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전투식량,먹지 않고 붙이는 시대 온다[ 뉴스1 ]
|
한미 한동훈련에서 전투식량을 조리하고 있는 한미 장병들. (육군28사단 제공) 2013.11.1/뉴스1 News1 (서울=뉴스1)
짧은 순간에 생(生)과 사(死)가 오가는 치열한 전투현장이라고 해서 배고픔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군인들에게도 음식이 중요하다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얘기만큼이나 당연하다. 장병들의 군장 무게에 전투식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시(戰時)'를 전제로 하는 장병들의 전투식량은 기본적으로 빠르고 간편한 식사가 가능해야 한다. 물만 부으면 자체 발열과 함께 음식이 데워지는 식의 즉석식품이 대부분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전투식량도 '맛'까지 고려해 다양한 메뉴가 개발되는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전투'식량의 기본을 강조하는 흐름도 있다.
세계 각 나라들이 더욱 간편하고 간단하게 군인들의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도달한 새로운 목표가 '몸에 붙이는' 전투식량이다.
전투식량을 먹기 위해 필요한 잠깐의 시간마저도 줄이고, 전투식량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수증기나 취식 흔적 등으로 인한 노출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다.
'패치형 전투식량'이라고 불리는 몸에 붙이는 전투식량의 원리는 금연보조제인 니코틴 패치와 같다.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관계자는 13일 "니코틴 패치는 피부로 니코틴을 공급해 금단현상을 줄여주는데, 패치형 전투식량 역시 피부로 비타민, 단백질 등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원리"라며 "실제 음식을 입으로 먹지 않고 패치를 피부에 붙이는 것만으로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장기간 공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치형 전투식량에 대한 연구를 처음 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 육군 산하 내틱군사연구개발공학센터는 1990년대부터 몸에 붙이는 전투식량을 연구했고, 미 국방부는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00년 '경피투과방식 영양전달시스템'(패치형 전투식량)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은 패치형 전투식량의 상용화 시기를 2025년으로 목표를 잡았으며, 현재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군도 패치형 전투식량을 개발해 육군 특수전부대 등에 우선 보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의 패치형 전투식량 개발 계획은 미군의 개발계획에 맞춰 2025년을 목표로 한다"면서 "우선 조만간 선행연구를 시작하고 2019년부터는 운용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기품원에 따르면 패치형 전투식량의 핵심 기술은 영양공급의 속도조절, 전신영양공급 가능성, 공복감 해소 등이다. 이 같은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실제 상용이 가능하다.
패치형 전투식량이 보급되면 이론적으로는 장병의 군장 무게 가운데 평균 4.5kg 가량을 줄일 수 있게 돼 기동성이 향상되고, 악조건에서의 전투 수행 능력도 높아질 수 있다.
또 군인뿐만 아니라 우주 비행사 등 극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군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패치형 전투식량에 대해 "사람을 전투하는 기계, 일하는 기계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부정적인 부분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패치형 전투식량이 현실화한다 해도 모든 전투식량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특수한 부대나 임무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