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몹씨 덮다
마트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고르는데 콜라가 눈에 뛴다.
나는 요즘 나오는 프라스틱병으로 된 콜라를 하나 들었다.
콜라를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남편이 사시사철 즐겨 마시던 콜라다.
나는 콜라를 너무 마시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남편과 자주 다투나
남편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집 안방 문갑 위에 늘 빈 콜라병이 놓여있다.
하루는 병에 꽃을 꽂으니 남편이 말린다. 병 자체를 그대로 두란다.
나는 콜라병을 자꾸 보니 여인으로 보였다.
긴 목
볼록한 가슴
가는 허리
그리고 흘러 내린 병 아랫부분이 주름치마다.
다시 봐도 딱 여인이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병이 세로로 홈이 파여져 오목볼록한 형태다.
길게 이랑 고랑진 병 몸통의 윤곽을 단면으로 잘라 본다면
산 능선이 이어 진 듯, 한 송이의 꽃이 펼쳐진 꽃잎 형태다.
이 생김새는 칠흑같은 밤에 만지는 촉감으로,
깨진 한 조각을 봐도 콜라병이라는 것을 안단다.
그리고 이런 등고선의 외형은 잡았을 때 손에 전달되는 파지감이
아주 안정되고 편안하다고 인터넷에서는 말한다.
그러고보면 저녁에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남편의 손에 콜라병이
들려있다면 심리적으로 이미 하루의 노곤함이 조금은 풀렸을 것이다.
내가 봐도 두툼한 손에 쥔 병을 보면 여인의 허리를 감싸 안은 듯하니
기분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거기다 여인을 건드리듯 병마개를 따면 "퐁" 하고 터지는 소리. 탄산까스가
'싸아'하게 퍼지는 하얀 김은 시각 촉각이 시원하게 몸 전체로 전달된다.
또한 음료수는 혀 끝에 닿자 마자 '톡' 쏘고 '짜르르' 착 달라붙는 달착지근한 맛,
눈을 감고 음미할 정도의 향기로 그 어느 딴 음료가 감히 흉내도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음료의 포인트가 또 있으니 바로 화끈한 새빨간 배경으로 쓰여진 로고다.
영어인 C C를 연결하여 '코카 콜라'라고 쓰인 글자는 나같은 글자의 문외한도
한번에 이 로고는 훌륭한 걸짝 작품으로 이라고 단정 지어진다.
로고 글자의 흐름을 보면 마치 구불 구불하게 이어진 깊은 숲 속의 오솔길이다.
구름의 한자락이 하늘을 날으는
흐르는 물줄기가 제길 찾아가는 자연의 길.
바람 앞에 하나 하나 휘여 흔들리는 구절초 잎의 포물선이다.
여러 종류의 음료를 선택하기 전 로고의 글자는
행복을 바라는 세계인 감성에 호소하는 정서적인 흐름으로 이루어진 필체다
이 것은 인간이 늘 추구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병에서 유리컵의 쏟을 때 액체의 색깔은 얼마나 마력의 빛깔인가.
적당한 농도의 흐름이 유연하여 곡선이 퍼져 굴곡을 이루는 번짐으로 컵을 채우는
코카콜라는 검은 색깔, 로고, 병 생김새의 조합은 환상적으로 호흡을 같이 한다.
여기에 혀만 닿아도 뼈가 삭고 살이 녹아 혼백이 허물어질 정도로
스스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것 같은 신비로운 맛까지 겸하고있다.
그러니 세계 인의 입맛을 마음을 휘여 잡은지 100년이 되어도 병의 형태나
음료의 색깔이나 로고를 바꾸지 않고 유지되는 것을 봐도 알 수가 있다.
나도 어느새 남편따라 즐기는 것이다.
남편이 어느 때는 병여인의 가슴인 로고에 손을 대고 병째 마시다
병 주둥이를 혀로 핥으면 나는 "이그 저 변태." 하며 역겨워한다.
또한 하루에 몇 병을 한모금만 마시고 김이 빠지면 버리는 남편을
이여자 저여자 단물 먹고 버린다고 상상할 때가 있다.
물론 내 생각이라 남편은 억울할 것이다.
나도 간간이 문갑 위에 올려 놓은 병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나도 병여인처럼 가슴에 불타는 감정인 멋진 로고를 품고
감미롭고 상큼한 콜라 맛의 여인이 되어 주위에 사랑을 듬뿍 받고 싶었다.
하루는 허리가 들어가고 무릎 아래에 주름이 있는 치마를 입고
병의 로고처럼 입술에 샛빨간 칠을 하고 1Kg되는 아령을 들고 운동을 했다.
남편이 뭐하냐고 묻길래 가슴을 키운다고 했더니 픽 웃으며 나갔다.
남편이 알기나 할까?
당시에 나도 콜라여인이 되어 늘 남편이 내 허리를 감싸 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전에는 콜라의 빈 병을 두개 정도 갖고 있었는데 이사 다니느라 없어졌다.
지금은 수십년전 옛 병을 구하기도 싶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은 이 병도 모으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코카콜라가 얼마나 대단한 인기를 누렸는지 그 예 두 개를 들어본다.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최초의 ‘병(bottle)’
코카-콜라 병은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는
처음으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코카-콜라병은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는 처음으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1950년))
코카- 콜라의 시
“미국에서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상관없이 똑같이 코카-콜라를 소비한다.
대통령도, 세기의 여배우도
우리와 똑같은 코카-콜라를 마신다.
콜라는 그저 똑같은 콜라일 뿐,
아무리 큰 돈을 준다 해도 더 좋은 코카-콜라를 살 수는 없다.
모든 코카-콜라는 동일하며, 똑같이 좋기 때문이다.” - 앤디 워홀의 철학』의 글 (1975) 중에서-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인간이 무한도전이라는 행위를 통해 완성된
세계의 걸작품을 그 어느 누구나 매일 접할 수있는 인간 평등의 대해 쾌감을 느낀다.
내일은 납골당에서 나를 기다리는 남편을 찾아가 콜라한잔 드리고 올 예정이다.
약간 투정하듯 질투섞인 목소리로 "당신 애인이요." 라고 놀리면서...
💚 영상 ,
『앤디 워홀의 철학』의 글 인터넷 펌입니다.
첫댓글 멋진 글
멋진 삶의 모습입니다
코카콜라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봅니다
하늘호수님 인사드립니다.
정말 코카콜라는 매력덩어리죠
그러기에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료일 것입니다.
저도 콜라를 아주 좋아하는 편입니다.
콜라에대한 글 재미있게 읽고갑니다.
망중한님 인사드립니다.
콜라는 안 좋아하는 사람을 드물 것입니다.
병이나 용액이나 어찌 그리잘 만들어졌는지 감탄할 정도입니다.
낭만님 글재주 탁월 하십니다
그냥 마시는 음료로만 보고있는데 멋진 예술성까지 발견 하셨네요
진골님 인사드립니다.
글 재주는 별로고
콜라가 주는 매력이 너무 많아 올렸어요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 한 문장이 압권입니다.
"당신 애인이요~" ㅎㅎㅎ
매화향기님 안녕하세요
지금 남편이 납골당에 있어 콜라한잔 갖다 주고 인사좀 올리려고요
저도 매화향기님과 함께 웃어봅니다.
선배님
코카콜라 홍보부
아시아 지부장 이십니다요
온유님 안녕하세요
워낙 콜라 탄생이 극적이고
잘난 음료라 이 글을 올려보았어요.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코카콜라 병 하나를 가지고
이렇게 재미난 글을 쓰셨네요
한참 고개를 끄덕이고 갑니다
코카콜라는 세계인의 음료입니다
청솔님 인사드립니다.
콜라가 병의 디자인이나 로고가 눈에 확띄고
음료도 맛이 상쾌해 이글을 올려봤어요.
청솔님 말씀대로 세계인의 음료죠.
하나의 청작 작품으로 걸작이라 할 수 있어요
어쩌면...
뛰어난 문장력과 표현력이
순간
조선시대 유씨부인의 조침문(弔針文)이 생각 납니다
콜라병 하나로 이렇게 재미난 얘기를 엮어 가시다니
정말 대단 하십니다.
목연님 인사를 올립니다.
저의 글쓰는 능력은 지극히 평범도 어려우나
세계의 걸작품인 콜라를 보면 인간이 하고자하는 마음만 먹으면 뭇하는 것이 없구나 하는
인간 승리의 쾌감을 느껴 마음에 흐믓함이 가득합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코카콜라 예찬론이네요
여인의 S라인 자태를 일명 콜라병 몸매라고
합니다
그러니 사랑받을수 밖에요~♡♡
구불구불 휘감고 흐르는 코카콜라 상징
홍보 영문글자도
예술이구요
공감하면서 잘 보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드립니다
금빛님 말씀대로
여인의 S라인 자태를 일명 콜라병 몸매라고 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낭만 선배님~
콜라병의 느낌을 잘 표현 해주셨습니다.
무더운 여름철 갈증을 해소 시켜주는
콜라의 S 라인은 여성의 각선미를
말해주는 듯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감사합니다.
샛별 사랑님 인사드립니다.
워난 병 디자인이나 음료의 맛이 탁월하여 이 글을 올렸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이서님 반갑습니다 인사를 드립니다.
글은 잘 쓰지 못해도 제가 콜라를 자주 접하다 보니
이 음료수병의 매력도 있고 이 명품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을 세계인 모두
공평하게 즐길 수있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 고 생각해 졸필이나마 글을 올렸습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특이한 음료의 대명사가 되고
가끔 중독성이기도 한 희한한 맛~
중학생이 되어서야 처음 접했고
광고판에 등장한 미인 귀경도 쏠쏠~
난
그 무엇보다도
저 콜라음료의 색이다
뛰어난 우리 한글로도 딱 맞게 표현할
어휘가 없을 정도로 묘한 빛깔이다
막걸리가 없었다면
내 주 음료가 되지 않았을까?
유무이님 안녕하세요
건강은 ???
저도 음료를 접하다 보면 음료수의 빛깔도 묘하게 느껴집니다
오죽해 마력의 색깔이라할까요
그러고 보면 인간이 창착을 위한 무한도전이라는 결과물로 코카콜라가 탄생된 것을 보면 전 간간이
마음에 감흥을 느낍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역시나 낭만 선생님이십니다
멋지신 일상과 글에 추천 꾹! 하여 올립니다
여백 선생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립니다.
자주 접하는 음료이고 또한 좋아하기에 한번 올려보았어요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새롭게 탄생한 코카콜라
선배님 감성이
콜라병에 매력을 느끼게합니다.
역시 낭만선배님 은
최고 멋진 여인이십니다.ㅎ
청담골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립니다.
젊을 때부터 코카콜라를 늘 접하다 보니 정말 매력만점으로 정감도 있고 맛도 있어
글을 올려봤어요.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선배님
코카 콜라의 추억 이군요
부군과의 다정했던 시절 ~
참 이쁜글 이쁘게 읽었어요
우리집에도 무슨 행사로나온 몆개 안된다는 콜라병이 한병 곽에 담겨 있어요 보관 하고 있지요
안단테님 안녕하세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부럽네요
옛날 코카콜라 병을 많은 사람들이 취미로 모으고 있답니다.
저도 다시 수소문해서 두어개라도 갖고 있어야하겠어요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코카콜라 병이 여인의 잘룩한 허리를 염두에두고 개발했는데
그덕에 엄청 잘팔렸다고 합니다
저는 콜라가 치아에 안좋다는 말을 듣고 그후 마시지 않았지만
가끔 톡쏘는듯 알싸한 그맛이 그리워 집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드립니다.
주말보다 부인과 함께 여행을 즐기시는 기정수님
이번에도 진안을 다녀오셔서 영상을 올려주신 덕에
저는 푸른 숲과 시원한 계곡물을 보며 이 장마철 여름을 즐겼답니다.
콜라의 맛은 누구나 그리는 맛이죠
간간이 드시고 맛의 진미를 즐기시기바랍니다.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아버지께서 맛있다고 사 주셨는데
맛보다 '코카콜라'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였어요.
낭만님, 정말 멋진 글을 올려주셨네요.
한 줄도 허튼 가락이 아닌 잘근잘근 맛있게 씹고싶은 글입니다.
늘 건강하시어 좋은 글 올려주세요.
아리님 오셨네요
아리님을 뵈오니 정말 정겨움이 밀려옵니다.
코카콜라의 병도 그렇지만 로고, 글씨로는 정말 명품의 걸작입니다.
이렇게 머무르시고 댓글까지 주시니 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콜라에 얼음 넣고 즐겨 마시는 편인데 선배님 글을 읽으니
정말 여인같네요 요즈음은 병이 잘 안 나와서 그런지 페트병에 들은 콜라를 마시는데
느낌이 병에 들은 콜라가 더 청량한 맛을 내는 것 같은 것은 그런 이유가 조금 들어
있는것 같네요 ㅎㅎㅎㅎㅎ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박희정님 정말 오랫만입니다.
요즘 잘 뵙지를 못해 안부가 궁금했어요.
음료도 유리 병에 있으면 고급스럽고 시원한 감도 있지요
댓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콜라를 참 좋마합니다 과식하여
소화가 안될때 까스 활명수보다 콜라
한잔이 더 좋더라구오ㅡ ᆢ
김민정회장님께서 다녀가셨네요.
먼저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네 콜라는 소화제 역할도 많이 했어요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