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봄비가 땅을 적시고 나니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상쾌하기만 하다.
무거운 세상 분위기때문에 처신이 조심스러운 요즈음이지만 오랫만에
스트레스도 풀 겸 라운딩을 하기 위해 S골프장을 찾았다.
카운터에 조인을 부탁해서 팀이 이루어졌다.
네명이 모두 개별로 온 회원들로 한 분은 연세가 아주 연로하신 분이였다.
세사람은 레귤러 티박스를, 연장자 분은 시니어 티박스를 사용하며 라운딩을
시작했다.
47년째 회원이라는 노신사와 라운딩을 하면서 궁금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1924년생이시라니 우리 나이로 91세인데 그 나이에 골프장에 출입하시는 것도
대단하지만 코스의 대부분을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였다.
드라이버가 약 100미터 정도, 우드가 70미터 정도의 거리였지만 큰 실 수 없이
공이 또박또박 앞으로 날아가다 보니 카트로 이동하기 보다는 페어웨이를
대부분 걸어서 이동하게 되는 상황이였다.
매일 라운딩을 하며 하루 만보 정도 걷는다고 하신다.
평일엔 매일 9시경 한남동 집을 출발해서 원당의 골프장에 열시쯤 도착해서
조인을 신청해서 라운딩을 하신단다.
그리고 저녁엔 63세 된 아들과 법주나 정종을 반주로 함께 식사를 하신단다.
부인은 2년전 86세로 돌아가셨고, 아들은 큰 병원의 의사란다.
주말 골프모임도 월 10회 정도 된다며 금년엔 한해 동안 300회 라운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90세 넘은 나이에 1년에 300회 라운딩, 하루 만보 걷기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탄탄한 체력, 넉넉한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한 이야기인데
百壽를 바라보는 老翁과 함께 운동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젋은이들처럼 동작이 민첩하지 못해서 플레이는 조금 지연되기도 했지만
무리하지 않고 편안하게 골프채를 휘두르며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즐기는
노신사를 넋을 놓고 바라보기도 했다.
젊은 시절 삶에 충실했기에 90세 넘은 나이에도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며
당당하게 라운딩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해 보았다.
농사일로 평생을 보내셨던 나의 선친은 87세에 돌아셨고, 모친은 지금
93세로 거동을 잘 못하시는 상황이다.
내 부모님들의 노년의 모습과는 다른 삶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더 열심히 체력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골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나이들어서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임은 분명한 것 같다.
체력, 건강, 친구,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지금 이 때가 골프하기 딱 좋은 나이인걸......
첫댓글 시아버님이 올해 딱 아흔하나입니다
젊어 짊어진 가난만큼이나
다리 허리는 지게작대기대신 지팡이가
필요하고
열심히 사셨지만 자식교육시키느라
내것 챙기지 못하셨지만
뇌건강하셔서 아직도 병원신세아니고
고향지키고 계심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골프장 노옹의 모습과는 사뭇달라
신선한 충격이기도합니다
그분에게는 정녕 나이는 숫자일뿐인듯합니다
좋은스포츠로 건강하세요
정아님은 수필 수상방의 안방마님이셔요.
따뜻한 시선으로 글 쓴이들에게 공감의 댓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저 역시 종교단체의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에 모두 댓글을 달고 있는지라
그 마음 충분히 느껴집니다..참 예쁘셔요..(참고로 전 교우들에게 댓글의 여왕이라고 불린답니다..^^)
글을 올리지 않아도 댓글만으로도 이렇게 게시판을 훈훈하게 하는 건 댓글의 힘이죠..고맙습니다 ^^
@아토 어머 너무과분한 칭찬을 듣습니다
읽고 느낌오니
감사의 한마디를 남기는것 뿐인것을요
아토님의 잔잔한글도 잘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깨으쓱~~~^^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댓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L^
와우! 정말 부럽고 대단하신 분. 함께 라운딩하시면서 많은 걸 느꼈겠습니다.
건강 잘 챙기셔서 90대에 골프를 치시는 '노옹'되시길 기원합니다~~
따듯한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야초님의 글을 잘 읽곤 합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가삿말을 토대로 쓴 글인 줄 알았는데
따뜻한 시각과 신선한 영혼을 느끼게 해 주신 글이라 감사하네요.
그럼요..내 나이가 어때서요~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세상을 토닥이며
늘 생각하고 거듭나는 한 우린 청춘입니다..분명 님도 청춘이십니다~!
격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봄날 되시길~ ^L^
좋은시절 좋은 세상입니다,,건강을 지키고 실천하긴 쉬운일은 아니지만 뭐든 재미가 있슴 싫증은 없지요
저는 오랜동안 배드민턴에 푹 빠져 있답니다 젊은회원들과 놀다보면 나이도 잊고 무리할때도 있어요
하지만 원채즐기다 보니 일욜마다 공치는 즐거움이 지금은 내 전부랍니다 ㅎㅎ 건강하시구요~
맞습니다.. 저도 테니스에 미치다 시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항상 건강하게 사는게 좋지요. 행복한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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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 감사합니다. 멋진 봄날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