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대한 예배
황지우
학교 뒷산 산책하다, 반성하는 자세로,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너를 포기한 것이 아닌,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이
나를 이렇게 휘어지게 할지라도.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지표(地表) 위에서 가장 기품 있는
건목(建木) ; 소나무, 머리의 눈을 털며
잠시 진저리친다.
-김용택의 <시가 내게로 왔다>-
해 설
[개관 정리]
◆ 성격 : 관조적, 의지적, 반성적, 교훈적
◆ 표현 : 문장 부호를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행간걸림을 통해 시적 긴장감을 조성함.
시적 대상(소나무)과 화자를 동일시함으로써 주제를 드러냄.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눈발 → 부정적 대상이자 용서의 대상
*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 화자에게 진정한 용서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존재
* 내가 내 품격을 위해서 → 가식적이고 이기주의적인 태도
* 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것 → 포용적이고 이타주의적인 태도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진정한 용서의 의미
* 휘어지게 → 힘들게
*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잃지 않고
* 건목 → 꿋꿋하게 서 있는 나무
* 머리의 눈을 털며 → 부정적 존재를 극복함
* 잠시 진저리친다 → 삶의 의지를 다져봄.
◆ 제재 : 소나무
◆ 화자 : 눈발을 뒤집어 쓴 소나무를 보면서 진정한 용서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임을 깨닫고, 이를 위해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본모습을 잃지 않아야 함을
다짐함.
◆ 주제 : 진정한 용서의 의미에 대한 깨달음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겨울날 눈을 뒤집어쓴 채 휘어져 있는 소나무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용서란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임을 일깨워 주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소개]
황지우[ 黃芝雨 ]
<요약> 황지우는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기법을 통해 풍자와 부정의 정신 및 그 속에 포함된 슬픔을 드러내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본명 : 황재우(黃在祐)
출생 : 1952년
출생지 :국내 전라남도 해남
데뷔 : 1980.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이 입선
1952년 전남 해남 출생. 본명은 황재우(黃在祐). 서울대 미학과 및 동대학원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이 입선하고, 같은 해 『문학과지성』에 「대답 없는 날들을 위하여」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83년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시집으로 기호‧만화‧사진‧다양한 서체 등을 사용하여 시 형식을 파괴함으로써 풍자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화엄사상(華嚴思想)과 마르크스주의를 기저에 둔 『나는 너다』(1987), 현실과 초월 사이의 갈등을 노래하며 그 갈등을 뛰어넘는 화엄의 세계를 지향한 『게 눈 속의 연꽃』(1991), 동시대인의 객관적인 삶의 이미지와 시인의 개별적인 삶의 이미지가 독특하게 겹쳐져 생의 회한을 담고 있는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있을 거다』(1998) 등을 간행하였다.
황지우는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기법을 통해 풍자와 부정의 정신 및 그 속에 포함된 슬픔을 드러내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대를 풍자하고 이상향을 꿈꾸는 그의 시에는 정치성‧종교성‧일상성이 고루 배어들어 있다.
<학력사항>
서울대학교 - 미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 철학
<수상내역>
1980년 작품명 '연혁(沿革)' -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연혁(沿革)」이 입선
1983년 작품명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김수영 문학상
<작품목록>
흩어져 모이는 ‘작은 문학운동’, 그 인맥과 사상,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겨울 나무에서 봄 나무에로, 나는 너다,
고은론-탄압받는 시인은 끝내 탄압을 이긴다
게눈 속의 연꽃,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황지우 문학앨범 : 진창 속의 낙원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酒店)에 앉아 있을 거다, 오월의 신부(新婦)
뼈아픈 후회,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 심인
[네이버 지식백과] 황지우 [黃芝雨]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