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밥을 먹으며 엄마와 대화를 나눴다.
"요즘 시기는 동계훈련? 할때 아니니?", "맞아요, 엄마는 나 동계훈련갈때 어땠어요?".
위 질문을 시작으로 아들이 국가대표, 프로 축구선수가 되고 싶어 도전하는 과정을 엄마는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축구와 함께하는 삶.
22년 현재 진행형으로 18년동안 축구와 함께하며 살고 있다.
그런 아들의 엄마에게 축구란 무엇인지 궁금했다.
"엄마한테 축구란 어떤 의미에요?"
아침부터 무슨 뜬금없는 소리를 하냐는 식의 눈빛을 1초 정도 보여줬다. 가끔 이렇게 뜬금없는 질문을 하는 나에게 보내는 익숙한 반응이다.
잠시 정적이 흐른다. 엄마의 눈은 한 곳을 그윽하게 바라본다. 잠깐 동안 생각에 잠긴다. 매번 "진심"을 다해 고민하고 질문에 답해주는 엄마.
"엄마한테 축구는 애물단지야"
답을 들었을때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못했다.
"애물단지? 이게 뭐에요" 라고 물었다.
"좋지 않았다." 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뭔가 싶어서 사전에 뜻을 찾아봤다.
애물단지의 정의는 "부모 속을 많이 썩이는 자식"이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왜 엄마는 축구를 애물단지라고 이야기했을까. 결론은 간단했다. 축구 때문에 고생했기 때문이다. 엄마의 고생은 식당 일을 하면서 버는 빠듯햇던 돈으로 자식 둘을 키웠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뒤 사회생활을 하면서 엄마가 견뎌냈을 삶의 무게를 몸소 느끼고 있다. 단 한번도 밀린적 없는 회비 납부, 축구화, 스타킹, 트레이닝복, 칡즙, 개구리즙, 녹용 등 입고 싶은 옷 아끼고, 먹고 싶은 음식 아껴가며 자식들에게 쏟아부었다. 이게 엄마의 삶 자체였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이런게 부모님의 사랑인가보다.
그런 아들이 축구를 그만두겠다고 이야기를 꺼낸 당시는 2012년 3월 19살이다. 잘하고 있다가 갑자기 왜 그만두냐는 질문에 "잘 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다.
"선생님들이 너 잘한다고 조금만 더 하면 더 잘 될거라고 했어",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열심히만 하는 선수다. 나는 축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감독, 코치님들이 열심히하는 선수에게 용기를 심어주려고 하는 이야기에 스스로 취해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며 살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솔직한 심정과 상황을 이야기하며 그만두겠다는 의지를 더 강하게 표현했고 결국 받아들여주셨다. 선수로 도전은 끝났다.
엄마는 8년동안 축구선수로 도전과정에 도움이 되기위해 뒷바라지를 최선을 다해주셨다. 그런데 이제 끝이라 생각하니 조금 허무했다고 했다. 끝까지 말려서 다시 축구를 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눈시울이 빨갛게 변하고, 눈망울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올라오다가 뚝뚝 떨어지는 모습, 그렇게 절절하게 그만하고 싶다고 표현하는 나를 보며 차마 더 말할 수 없었다고, 그냥 알겠다고 이야기하고 받아들였다고 이야기한다.
고생이란 어렵고 고된 일을 겪음, 또는 그런 일이나 생활이라는 뜻을 가졌다.
엄마는 축구선수의 꿈을 꾸는 아들을 위해 고생했다. 애물단지라고 느낄만하다.
그래도 다행인건 내가 애물단지가 아니라 축구라는 점이다.
그렇게 위안을 삼는다.
나에게도 축구란 "애물단지"이다.
앞으로도 속을 많이 썩이겠지만, 축구는 변함없이 나를 기다리고 좋아해줄거라 믿는다.
축구가 나를, 내가 축구를 바라보는 생각이,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자식에 대한 믿음과 비슷했으면 좋겠다.
위리 선수들, 선수들의 부모님들은 축구가 "애물단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주 귀중히 여기는, 가치있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표현되는 "보물단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축구선수로 성공하지 못해도, 성공하더라도.
보물단지가 되어가는 과정에 몇번씩 단지가 깨질 수 있다. 안 깨지도록 꽁꽁 숨기고 숨지말자.
몇 번이고 깨지고 또 깨지면서, 또 다시, 나의 보물을 담을 소중하고 특별한 단지를 찾아 떠나고 또 담아가보자.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보물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진짜 보물도 함께 가득 담긴 단지를 가진 사람, 축구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축구선수로 성공, 실패가 인생의 성공, 실패가 아니다."
서정빈_위드더볼의 축구선수 시절, 축구와 함께하는 현재 진행형 도전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전합니다.
제가 닮고 싶은 삶을 살고 있는 선생님께서 늘 해주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어려움을 "굳이" 경험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리 예방하고 준비하면 충분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이 선수, 학부모님께 작은 도움이되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원합니다.
선생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선수 여러분, 학부모님, 지도자님의 인생에 있어 '축구'란 무엇인가요?" 위리에게도 나눠주세요. 다양한 축구에 대한 관점이 모여 우리를 더 나은 사람,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축구'의 의미가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위드더볼도전과정깨달음 시리즈는 매주 토요일 13:00에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축구덕분에 아들들이 행복하고 저는 아들들을 잘 이해하게 되었네요.
모든 부모님의 마음 입니다
눈물 한방울이 또르르 떨어지는 감정은 어쩔수없는 마음인가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다 같은 부모님마음이겠지요...
부모의 맘은 그냥 자식 사랑이죠.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늘 감사드려요~
축구 선배님의 말씀 늘 잘 읽고 있습니다.감사합니다~
부모마음은 다 똑같은가 봅니다.
글 감사합니다
공감됩니다~~
너무위로가되네요ᆢ저희아들도 보물단지가되길바라면서
감사합니다
아들은 오늘도 자신에 강점보다 약점들에 대한 지독한 피드백들을 삼키며 또 뛸겁니다. 그래도 전 아들에 강점을 격려하러 경기장으로 달려갑니다. 보물단지를 보려구요^^
감사합니다 🙏
아이고..내마음과 어찌 이리..ㅠㅠ 고생하셨습니다.
가슴아픕니다.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자식과 같은것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귀한 경험 이리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잘 읽었습니다.
희망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