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에서 시인은 자신의 “마음속에 집중호우가 범람”하고 있다고 말한다. 마음속에 범람하는 집중호우는 물론 과도하게 흘러넘치는 감정을 가리킨다. 감정의 집중호우로 인해 시인은 “집을 버리고 탈출을 시도”하기까지 한다. 그렇다면 “연약지반이 흔들리고 갈라져/저기압 내 몸뚱이도 와르르 무너지려 한다”는 구절이 뜻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마도 이는 범람하는 감정에 따라 나빠지는 몸 상태를 가리키는듯하다. 무엇 때문에 시인에게 집중적으로 감정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리는 것인가. 시인은 그것이 “북반구의 고기압 태풍 때문”이라고 말한다. “북반구의 고기압 태풍”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아마도 이는 “바다 건너 대륙의 까치 떼”와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깍깍 울어재”끼는 예의 “까치 떼”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시인도 “함께 깍깍 깍깍 목이” 쇠도록 하는 대륙의 까치 떼” 말이다. 아마도 여기서의 대륙은 “바다 건너”라는 말로 미루어보아 중국이기보다는 미국인 듯싶다. 시에 따르면 지금 “위험수위 재난 예보가 시시각각 날아”들 정도로 위험하다. 그리하여 지금은 온갖 뉴스로 텔레비전이 “폭발 직전이다.” 시인은 “바다 건너 대륙의 까치 떼”를 몰아낼 이 나라 “들판 까마귀 떼는 어디로 갔”느냐며 한탄한다. “비구름 속에” 숨어 있기라도 한 것인가. 시인은 혼자서 “집중호우 멎는 날/나는 어디쯤 떠내려 가 있을까” 하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는 “죽은 몸으로” “가지를 뻗은 나무뿌리에 걸려/눈 부릅뜨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남해 한복판 신생의 섬이 되어/엉엉, 엉엉 울고 있”을 지도 모르는 것이 시인이다. “북반구의 고기압 태풍”과 “바다 건너 대륙의 까치 떼” 때문에 시인을 비롯한 이 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엄청난 감정의 집중호우를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