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지사 보좌관 일했던 린다 순, 남편과 함께 비슷한 혐의로 기소
중국을 위해 첩자로 일했다는 의심을 받은 뒤 행적을 감춰 관심을 모았던 필리핀 전직 시장 앨리스 궈가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됐다고영국 BBC가 전했다.
필리핀 당국은 지난 7월에 그녀가 사라진 뒤 행적을 쫓아 왔는데 국경 검문소를 몰래 지나친 뒤 여러 척의 배를 이용해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건너간 뒤 인도네시아에 이른 것으로 파악했으며 수도 자카르타의 서쪽 외곽에서 3일 그를 체포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자신의 돼지농장이 있는 밤반 마을에 온라인 카지노들을 열어 사기와 인신매매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궈는 이런 혐의를 부인했는데 필리핀 관리들은 "가능한 가장 이른 시일에" 귀국할 수 있도록 인도네시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궈 전직 시장은 중국인 부친과 필리핀인 모친이 운영하는 가족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주장했는데 이 사기센터 운영을 조사한 의원들은 그녀가 궈화핑이란 이름을 가진 중국 여성으로 활동했으며 범죄 갱단을 은폐하기 위한 스파이였다고 의심했다. 그녀의 여동생이 체포돼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 세워지는 바람에 격렬한 분노와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필리핀에서 온라인 카지노나 온라인 게임은 불법이 아닌데, 다른 범죄를 은폐하는 수간으로 점점 더 악용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중국 본토 고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업체들은 중국 당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재임 기간 번성을 누렸다.
하지만 그의 후임으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2022년 집권하자 대외 정책의 향배가 바뀌었고 역외 게임사업자(Pogo)와 연관된 범죄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캐시 호컬 미국 뉴욕주 지사의 보좌관 등으로 14년 동안 주정부에서 일한 공무원이 공식적으로 등장하지 않고 중국 정부를 위해 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기소됐다. 3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NYT)에 따르면 린다 순(40)이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중국 정부의 미등록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를 비롯해 비자 사기, 자금 세탁 등 10여개 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한국계 미국인 여성 수미 테 리(52)와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순 전 보좌관은 현재 그레이스 멩 뉴욕주 하원의원의 수석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으며, 전임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 시절에도 비서진으로 일했다. 사업가인 그녀의 남편 크리스 후(41) 역시 자금 세탁 혐의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됐다. 사법 당국은 단순히 사업적 목적으로 돈세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순 전 보좌관은 주 정부에서 약 14년 동안 다양한 직책을 맡으면서 대만 관리들이 주지사 사무실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했고, 국가 통신에서 대만에 대한 언급을 삭제하기도 했다. 대만 관리들과 호컬 주지사 등의 회동을 무산시키기도 했고, 국가 관리들이 위구르족에 대한 박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적절한 허가 없이 중국 정부 관리들이 공식 선언문, 국가 인장과 주지사 서명이 있는 공식적인 액자 문서를 받도록 하기도 했다.
검찰은 부부가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상당한 경제적 및 기타 혜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횡령한 돈을 세탁해 롱아일랜드 맨해셋에 360만 달러짜리 집과 호놀룰루에 190만 달러짜리 오션뷰 콘도를 구매한 증거를 확보했다. 부부는 2024년형 페라리를 포함한 고급 자동차도 구매했다. 중국 정부 관리의 개인 셰프가 요리한 난징식 오리 소금구이를 집에까지 배달시켜 먹는 호사도 누렸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오리 요리는 순의 부모 집을 비롯해 모두 16곳에 배달됐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사건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정부와 언론은 소위 '중국 요원' 이야기를 자주 과장해서 보도했는데, 많은 것이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