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오늘 착공식… 사업 추진 41년 만에 첫 삽
양양군 서면 케이블카 예정 부지… 한덕수 총리-정부 인사 등 참석
1982년 입안 후 수차례 좌절 겪어
올 2월 환경부 ‘조건부 동의’ 결정
2026년부터 상업 운영 시작 계획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의 상부 정류장 조감도. 설악산 끝청 바로 아래 1430m 높이에 조성된다. 강원도 제공
강원도의 오랜 염원인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착공식이 20일 양양군 서면 오색리 케이블카 하부정류장 예정 부지에서 열린다. 1982년 첫 사업계획 수립 이후 41년 만이다.
이날 오후 2시 식전공연으로 시작하는 착공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와 유관 기관·단체장,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다. 착공식에서는 김진하 양양군수가 41년 동안의 추진 과정을 설명하고 한 총리와 김진태 강원도지사, 주민 대표 등이 함께 단상에 올라 착공 기념 퍼포먼스를 펼칠 예정이다.
첫 삽을 뜨기까지 오색 케이블카는 좌절과 희망의 연속이었다. 1982년 10월 최초 계획 입안 이후 국립공원 내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는 점에서 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대로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다 2015년 내륙형 국립공원 삭도 설치 시범사업으로 선정되고 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2019년 원주지방환경청이 입지 부적정 등을 사유로 ‘부동의’ 의견을 통보해 사업이 좌절됐고, 양양군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한 ‘부동의 처분 취소심판’이 2020년 12월 받아들여지면서 기사회생했다. 결국 올해 2월 원주지방환경청이 ‘조건부 동의’를 결정하면서 사업이 확정됐다. 이후 강원도와 양양군은 국유림 사용허가와 공원사업 시행허가 등 11개 행정절차를 조기에 완료해 당초 내년 예정이던 착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
오색 케이블카는 오색리에서 설악산 끝청(1609m) 하단부까지 3.3km 길이로 설치되며 8인승 케이블카 53대가 초속 4.3m 속도로 운행한다. 편도 운행시간은 14분 28초이며 시간당 최대 825명을 수송할 수 있다. 상부 정류장은 해발 1430m, 하부정류장은 해발 365m에 위치한다.
사업비는 도비 224억 원, 군비 948억 원 등 1172억 원이 투입된다. 2015년 최초 설계 당시 사업비는 587억 원이었지만 환경영향평가에 8년이 소요되면서 사업비가 껑충 뛰었다.
오색 케이블카는 2025년 말까지 공사를 마친 뒤 안전성 등을 점검하는 시험 운행을 거쳐 2026년 초 상업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강원도와 양양군은 오색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도 설악산에 편하게 오를 수 있고, 관광 활성화를 견인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지사는 “6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연내 착공하겠다고 밝혔는데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41년 인고의 시간을 버텨온 지역 주민과 강원도민에게 존경심을 표하며 이 사업을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