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본문에 링크된 영상은 두 가수를 비교하기 위함이 아닌, 불명과 나가수라는 프로그램 무대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함이니 오해 없으시길 부탁드립니다.
'불후의 명곡'과 '나는 가수다'는 태생부터 확연히 달랐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가창력이 별로 없는 가수들이 가요계를 평정하는 걸 보고, 예전 노래 잘하는 가수들의 향수가 그리웠던 사람들에게 가수의 본질을 일깨우고 그로 인한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 '나는 가수다'이고, 반면 많은 사람이 갖고 있는 선입견과는 달리 '아이돌은 그렇게 노래를 못 하지 않는다'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불후의 명곡'입니다.
초반에는...
거의 신드롬 수준까지 갔던 '나가수'...
나가수 짝퉁 프로그램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던 '불후의 명곡'...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시청률만 따져 봤을 때 불명이 나가수를 두 배 이상 앞섭니다.
시청률이란 게 동시간대의 경쟁 프로그램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지요. 많은 분이 그 이유로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기도 합니다.
진행의 차이, 라이브와 녹화 방송, 전성기가 지난 가수와 한참 전성기를 향해 달려가거나 구가하고 있는 가수, 경연이라는 부담감으로 인해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나가수와 편하게 즐기는 불명...
전 좀 다른 데서 그 의미를 찾고 싶네요.
바로 '편곡'입니다.
일단 아래 두 개의 영상을 보시죠.
나는 가수다 - 거미_날 떠나지마.
불후의 명곡 2 - 에일리_날 떠나지마.
무대를 보면 아시겠지만, 가수의 역량은 차치하고서라도 편곡 자체에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뭐랄까 에일리의 '날 떠나지마'는 '이화, 하영주, 이기'분께서 편곡을 하셨는데 댄스곡의 흥겨움을 잘 살려 현대적 감각에 맞게 굉장히 세련되게 뽑아냈습니다. 반면 거미의 '날 떠나지마'는 도대체 편곡을 누가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게 댄스곡인지 아니면 구슬픈 발라드인지 조차 헷갈릴 정도로 곡을 애매하게 만들어 놨고, 거기다 더 중요한 건 사운드 자체를 무슨 70-80년대 수준으로 끌어내렸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가수에게 관객 호응을 이끌어 내라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지요.
문제는 예시된 곡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 그렇다는 겁니다.
그리고 편곡도 편곡이지만 무대 자체의 퀄리티 또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댄서, 래퍼와 함께 무대를 꽉 채운 불명.
가창력에 모든 무게 중심을 두어 무대의 빈 공간이 확연히 드러나 보이게 했던 나가수.
나가수의 원래 취지를 모르는 건 아니나, 왜 기존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아이돌들에게 한국 대중 음악계의 판도를 넘겨 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많이 부족하지 않나 하네요.
참고로 저번 주 '불후의 명곡 2 - 현철'편에서는 괜찮은 무대가 많이 나왔는데 그 중 두 개를 올려 봅니다.
첫댓글 역쉬 울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