
이옥순 씨에게 어떤 장애가 있고, 어떻게 지내는지.
줌바댄스에 오랫동안 다녔던 강점도 나눴다. 이옥순 씨와 함께 대화했다.
대화 이후 선생님이 이옥순 씨의 강점을 세워주셨다.
“몸이 정말 유연하세요. 자세를 집중해서 보고 잘 따라 하시고요. 잘하실 것 같아요.”
“네, 감사합니다.”
“바나나가 기력 회복에 좋아요. 자주 드셔도 좋겠어요.”
“네”
첫 수업이어서 긴장했지만, 문을 잘 두드린 것 같다.
이옥순 씨와 잘 맞는 운동을 찾아서 기쁘다.
무엇보다 화기애애한 요가 교실 분위기에 감사하다.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에 이옥순 씨도 마음을 조금씩 열어볼 수 있을 것 같다.
2023년 12월 4일 월요일, 이다연
이옥순 씨가 한 시간 동안 집중하셨다는 소식이 반갑네요.
장애가 어려움은 아니라고 생각해 주심에 감사.
이옥순 씨 강점 잘 설명하고 의논해 주심에 감사하네요. 한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