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의 여자 마라토너 레베카 쳅테게이(33)가 케냐에서 훈련하던 중 옛 남자친구가 몸에 석유를 끼얹은 뒤 불을 붙이는 바람에 온몸의 75%에 화상을 입고 현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위중하다고 영국 BBC가 3일(현지시간) 전했다.
파리올림픽 여자 마라톤에 출전, 44위를 기록했던 그녀는 케냐 서부 엔데베스란 작은 마을에 있는 자택 방안에서 지난 1일 이런 참담한 일을 겪었는데 그나마 다행히 이웃들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요일 교회 예배를 보고 두 자녀와 귀가하자마자 이런 일을 겪었다. 가해한 옛 남자친구 역시 전신에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현지 경찰서장 제레미아 올레 코시옴은 기자들에게 말했다.
최근 케냐에서는 육상 선수들을 겨냥한 폭력 사태가 빈발해 몇몇이 죽음에 이르러 우려를 낳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쳅테게이는 국경 바로 건너 우간다 출신으로 케냐의 많은 육상 선수들이 훈련하는 센터가 있는 트랜스 엔조이아 카운티의 땅을 사들여 집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행정당국에 접수된 소장에 따르면 두 사람은 땅 소유권을 놓고 심한 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지역의 중심 마을인 엘도렛에 있는 모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책임자 중 한 명인 오웬 베낙 박사는 기자들에게 "유명한 환자가 온몸의 화상 정도가 워낙 심해 완전히 붕대를 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두 환자 모두 힘겨운 상황이지만 병원 시설이 좋아 잘 치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쳅테게이의 부친 조지프 쳅테게이는 기자들에게 "우리 딸을 위해 정의"를 기원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2022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세계 마운틴 트레일 러닝 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같은 해 4월 다른 여성 달림이 다마리스 무투아는 리프트 밸리의 이텐 마을에 있는 자택에서 베개에 눌려 질식사한 채로 발견됐다. 장거리 육상 선수로 괄목할 만한 기록을 작성한 뒤 몇 달 만에 아그네스 티롭은 같은 마을에서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은 채로 발견됐다. 두 사건 모두 동거남이 용의자로 당국에 지목됐다. 티롭의 남편은 현재 살인 혐의로 기소될 위기에 놓여 있으며, 무투아의 남자친구 수색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남자가 희생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우간다 육상선수 벤자민 키플라갓이 엘도렛에서 괴한의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