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작가의 극우 발언으로 인해 한풀 꺽였지만 한때 사회 유행어까지 됐던 진격의 거인 애니 1기를 봤습니다.
저는 만화 3권 정도에 주인공이 거인화 되는 것 까지만 보고 작품의 한계가 보여서 접었습니다.
원래 구도가 <인간 VS 거인>이라는 종족전이었는데, 뜬금없이 주인공이 거인화 되면서
종족전이라는 컨셉이 깨지고 거신대전이 되더군요.
얘가 얘가 됩니다. 깜찍하죠?
제가 추측하기엔 작가가 인류의 처한 상황에 대한 절박함과 처절함을 보여주려고
지나치게 인류를 계속 궁지에 몰아넣으면서 탈출할 구멍 하나 없이 막다 보니
정작 작가도 탈출할 구멍이 사라지게 되면서 튀어나온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보입니다.
정말 뜬금없이 튀어나오죠. 이런 뜬금포는 헌터헌터의 네테로 회장과 메르엠과의 대결에서도
나옵니다. 작가가 너무 강력한 적을 표현하고지 신나게 저지르고 나니
정작 해결할 길이 없을 때 종종 나오는 묘수(?)죠.
물론 이것으로 거인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 흔히 써먹는,
재앙은 원래 인간이 만들어낸 '인재'라는 암시가 되긴 합니다.
거인 자체가 원래 인간이란 얘기도 되니깐 결말에 대한 암시도 포함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 아버지가 포함된 과학자 그룹이 연구 중에 있던 약물 주사가 부작용을 일으키면서
사람들이 거인이 되면서 인류가 궁지에 몰렸다던지...
뭐 대충 이런 식으로 마무리 지으려고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떡밥도 적당히 뿌려놓았고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추측이니 무시하셔도 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론 여전히 종족전이란 컨셉이 깨지니깐 작품에 대한 흥미도 급하락 하게 되더군요.
다만 애니가 원작초월 수준으로 잘 뽑혀져 나왔고 워낙 말이 많으니 한번 보긴 하자는 생각으로 보게 됐네요.
일단 첫 인상은 '비쥬얼이 굉장하긴 하다'였습니다. 애니 감독이 '영화 스파이더맨'을 보고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애니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공간감을 표현한거 아닌가 싶더군요. 배경은 3D로 제작하고 카툰랜더 형식으로
작업한 듯 싶고요. 그 덕에 카메라 앵글이 애니인데도 불구하고 자유자재로 변환이 가능해졌습니다.
가이낙스 원조팀 이후 가장 역동적인 화면 연출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거 같긴 합니다만 진거 보면서 저는 중세 버전의 에반게리온이 많이 떠오르더군요.
주인공이 거인화 되면 목뒤에 위치하는 것-엔트리플러그를 연상시키는 것과
시내에서 거인들끼리 격투나 성벽을 넘어 들어오려는 거인들과의 전투는
에반게리온의 지오프론트 시내에서 벌어지는 사도들과의 전투를 연상케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전투씬에서 거인화된 주인공이 연기를 가로지르고 얼굴먼저 나타나는 장면은
에바 초호기가 마지막 사도와 센트럴 도그마에서 치르는 전투의 오마쥬 아닐까 싶더라는.
그외에도 에바의 생체거인이란 부분에서 진격의 거인이란 모티브가 나오지 않았을런지.
뭐....제가 에바를 좋아해서 그런가 봅니다.
일단 비쥬얼적으론 그렇고 작품 내용은 저에게 좀 많이 불편했습니다.
작가가 극우라서 그런지 우익적인 요소가 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체제의 부조리가 분명히 눈에 보이는데 체제에 대한 저항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그 저항하려는 사람을 세상물정 모르는 얼간이로 표현한 씬은 뒷덜미가 싸해지더군요.
(스샷이 있음 좋겠는데 왕의 수호기사단 중에 호섭이 머리를 한 신입 캐릭터가 그 바보입니다)
아무리 외부에 거인이라는 강대한 적이 있다지만 체제 부조리에 대한 저항은
거의 묘사가 안 됩니다. 부정에 대한 저항의식도 없고 간간히 부조리가 있다고 캐릭터들끼리 언급할 뿐이죠.
그에 반해 외부의 거인에 대해서는 '전체주의'적인 관점으로 작품이 진행 됩니다.
거인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식의 캐치프레이즈를 작품 내내 강조하더군요.
심지어 조사병단 단장은 기행종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도심에서 고의적인 전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1기 마지막 전투 직후 100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하죠. 그런 피해에도 조사단장은 당당합니다.
자신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이 정도 희생도 정당하다는 식의 모습..
오히려 인류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식의 궤변까지 늘어놓고 작품내에선 그걸 미화시킵니다.
딱 일본 제국주의 모습이랑 오버랩이 되죠.
그나마 주인공 정도가 주변인들 가운데서 희생에 대해서 고민하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앞으로 주인공의 행보에 따라 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하튼 제 소감은 애니가 잘 뽑혀져 나온 건 사실이지만 작품의 서브 텍스트는 좀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이런 작품이 메가히트를 했다는 건 일본 사회가 그 만큼 우익화 되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런지..
그리고 설정상 저만 그렇게 느끼는건지 모르겠지만 진거의 세계관은
왠지 현대 기반의 세계관인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만일 현인류 기반의 세계면 설정 구멍은 메꿀 수 없는 수준으로 문제가 있는데
작가도 이걸 의식하는지 판타지인지 현실세계 기반인지는 구체적인
언급을 안했다고 하더군요. 아마 끝까지 이건 언급 안하고 결말 지으려고 하지 않을까 싶네요.
첫댓글 영상 잘나왔고 주인공 친구들이 하나씩 먹혀가는 장면자체가 새로운 공포고 트렌드였습니다. 주인공 동료는 죽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산산히 깨놨고 더군다나 다른 악당들과는 다르게 거인들은 잡아두거나 가둬두는게 없죠.. 그냥 먹어버리니깐 극의 긴장감도 살고 그런것 같았습니다. 넘을수 없는 적에 대한 공포를 아주 잘 표현한거 같아요 인간을 사냥감 으로 묘사한 작품중 최고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네 저도 그런 절박함은 잘 표현되었다고 봅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우리에 갇힌 가축같은 존재로 전락하면서
부여받게 되는 공포와 절망감에 대해선 아주 잘 표현한 듯 싶습니다.
보면서 이렇게 등장한 캐릭터들 죄다 죽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죽여놓더군요.
작가 스타일이 뒤수습을 걱정하거나 뭔가 집착하는 타입은 일단 아닌듯 싶어요.
다만 종족전 구도가 깨진건 좀 아쉽죠. 작품 내에서도 그런 대사가 하나 나옵니다.
주인공인 예거가 거인이 되어서 거인들을 물리친다 해도 그게 인류의 승리인가..
애니메이션에 대한 평가만 하셨다면 모르겠지만, 작품 전반에 대한 평가를 하시기엔 너무 초반 전개만 보시고 예측 평을 하신 감이 있네요. 물론 최근 연재 된 부분까지 다 조던황제님 예상대로거나 예상 외 임에도 감상이 변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론 애니1기 이후의 분량에서 상당히 급전개가 많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네 리뷰는 제목대로 애니 1기까지에 대해서였고 그 이후의 원작은 아직 접한적이 없습니다.
좀 섣부른 면이 있다는 건 인정하고요. 작품내 서브텍스트는 작가의 사상이 담긴 부분이라
작품 기조는 아마 안 바뀌지 않을까 싶어서 설레발을 쳤습니다. 그 이후는 꽤 바뀌나 보죠?
그렇다면 꽤 놀라운 일이군요.
위에도 써놓았듯이 주인공 정도가 희생에 대해서 고민하는 존재인데 행보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작가에 대한 평가도 결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던황제 첫 댓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감상이 바뀌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애니에서 전개된 부분이 이후 분량에 비하면 너무 초반이라서요. 사실 전 이 작가가 뭔 발언을 했는지도 몰랐기 때문에 사상적인 접근없이 봐서 그런지, 지적하신 서브텍스트들은 에바에도 적용시키자면 적용시킬 수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에바가 그런 작품이라는 것은 아니고, 다만 조직이 등장하는 종말론적 세계관의 작품들에서 그런 해석의 여지를 지우는게 더 어렵다고 봅니다. 어쨌든 작가의 발언 내용은 모르겠지만-추측컨대-발언을 알고 봤는가 모르고 봤는가 사이에 괴리가 클 것 같긴 하네요.
@Fluke! 저는 작가가 극우적인 발언을 했다 정도만 알고 봤습니다. 나중에 찾아보고나서 제대로 알게 됐고요.
에바는 제레가 사이코같은 느낌이지만 진거는 일반 병사들도 타인의 희생 시키는 것에 대해
너무 무덤덤하더군요. 작품 자체가 그런 부분에 대해 하드보일드하게 처리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기행종과 첫번째 전투에서 수십명의 동료를 희생시키는 부분에서 끝까지 예거를
활용하지 않은 부분과 마지막 고의적인 도심 전투, 그리고 단장에게 책임을 묻는 씬 등에서 연출 등
단순히 처절한 상황을 표현하고자 한걸 넘어섰다고 봤습니다.
물론 극우발언 때문에 더 그렇게 봤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약스포주의?)최근까지 네타로 나온 부분까지 보신다면 아마 리뷰가 많이 바뀔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초반부분에서 조던황제님과 비슷한 예상을 많이 했었는데 전개가 예상외라고 해야할지 이상하다고 해야할지...
결론은 왠지 흔한 좀비물의 결론과 같아질 것 같아요. '결국 가장 무서운건 인간'이라는 프레임 말이죠.
그렇군요. 제가 좀 성급하긴 했나 봅니다.
지금까지 전개 된 거 가지곤 내러티브를 바꾸기 쉽지 않을거라
봤는데 1기 이후의 원작을 봐야 제대로 평할 수 있나 보군요.
(이 리뷰 어쩌지..-_-)
저는 다른 것보다도 여지없이 걸리면 먹히는 '거인의 공포'가 극대화되었던 초반이후에 너도 거인 나도 거인하는 부분에서 흥미가 확 떨어져서 멀리하게 됐는데, 다시 볼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조던황제 그렇다고 성급하다고 하실 리뷰는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사건을 계기로 조던황제님께서 언급하신 부조리라던지 사상적 프레임이 변하면서 사건이 급전개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애니 1기까지의 내용적 리뷰는 정확하시구요.
@찰스바클리음대 저는 인류가 벽에 갇히는 설정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떡밥을 과연 어떻게 회수할까 싶어서 계속 보고 있습니다. 볼만한 가치까지는 잘 모르겠어요ㅋㅋ
@찰스바클리음대 저도 딱 같은 의문이 들면서 보는걸 멈췄었는데 지금은 어떤지 슬몃 궁금하긴 하네요
최근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모르겠지만 원작이 중반 넘어갈때 논리확장. 배경확장하려는 시도가 너무 노골적이라 반감이 들고 (계획적인 복선이 있었다고 하긴하던데...) 세계관이나 인물들의 미스테리가 너무 비대해진게 아닌가 싶긴 하더라구요
그래서 초심을 잃고 거인들이 내용상 너무 쩌리화되고있어서... 현재까지는 전형적인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보여요...
진격의거인은 애니오프닝이 역대급으로 뽑혀서... 음악도 좋고 영상도 끝내주죠. 전 애니는 안보고 만화버전으로 주인공 납치당하는 것까진 봤는데 초반의 신선함이 없어지고 나니 그저그렇더군요.
인간도 단순한 유기체일 뿐이라는 걸 강조하면서 스타트 끊었는데 이후에 받춰줄만한 뭔가가 부족하더군요. 간츠도 후반와서 그렇게 변했는데....
최근 일본에서 인기를 끄는 잔혹류(마법소녀들 목자르기, 다른 우주 사람들 몰살시키기 등...)의 한 작품 정도로 생각이 들더군요.
애니 자체의 퀄리티는 최고지만 아무래도 원작자의 멘탈이 레알 쓰레기(솔직히 쓰레기들한테도 미안할정도)라 나중에 후속편이 애니로 나와도 보긴 싫을거 같더군요.
어느정도이죠? 대충 얘기는 들었는데 자세히는 몰라서요...
@KIDD JJANG 저 원작자 양반이 우익이라는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거고, 자신의 블로그에다가 콘티를 올려놓고 그와 함께 '콘티와 완성된 원고와 그림체가 다르다는 소리를 많이 듣습니다' 라는 말을 올렸는데 그것을 본 독자들이 '우와 정말 많이 달라지네요' 이러한 반응을 보이자 자신의 트윗에다가 '아라키! 나가시! 낚았어! 저것을 다른 사람들이 그렸다는걸 생각을 못할까?'라며 사람들을 낚시질 했었고 (여기서 아라키와 나가시는 진격의 거인 어시스턴트이었고 블로그에 올렸던 콘티는 아라키가 그렸습니다.)
@KIDD JJANG 또 진격의 거인 작품내에다가 교묘하게 성드립, 일명 SSB 드립으로 독자들을 우롱한것도 있고요. 이건 (http://blog.naver.com/goam2/110190705859) 들어가서 보시면 될듯.
@바우짱 이건 저도 처음 보는데 원래 작가가 어릴 때 왕따였나 보네요?
제가 지금까지 겪어본 바로는 그로데스크한 분위기를 품어내는 작품의 경우
작가 자체의 인격에도 어딘가 음울한 구석이 있는 경우가 많긴 했습니다.
만화다 보니 스토리나 서브텍스트에도 당연히 작가의 사상이
녹여져 있을 수 밖에 없긴 합니다만..
그런데 위의 사건들은 독자우롱이라니 좀 깨긴 하네요. 도라이 계열인듯?
캐릭터들 마구 죽이는거 봐서 자기 작품에 집착이 강한편은 아니라고 봤지만
이런 저질 낙서를 작품내에서 직접적으로 하는건 좀 심하군요.
@조던황제 님이 댓글 중간에 말씀하셨길래 덧붙여 말하자면 건담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미노 영감님이 진격의 거인이 원작가인 이사야마 하지메의 (우익사상을 떠나서) 어릴적 겪었던 개인적 트라우마(왕따)가 너무 대놓고 작품에 투영되어 있고 그 트라우마에 대한 울분을 작품으로 역시 대놓고 풀려고 하기에 사적으로 절대 읽고 싶지도 않고 평가하기도 싫은 작품이라고 말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