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럼] 건강한 노화, 공부합시다
- 박차상 비상임 논설위원·제주한라대학교 명예교수
어떻게 건강한 노화를 맞이할 것인가? 글을 쓰기 위해 노년내과 전문의사 정희원 서울
아산병원 교수가 저술한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에서 건강한 노화를 위한
내적인 역량으로 4M을 제시한다.
4M은 '이동성(Mobility)' '마음 건강(Mentation)' '건강과 질병(Medical issues)' '나에게
중요한 것(What Matters)'의 약자다.
내적인 역량은 사람의 신체기능, 인지기능, 감각기계, 활력, 사회자원, 보건의료적 환경
등이 포함된 광범위한 개념이다.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노년의 삶을 독립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 모든 게 필요하다.
총체적으로 노년의 삶을 가꾸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이전의 글에서 이동성을 설명했다.
필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이동성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매일 한라수목원을 한시간
이상 걷는다.
두번째 기둥이 '마음 건강(Mentation)'이다. 정신과 심리적 요인은 어떻게 가속 노화와
연결이 되나? '마음 챙김'이 되지 못한 '마음 놓침' 상태는 스마트폰의 스크롤을 계속
내리면서 무언가를 찾으려는 상태와 비슷하다.
뇌의 전두엽 기능은 떨어지고 도파민을 쫓아 쉽게 자극에 빠진다. 가속 노화 라이프
스타일이다. '즐거움의 적응 현상' 때문에 중독과 보상으로 얻는 자극은 곧 줄어들고,
더 큰 자극이 필요해진다는 것이다. 재산이 두 배로 늘어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명품을
사도, 술을 마셔도 마찬가지다.
이는 또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여서 몸에 만성염증을 불러오고 가속 노화로 이어진다.
특히 세상의 속도는 나이에 비례해 현기증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것을 한탄하고만 있다면 무기력해질 뿐이다. 자동차에서 보는 풍경과 걸으면서
보는 풍경이 다르듯이 어떤 삶의 속도가 더 좋은지 나쁜지 판단할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의 보폭에 맞는 적절한 가속과 감속이 필요하다. 타인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고, 나에게 맞는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노후를 생활하는 지혜다.
세번째 기둥이 '건강과 질병'이다. 이 기둥의 주요 내용은 식습관, 특히 체형과 영양분
섭취다. 식사는 정말로 중요하다. 가속 노화를 만든다고 알려진 몇 가지가 있다.
정제 곡물과 단순당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둘은 혈당을 급격히 올려 인슐린(혈당을 낮추는 호르몬) 분비를 유발하고, 몸에
들어온 에너지가 근육이 아니라 지방과 간에 쌓이게 만드는 주범이다. 보통 사람들
이라면 잡곡밥 등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해 흡수 속도를 완만하게 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또 근육을 키우면 근육이 흡수하는 혈당이 증가해 혈당 변동성을 완만하게 유지할 수
있다. 현대인의 생활습관, 태도, 가치관이 내재역량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고
가속 노화를 불러온다.
사람들은 원래 문제성이 있는 자료를 제시해도 반대되는 사례가 존재하면 무슨
소리냐는 반응이 나온다. 그런데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가속 노화의 삶은 본인만
고생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식 세대에 과도한 돌봄의 짐을 지우고,
사회경제적 압력을 가중시킨다.
모든 사람이 노후 건강을 위해 앞에서 제시한 내용 모두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노인들이 건강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필자 개인은 물론 사회구성원
들에게 감사한 일이다.
출처: 제민일보 2025. 8.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