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쯤의 일이다.1학년 교실에 정말 눈에 띄게 귀티나고 잘 생긴 아이가 있었다. 이놈을 가르치면서 살다살다 이런 놈 정말 처음 봤다.눈을 크게 뜨고 있는 걸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하루에 기본 낮에 9시간 밤에 10시간 자는 놈이다.
공부 ㅋ 570명 가운데 565 정도면 칭찬을 해 주었던 놈.하지만 친구를 유독 좋아하고 바보처럼 순진했던 놈.그래서 늘 내 입에서 졸업만 하자를 외쳤던 놈.
담임을 찾아온 부모님에게 예의 그 유방과 칭기즈칸 얘기를 해드리고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믿음과 확신을 줄수있다면 그능력으로 못할게없으니 인성 다치지않도록 가정에서 좀 잘보살펴달라고 도리어 내가 부탁을. 공부못해도 절대 성공한다고
2, 3학년 들어가서도 그 버릇 어디주나?세상에 다 되는 데 공부는 죽어도 싫다는 놈.대충 돈만 내면 되는 대학에 들어가서는 단 하루도학교를 간 적이 없는 놈.몸짱 만든다고 대학입학하자부터 헬스트레이너를 했던 놈.군대가서 다쳐가지고 육군수도병원에서 제대를 한 놈.
제대하고와서 선생님 저 자퇴할래요.중국과 무역하고 싶어요. 그쪽으로 공부해볼래요.
머시 공부? 니 입에서 공부? 나는 완전 기절초풍.그리고 6개월 후 문자가 왔네요.선생님 저 국비유학생에 뽑혀서 광저우로 유학가요. 낼요.믿지를 못했네. 믿지를 못했네.대륜 13년 최고의 꼴통이 유학을 간다니...... 국비유학
그리고 어제 편입한 학교에서 첫학기에 받은 성적표를 카톡으로 보냈다. 4.5만점에 4.45. '선생님 이번에 강원대 편입해서 첫 학기였는데 열심히 해서 3학년 중에서 1등했습니다. 항상 걱정만 끼쳐드리고 못난 제자 였는데 ㅎ인생에서 처음으로 1등한거라서 ㅎ꼭 선생님에게 좋은 소식 안겨드리고 싶어서 이렇게 문자 보냅니다 ㅎ선생님 항상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는 제자가 되겠습니다 ㅎ'
녀석은 지금 중국과 무역하는 일을 병행하며 주경야독을 하고있다. 짜식이 버는돈이 내 다섯배쯤 된다면 믿을라나? 여자친구도 중국갑부의 딸인데 용돈으로 남친 벤츠 사줄라다가 식겁했단다. 그치 돈에 흔들릴 내제자가 아니지.
아이들 인생 어떻게 변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고 아이들 두고 절대 험담하거나 뭐가 될래 요딴 소리 하지 말자.뭐가 될 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격려해주고 보다듬어주고 지켜봐주고 믿어주는 일.
맹자는 천하의 인재를 모아 가르치는 일이 군자삼락이라했지만 나는 천하의 말안듣는 꼴통을 인간만드는 일이 선생의 또다른 즐거움이라 하고싶다. 저런 녀석도 인간을 만들어야되는것이 대학이 해야되는 일이라고 나를 끝까지 믿어주시고 두둔해주신 나의 은사님처럼.
첫댓글 대단한 이변이 있네요,,, 도대체 어디서 무엇으로 한방 세게 맞고 동기부여 받았는가? 훌륭한 제자를 갖기까지 긴세월 고생하셨습니다.
얻어맞은거 아니고 직업을 해가며 공부의 필요를 절감한거죠. 그때까지 십여년의 세월이 흘렀고. 사람마음 하나 잡는것이 태산옮기는 것보다 어렵다는 선현의 말씀 실감합니다. 할아버님 건강하시죠? 18일날 뵙겠습니다. 미천한 재주나마 필요로 하신다면 적극 돕겠습니다
정말 대단한 학생이였군요 결국 스승님께 효도 했군요 믿음 정말 가슴으로 제자들을 가르쳐주시니 그렇게 반성하고 공부에 열중한 탓입니다 수고 하셨네요 이제 허허 웃으시면 됩니다 제자 잘둔 덕으로
남수 할아버님 감사합니다. 이런녀석들 엄청 많아요. 하나씩 공개해드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