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60805. 하지 감자
민구식
오전 수업 마치고
노란 하늘 머리에 이고 타박타박 먼지나는 하교 길
황골 고개 따비밭 자주색 감자 꽃 가득한 길 넘는데
산길 이대로 십리 더 가면 쓰러질 거야
내가 나에게 최면을 건다
날 감자 파랗게 물든 거 먹음
배가 아플 거라고 엄마가 말했는데
형은 씨눈 빼구 껍질만 벗기면 괜찮다고 했는데
망서리다 못 참고
잔디에 쓱쓱 문질러 얇은 껍질 벗겨내고
도토리 나무 그늘에 앉아
아리하고 사각한 맛 우적우적 씹다 보면
또 한 놈이 눈치 보며 어슬렁 거리다가
감자포기 밑구녕을 후빈다
자주색 물든 입술 닦으며
비밀 약속 눈짓으로 나누고
찔레껍질 씹으며 호드기 불며 집으로 왔다
밤새 시달리다 나란히 결석을 했다
저녁나절 담임선생님이 먼 길을 오셨다
엄니는 삶은 감자 한 대접을 내오셨다
감자하나 손에 들고 날 흘깃 보시고는 낮은 소리로
감자는 삶아서 먹어야 한단다
우째 아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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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詩
일시 260805. 하지 감자
민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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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8.04 20:3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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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린 맛
정말 요상하죠!!
참으로 옛날 이야기네요. 청감자부터 결석하면 선생님이 가정방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