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사건 유감
나는 장거리 비행기를 탈때는
이코노미 티켓을 정상가격으로 구매한후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프레스티지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하여 다닌다.
돈내고 프레스티지를 타본적도 없고
하물며 일등석은 언감생심 생각도 해본적이 없다.
항공료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서울∼LA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왕복에 이코노미석이 190만 원인데
비즈니스석이 630만 원, 퍼스트석은 1200만 원이다.
이러니 나 같은 서민이 퍼스트석을 탄다는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해외에 나갈 때마다 느끼는 건
비행기야 말로 지극히 ‘자본주의적 공간’이라는 거다.
비행기만큼 돈값하는 공간도 없다.
인품이나 나이, 직업과 지위 고하, 외모도 소용없다.
오로지 얼마 내고 탔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대접을 받는다.
예전엔 1등석, 2등석, 3등석이라고도 했는데 일반승객의 거부감 때문인지
지금은 퍼스트, 비즈니스(또는 프레스티지), 이코노미(또는 트래블러) 클래스라는
용어를 쓴다.
이륙과 함께 스튜어디스가 치는 얇은 커튼 한 장으로 세계는 갈린다.
퍼스트석에서는 담요 대신 거위털 이불이 제공되고
비행 중 입을 실내복도 준다고 한다.
무엇보다 견과류를 서빙할 때는 먼저 봉지째 승객에게 보여주며
‘드시겠습니까’라고 정중히 의사를 물어야 한다.
먹고 싶다고 하면 그때 봉지를 뜯어 작은 볼에 담아
샴페인,와인 등 주문 음료와 함께 내는 게 ‘매뉴얼’이란다.
나는 어떤 와인을 서빙하는지,식사는 어떤 음식으로 나오는지,
1등석 스튜어디스는 더 예쁜지도 무척 궁금하다.
이런 퍼스트 클라스에 타는 승객은 대게가 대기업 CEO들이거나
기업 창업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회사 출장비로 비행기 요금을 내고 타는 손님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자기 돈 내고 타는 사람은 거의 없는것 같다.
1등석에 타는 손님은 그에 상응하는 예의를 지켜야 하는데
조현아씨는 땅콩 서빙이 뭐라고 비행기를 회항시키고
승무원을 강제로 내리게하여
구속까지 당하는 수모를 당했을까? 하고 잠깐 생각해 보았다.
항공사 오너의 딸이라고 해도 비행기에 탑승한 후에는 한 명의 승객일 뿐이다.
1등승객으로서의 격을 갖추지 못하고
오너가족이라는 선민의식이 그를 구속까지 시킨것이 아닐까?
재벌가의 자식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철저히 가르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