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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글로 우울한 척하는 것도 지겹다고 네가 말했다. 생각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너는 발목이 없는 사람처럼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겠지. 아픔을 피상적으로 느끼는 것. 아픔이 피상적일 수가 있니? 나의 우울은 이상하고 아름다운 연기를 보는 것만 같고, 나는 네 앞에선 자주 관찰자가 된다 [관람차 中] 걔는 이제 네 목소리도 듣지 못할 거야. 네가 낡고 지친 얼굴로 울고 있을 때, 걔는 록 음악을 듣고 있을 거야. 가끔 가삿말이 들리지 않을 땐 지긋지긋하겠지. 넌 자주 허기가 질 테지만 가끔은 파리하게 시든 낯짝에 로션을 바를 테고, 이내 로션과 눈물이 섞여 뺨 위로 흘러내릴 거야. 그걸 닦아낼 생각도 자신도 없겠지.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푸른빛은 바다에도 없어. 생각나는 사람도 없는데 죽을 듯 보고 싶지. 새벽엔 문득 용서를 빌겠지만 결국 지옥은 너 혼자 갈 거야. 걔는 못 돼 처먹지 않았고 구원은 바라지도 않았으니. 그러나 사람을 잃을 때마다 생각해. 유서에 적을 이름이 하나쯤 사라진 것뿐이라고. 그러니 종내에는 울음을 참아야 해. 우린 그래야만 해. [이상한 기도] 시간이 약이라는 말 안 믿어. 그건 그냥 어딘가에서 울고 있을 내게 책임을 떠넘기는 거거든. 내일이란 게, 또 앞으로라는 말이, 그런 거니까. 이런 얘기 들어는 봤어? 넌 방금도 그랬잖아. 시간 지나면 다 없어질 거라고. 시간이 전부 해결해줄 거라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없어지긴 뭐가 없어져? 흐르기만 하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는 주제 네까짓 게 알긴 뭘 알아. 멍이 든 무릎으로 바닥을 쓸어 봤니. 울며 토스트를 먹어본 적 있어? 그게 얼마나 흉포한 일인지 넌 모르지. 포로의 삶과 거울 속 삶은 다른 거야. 아무것도 모르면 침 뱉고 떠나버려. 시간은 지금도 흐르지만 이까짓 거 부숴버리면 그만이야. 매일 밤 벌컥 들이 마시던 네 그을린 촛농처럼. 망가지면 모두 다 멈춰. 불가항력이잖아. [총은 없어요] 깨어있는 이 시간이 제일 고통스럽다. 세상 모든 게 동떨어져 있는 듯한. 아무도 날 사랑해주지 않을 것만 같고, 그럴 거라 이미 세차게 확신하고 있다. 괴로울 정도로 이런 내가 싫어. 혐오스럽고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그러다 문득... 그럼 나는 도대체 누가 사랑해줄까? 이런 생각을 하니 도무지 슬프지 않을 수 없었다. 늘 오랫동안 불행하다. 유독 이 시간이 그렇다. 괘종이 울리고, 불행이 시작되는 것처럼. 죽지도 못할 거면 그냥 잠이나 죽은 듯 자버리지. 나의 수많은 궤도는 모두 불행의 지름길, 행복의 탈선인 것만 같아. [평범한 일기장] / 평범한 일기도 충분히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죽고 싶을 때 썼던 글들이지만 저는 아직 이렇게 잘 살아있으니, 저와 같은 생각을 했던, 하고 있는 여시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는 마음에 올려봅니다. 글은 어디로든 옮기셔도 상관없습니다. 너무 영광이에요. 출처만 김염소라고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 속 애니 출처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애니 관련 질문은 말아주세요~ |
첫댓글 너무좋다..브금도 내용도 위로받는 느낌이야ㅠㅠ고마워ㅜㅜ
오랜만에 글쓰고 싶어지는 글을 읽었어!! 너무 고마워!! ㅎㅎ
ㅜㅜ 여시가 쓴거야? 대단해.. 매일매일이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행복한 하루이길 바라
넘좋다ㅜㅜ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4.03 01:12
잘읽었어 책 속 구절인줄 너무 좋다,,,,,,,,,고마워
여시가쓴거여?... 대박이야...
와 제목 읽고 치였다 ㅠㅠ
내가 지금 읽고 듣고싶던 내용..고마워
책제목이 아니라 일기제목이었어?? 대박...등단해주라
와우.....북마크 하고 가요...
오우 잘 읽고가
너무너무 좋다,,,, ㅠㅠ 여시가 저번에 올려줬던 단지 우리의 만남은 미정일 뿐 그거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틈날때마다 읽고 그래 너무 좋아서 ㅠㅠㅠㅠㅠㅠ 여시 글써줘서 고마워 ㅠㅠㅠㅠㅠㅠㅠ
좋은 글 고마워 여시
여샤 ㅜㅜㅜㅜ 너무 좋다 정말로...책 중간중간 긁어온줄 알았어!!
헐 너무 공감된다.....ㅜㅜ
너무 좋다 ...... 글 많이올려줘 여샤
너무 좋다 진짜
좋다
와.. 너무 좋다 고마워 여시야
글 너무 좋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02 04:04
정말 좋다 고마워
와.. 진짜 너무 좋은 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