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럴까? 라고 묻기에도 귀찮은 비가, 이 왜 이리 자주 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혹여 장마? 라고 생각했다가도 이번 장마는 유월 말 쯤이나 시작될 것이라는 기상캐스터의 안내 멘트에 화들짝 놀라서
그럼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날씨가 미친년 널 뛰듯이 오두방정 난리굿이구만...젠장.
그랬다.
자꾸 오락가락 하는 날씨 때문에 짜증이 오르고 날선 마음이 치고 들어와 뒤흔들어놓으니
에고, 뭐 이런 *같은 경우가 다 있나 싶어 안절부절이다가 오늘도 내리는 비가 그치자 뜨락으로 나섰다.
바빴던 일상에 그동안 건너뛴 산책을 가기 위해 문을 열고 뜨락으로 나서려니
후우욱, 아........어쩌면 좋아. 이 감당하기 어려운 비릿한 내음이라니.
밤꽃이 피고 있었다.
아니 벌써부터 피고 있었지만 스쳐지나만 가느라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가 새삼스럽게 휘리릭 코끝으로 밀려들어왔다.
사실 진작부터였지만 맑은 날에는 그나마 하늘 공기와 맞물려 넓게 퍼져버리니 그냥 그러려니 했다가
비 온 후에 미처 어디론가 날아가지 못한 밤꽃 향기라고 부르기도 어색하고 애매한 밤꽃 냄새가
온통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온 뒤에 즐거운 마음으로 산책길을 감행하였다가 완전 바가지 뒤집어 썼다.
산속으로 걷다보니 계속되는 밤꽃의 비릿함이 온통 산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토종 밤나무들이 지천인 이곳의 수종을 잊고 산책할 마음에 들떠 나선 길에 죽통을 뒤집어 쓴 듯하다.
정말 징하디 징한 밤꽃 비릿함에 온 세포가 구역질을 하기 시작한다.
으으윽....못참겠다 싶어 되돌아오는데 또다시 비님이 좌르르륵 내려주신다.
미치겠는 꼬라지를 상상해보시라....어이 없는 몰골에 두손으로 코를 막고 돌아서려니 참 난감지경의 신세다.
그렇게 웃기는 모양새를 하고 미친듯이 집으로 뛰쳐돌아왔다.
그리고 컴퓨터를 열고 볼륨을 높이고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위로가 필요한 이 형상에 어울릴 음악을 찾기로 했다.
그렇게 찾아진 음악은 워낙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잔나비 밴드"의 노래다.
숱하게 많은 명곡을 보유한 잔나비 밴드의 공연 실황을 먼저 열었다.
다양한 곳에서 각양각색의 차림으로 참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꾸며준 잔나비 밴드의 공연을
계속 뚫어지게 보고 듣고 음미하다가 문득 시선이 멈춘 장면에서 새삼 보컬 "최정훈"이 울고 있음을 발견했다.
2019년 9월 1일에 열린 콘서트 현장 올림픽 공원에서의 무대 Fantastic old - fashioned "Returns!"
한동안 마음의 부침이 많았던 잔나비 밴드.....겨우 성장세를 이루며 그 자리까지 올랐다.
그렇게 정상인 듯 정상 아닌 자리에 오르기까지 숱하게 많은 팬들이 그들에게 힘을 주고 버팀목이 되어주었을 터.
멋지고 근사한 노래를 들려주던 그가, 새삼스럽게 그 남자 최정훈이 노래를 부르다 울고 있었다.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라는 명곡으로, 쥔장이 엄청 좋아하는 그 노래를 부르며
마구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마음까지 젖어오는 그런 장면.
동화나라로 훌쩍 데려다 줄 것 같은 옷을 입고 울고 있더란 말이다.
미처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울컥, 울먹이는 광경을 보면서 그의 팬들이 공연장에서 떼창을 하고 있다.
보컬이 부르지 못하고 울먹이는 장면장면마다 큰 소리로, 단 한마디로 틀리지 않은 채 음을 맞추고
팬들끼리 알아서 박수를 치고 혹은 후렴을 하고 따라 부르며 노래를 불러준다.
온 몸은 이미 땀범벅이 되어 흥건하게 젖은 머리와 옷 따윈 아랑곳 하지 아니하고 눈물을 참고 있다.
자신의 격한 감정이 치받히는 그런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멋적어 하고 슬쩍슬쩍 되돌아서 보지만
그의 온 마음을 팬들이 알아서 자신들이 응원하며 현장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그들의 뮤지션에게 해준다.
참으로 보기좋은 광경이요 마음이 촉촉해지는 장면이다.
더불어 환호성과 박수로 화답하며 응원하는 팬들이 모습에 쥔장 역시 박수를 보낸다.
감동스런 장면이다.
이전에도 보았지만 그때는 그냥 그럴 수도 있겠다 였다면 새삼 지금은 그때보다 더한 감동이 물밀듯이 몰려온다.
그냥 광팬이었다가 덕질하는 사람의 입장이 되고 보니 그 무엇보다 몰입도와 감정이입이 배가되어
보컬에 대한 마음과 공유의 감정이 플러스 알파를 불러온다.
어쨋거나 산책길의 황당함은 이제 사라졌다.
그저 좋아하는 밴드의 노래를 들으며 꿀꿀했던 기분과 즐겁지 않았던 감정들을 버려버리고
다시금 기운을 얻는다....노래가 주는 존재감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아마도 노래하는 이들도 그러하지 않을까?
울고 웃는 모든 상황은 자신이 겪어야 하는 모든 여건과 맞물려 있긴 하지만 팬이 있어 존재하는 것.
그 동영상을 보다가 밑에 달린 숱한 댓글중에서도 마음에 와닿는 댓글이 있어서 당사자의 허락 없이 옮겨왔다.
팬들의 힘으로 자라는 싱어들에게는 엄청난 힘이 아닐까 싶어서 말이다.
1***************************
......잔나비님, 세상엔 완벽한 기쁨도 없고 완벽한 슬픔도 없답니다.
인기가 많다는건 그만큼 시기도 따라오고 행동에 대한 무게감도 따라오니.
당신의 이쁜 가사를 보면 당신의 마음이 보입니다.
당신의 음악과 노래는 수많은 사람을 위로해요.
이것만 기억하시고 좋은 노래로 많은 사람을 위로해주는 인기많은 가수가 아니라 좋은 가수가 되어 주세요.
그 사이에 있는 많은 생채기도 스스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돌보는 현명한 청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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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처럼 아름다운 청년들, 우리의 잔나비 훨훨 날아야하는데 날개를 이제 활짝 펴길 ...
나는걸 두려워말아요.
악플에 신경쓰지말아요.
그런 말장난에 공든 탑이 무너지면 안되겠죠.
이겨내야 해요. 무시하면 돼요. 꼭 다시만나요.
정훈님의 목소리도 듣고싶고, 그 미소도 보고싶고, 잔나비의 공연도 보고싶어요.
오늘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 열정, 팬들의 함성, 사랑 잊으면 안돼요.
잔나비 음악의 힘은 나중에 꼭 비틀즈보다 더 위대할 겁니다.
잔나비님들의 용기있는 모습 기대할께요.
팬들의 맘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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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두분 팬이 하고 싶은 말이 쥔장이 하고 싶은 말이다.
그즈음.
그동안 보컬 최정훈 본인과 상관 없이 벌어진 동료의 일에 숱하게 많은 질시와 비난의 글에도 꿋꿋이 대처하며
스스로의 길을 묵묵히 가고 있는 "잔나비 밴드"를 보면서 그가 가진 고품격의 인성과 자질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그의 "레트로 감성"이 그들을 대변하는 고로 굳이 세상사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하며
적은 인원으로 사정 많았던 잔나비 밴드를 꾸려가는 상황이 되어버린 지금
모든 동료들이 다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하면서 다시 활성화 된 밴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들이 불러주는 노래로 흴링이 되고 복잡한 마음으로 부터 자유로워지고
날 것 그대로의 세상이었던 때로 돌아갈 수 있는 천진난만함을 돌려받고
그 음악과 한 마음 한 몸이 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잔나비 밴드여 영원하라......FOREVER!!!!!!"
불현듯,
오늘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잔나비 밴드"를 다시 한번 응원하면서
이 어려운 시국도 빨리 끝나 그들의 공연무대, 콘서트에 잠식당하고 싶다.
목청껏 떼창을 하면서 말이다.
코로나19여 이젠 아웃....
첫댓글 이 꼭지는 며칠전에 읽기만하고 이따가 답을 써야지 했다가 그만 잊어버렸네요. 잔나비에게도 그런 아픔이~? 그저 동료들이 군대가서 그런가? 정도 였는데...
원래 어느 정도 인지도가 오르면 시기 질투는 기본인데다
멤버 한 친구의 과거가 잔나비밴드의 발목을 잡고
한명은 군대가고 한명은 온갖 소문에 상처받아 힘들고
기타 주자와 둘이서만 공연중.
키보드, 드럼, 베이스...모두 모일 날이 있으려나?
@햇살편지 그렇구만요 원래 그룹사운드가 롱런하긴 참 힘든 모양인듯 그래서 밴드가 몇년 하나가 많이 깨지더라구요.
@pinks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멋진연주와 좋은 곡을 써내고
기회가 되는대로 잔나비 밴드가 건재한 연주를 들려주는 중.
아마 집콕이 끝날 때쯤 다시 모이지 않을까 기대하는 중이옵니다만.
@햇살편지 쥔장 바램대로 그렇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