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도 하지않을 고생을 돈 내며 사서 했다.
072723-Thursday
낮 12시. 페밀리 닥터에게서 메일이 왔다. 폐 이상 무. 그러나 0.4mm 종양 5개 그대로 있다. 참고해라. 혈액검사 결과도 이상 무. 그리고 이내 12년 전 부터 알고있는 여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반갑다. 등 사랑 조금 담긴 이야기 하고 헬리코 벡트 약을 위한 처방전은 병원건물 우체통에 넣어 둘테니 퇴근 때 찾아 가라고. 병원은 10시에 열고 오후 3시에 퇴근이다. 오케이다. 상기 디테일을 가족 카톡에 올렸다. 특별한 것 이라도 공개하는 편이라서.
오후 2시쯤, 모두가 읽었다. 다시 할무이에게 카톡을 보냈다. "퇴근 때 핀치 역까지 올 수 있으면 프레스크맆션 찾아서 가자" 고.
할무이가 안 읽었다. 아침에 핸들 넘겨 받고는 차를 가지고, 내일은 아침에 큰 아들과 손녀가 오니 비빔밥 꺼리며 아들들 먹을 것들과 손녀 먹거리 사서 들어 간다고 하였다. 처음 올린 카톡을 봤으니 집에는 무사히 들어갔고... 뭐가 바쁜가 하여 전화를 했다.
받지 않는다. 음식을 만드느라 못 들었나? 해서 10분 후 다시. 노. 다시 전화. 노. 5번을 했는데 받지 않는다. 카톡도 읽지 않았다. 은근히 걱정된다. 일하다 부엌에서 넘어졌나? 갑자기 아퍼서 누웠나? 별 생각이 다 들었다. 30 몇 년 전에 장모님이 처제 집에서 낮에 홀로 계시다 부엌에 서 넘어져 돌아가셨다. 노인네가 혼자 있으면 절로 연락하게 되고 확인하게 되는데... 일 하고 있는 큰 아들에게 전화했다.
"엄마 전화 받지 않으니 전화해 보고 안되면 콘도 관리실에 전화해서 올라가 확인해 달라" 고 전화 하라고 했다.
잠시 후 아내가 올린 카톡이 왔다.
내용 인즉슨, '별 야단을 다 한다. 음식 만들다 지금 쉬고 있는데 웬 걱정들이냐. 다음 주 월요일 퇴근 때 처방전 찾아 코스코 들러 약 사가지고 오자.' 고. 이런 상황에 나는 어쩌라고 참.
"알았다. 집에서 잘 먹고 잘 살아라~ 나는 TTC 타고 BUS 타고 처방전 찾아서 집으로 간다"
"ㅇㅋ ㅇㅋ"
결국은 핀치역 까지 지하철 타고 와서 근 3키로를 20키로 되는 빽색을 메고 병원까지 걸어갔다. 왠 날씨는 그렇게도 더운지,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래도 이 동네는 1년 전에 내가 다니던 곳이어서 동네 구경하며 도착하니 모두 퇴근하였고, 우편함에 서 비닐 봉투에 잘 들어있는 처방전을 찾아 가방에 넣고 그냥 갈 수 있나? 2개치의 담배를 나무 그늘에서 피며 이 고생을 생각하였다.
'이렇게 하지 않아도 더 좋은 방법이 있을텐데...'
그리고 다시 핀치역 까지 3km를 걸어 돌아와 939번 뻐스를 탔다. 다행히 두 인디언 여성 들 사이의 빈 자리에 앉았다. 앉자 말자 다시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옆 사람들과 앞에 선 젊은이에게 미안 할 정도로. 그때 가방에 넣어 다니든 부엌용 종이 타올이 생각나서 찾아 꺼내 겨우 땀을 닦을 수 있었다. 이제 숨 돌릴만 하다.
2중으로 지불한 지하철 요금과 뻐스 요금과 수고한 댓가로 땀을 흘리며 지금 집으로 가고 있다. 가면서 아직 카톡은 하지 않았다. 아침에 저녁은 콩국수로 할거다 라는 말이 생각나서 좋기는 하였지만, 괜히 사서 고생한 것에 대한 억하심정이다. 그래도 땀 흘리며 공짜로 고생하지는 않은 것 같다. -끝-
첫댓글 3키로를 20키로 되는빽쌕을 메고 더위에 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좀 안해도 좋은 고생을 하셨어도 집에 가셔서 시원한 콩국수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분으로 좀 나아지셨을 것입니다. 또한 땀흘리며 공짜로 고생한 것 같지는 않다니 다행입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함께 해 주신 낭만 님, 감사합니다.
예. 46년 쯤인가? 그때도 지금 보다 더 무거운 군장을 메고 총 들고 산악침투 훈련을 받은 생각이
납디다. 목요일 퇴근 때는 걷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었고 결국 걷게 되었으며 스스로를 되돌아 보는
계기도 되었지요. 힘내라. 안 병장! 할 수 있다. 안 병장! 속으로 외치면서 요...
즐겁고 행복한 밤 시간 되십시오~
제이서 친구님 더운 날씨
근심.걱정으로 고생하셨군요
그래도 어찌하오리
가족들 안부에 소식없으면
두뇌회전 정지신호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하루 일상
콩국수로 더위 날리시고
땀 흘리며 공짜로
고생하지 않은 것 같다니
저도 안심입니다.ㅎ
건강하세요.
반갑습니다. 청담동 친구님~
더운 날씨가 계속되는군요. 늘 힘내서 씩씩하게 율동도 하고 걷기도 하고
그러면서 가끔 소금도 조금 먹고 물은 자주 마시고 하면서 늘 건강 하십시오~
그 날은 저도 제 스스로 건강과 신체적 능력을 체크해 보고
싶었습니다. 또 천기누설이지만, 제가 책임감은 참 강합니다. 젊었을 때는 그 넘의 책임감 때문에 손해 많이
보곤 하였습니다. 이제는 이 나이에 함께 살아 같이 결승점까지 달려 주는 것 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합니다.
ㅎㅎㅎ 괜한 이야기 늘어 놓았군요. 친구님, 늘 건강하시고 늘 즐거운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밤도 평안하고 행복한 밤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