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동생이랑 엄마랑 셋이 갔는데
동생은 로마 두번째고 더위먹어서 걍 숙소에 있겠다했고
나랑 엄마는 처음이라 그래도 머좀 보러가자 해서 나갔음
씁 어디더라 암튼 뭘 보고서 대전차경기장인지 뭐시기 보러갈랬는데
경찰들이 바리케이트 치고 사람들 막고 이리가라 저리가라 하고 있는겨
씨발 이짝으로 가야 숙손디; 돌아서 갈라했는데 가지도 말래
아나 존나 빡치는거여 내가 멀잘못했다고 감금플ㅠㅠ 더워디지겠는디
엄마랑 둘이 존나 짜증내고 있는데
내 특기가 모르는사람한테 존나 말걸기거든
옆에 있던 가족한테 "익스큐즈미! do you know what happening here???" 했음
그랬더니 "포프 will come in 5 minute ." 이러는거.
포프가 먼지 몰랐음. 근데 진짜 존나 만27세 인생살면서 어디선가 스치고지나간 단어를 끄집어내서
포프? 가톨릭 포프???? 이랬더니 예쓰! 이러는거
그래서 엄마한테 엄마... 5분 안에 교황님 오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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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이 바리케이트, 파란색이 무대, 빨간색이 교황님차 지나간곳
엄마 존나 난리남 뭐!?!? 뭐라고!?!? 막 존나 안에 들어가고싶어서 죽겠는거같은거임. 우리가 있는쪽은 무대뒷쪽이라 교황님 안보이걸랑
근데 그 영어할줄 아는 가족은 이미 들어감 그래서 우리도 뭐라도 해보자 싶었는......데.......
엄마가 여권을 동생한테 맡기고 온거임. 쉬바 엄마!!!! ㅜㅜ
후 그래도 안해보는거보단 낫지
그래서 형광색 조끼입은 할아버지 한테 물어봤는데 영어를 못함 ㅜㅜ 흑 시바 이젠 끝인가...하고 있는데 교황님 차 지나감 ㅜㅜ 시바 우리도 보고싶다고요
그 때..... 그 할아버지가 영어할줄 아는 사람을 데려옴. 그 사람은....거지였음
옷이 다 빵꾸가 나고 손톱은 꾸질하며 머리는 떡지고 암튼 거지였음
그러나 물불 안가림
My mom Catholic! she is so much sincere Catholic!!! She forgot her passport in hostel, but she really want to see pope, can't we go inside?"
(울 엄마 가톨릭! 엄마 엄청 신실한 가톨릭임!!! 엄마가 여권을 호스텔에 놓고왔는데, 진짜 교황 너무 보고싶어하심ㅜㅜ 우리 안에 들어갈 수 없나여?)
진심 27년 잉여인생을 미드로 보낸 보람을 느꼈음. 나 진짜 sincere라는 영어가 내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지 몰랐음...
걍 영어 이것저것 조합해서 절박하게 말함
그랬더니 그 거지아저씨가 할아버지한테 번역을 해줬음
할아버지가 진짜 인자하게 웃으심. 그럼서 경비? 암튼 경찰인지 한테 가더니 막 머라 말함
괜히 가서 경찰이 부담스러워할까바 멀리서 미어캣처럼 눈치봤음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우리한테 오라는거
그래서 거지아저씨한테 땡큐!! 그라찌에!!!!1 이러고 할아버지에게 감 진짜 너무 벅차올랐음 그치만 여권이 없는이상 안될거같아서 엄마를 어케 달래야지 하고 생각하고있었음
경비가 Korean? 이럼. 예쓰!! 하면서 내 여권을 존나 보여줌.
South or North? 이러길래 싸우쓰!!!!싸우쓰!!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
경비가......
바리케이트를 살짝 치워줌.......
형광쪼끼 할아버지가 인자하게 웃으심......경비아저씨도 웃으심.........
무교인 나에겐 그분들이 내 포프였음 시발 ㅜㅜㅜ
그라찌에!!!! 땡큐 쏘쏘쏘쏘 머치!!! 하고 들어감
엄마도 존나 신났음 시발 대박 엄마 가톨릭 수장만나러 가는겨?!!? 대박 내가 해낸겨!?!?!?
하고 들어갔는데 이런젠장
언덕같은 턱이 있고 그걸 넘어가야 교황님 얼굴이 엄지손가락만하게 보이는데 여기서는 걍 전광판만 보이는거임....
안쪽에 또 씨큐리티가 있었음
후 여기까지 온 이상 뭐라도 다 해본다 싶어서 엄마를 끌고 가서
My mom really sincere Catholic. there's security pass us, can't we go inside more...?
(울엄마 완전 가톨릭임.... 저기 경비가 우리 보내줬는데 우리 안에 더 못들어가여...?)
그랬더니 어딜 가르키면서 저쪽가서 네임택을 받아오라는거임 ㅜㅜ
시발 근데 네임택을 받으려면 여권이 있어야될거같은데 괜히 거기가서 저기서 보내줬다!! 이럼서 내놓으라고하면
오히려 더 쫓겨나고 그 착한 사람들도 징계먹고 이럴까바 엄마한테
엄마 미안....우린 여기까지야..... 괜히 더 쫓겨나지말고 여기서 전광판이라도 보고 목소리라도 듣자...ㅎㅎ
이랬더니 엄마도 그래 목소리라도 듣는게 어디야. 괜찮아. 하셨음 ㅜㅜ
제일 전광판 잘 보이는 자리가 공교롭게도 쓰레기통 옆자리였음...^^
야 쓰레기통 너는 여권들고 왔냐...... 같이 목소리나 듣자...
그렇게 쓰레기통을 동무삼아 한 2분정도 교황님 목소리 기다리고있는데
아까 그 씨큐리티가 우리더러 일로 오래
그래서 존나 불쌍한표정지으면서 갔음. 괜히 기대하는거 티내면 또 맘변할까바 ㅜㅜ
글고 옆에 다른 백인애들 있었는데 동양인 여자 둘을 케어해주겠어?
그러나 그들은 역시 가톨릭의 나라 바티칸의 나라의 국민들이었음
우리더러 들어가라고 하는거임
쓰레기통 옆이라도 마다하지않고 교황보기 위해 애쓰는 우리가 너무 딱하고 간절해보였나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라찌에를 존나 연발하면서 막 들어감.
더 안쪽에 가고싶었지만 거기는 막 군인옷차림 한 사람들 있음
그래서 우리 네임택없다고 쫓겨날수도 있으니까 여기서 몸사리자 엄마...하고 끄트머리에서 봤음
암튼 진짜 그 안에 들어가서 심지어 그 운동장같은거 안에 제일 끝에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교황 못봄 너무 멀어서
근데 우리는 존나 개꿀 무대 옆쪽이라서 교황님이 엄지손가락만하게 보이는거임
진자 존나 다 하얀옷입고 앉아있는지 서있는지 고개돌리는거까지 다 보임 대박
엄마 막 울먹울먹하는데......
진짜 내가 이 더운데 무의식에서 소멸하고있던 영어들을 끄집어내서 여기까지라도 온게 너무 뿌듯하고 진짜....
엄마 죽을때가지 자랑거리 생겼다고 좋아했음
엄마 남자친구도 성당에서 만나셨는데 암튼 엄마가 좋아해서 나도 좋았음
교황 방한해도 못보는사람 많고
이탈리아 많이오고 바티칸 두번 들어간 남동생도 못봤는데 내가 해낸거임.....!
진짜...... 아직도 그때생각하면 전래뿌듯..........
나중에 들어보니 거기가 대전차경기장이었고 무슨 밤까지 노래틀고 난리났길래
아니 교황님 힘드신거 아니냐 했더니
교황님은 한시간정도 연설하시고 다시 가셨대
그 찰나를 우리가 ........! 우리가 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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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눈꼽만한 교황님과 엄마의 투샷...^^
암튼 존나 대박인 경험이었음...ㅋㅋㅋ
첫댓글 이게 왜 쩌리야...?
왜안돼?
@눈누날랑 아 그래?
@배고프다쌀국수 너무 사담성 글인 것 같아서
@이도화 ㅎㅎ 어제만해도 안영미 두데글도 스크랩도 올라왔는데 글쓴여시를 생각해서라도 그런말은 지양하는게 좋지않을까
@배고프다쌀국수 사람마다 흥미가 돋는 게 다르고 의견을 물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달은 건데
@Max Greenfield 사람마다 흥미가 돋는 부분은 다 다른데 나는 이 글에서 왜 흥미돋이고 왜 쩌리이지 하는 마음에 달았는 거야 여시는 그렇게 느꼈더라도 나는 못 느꼈으니가 물을 수도 있는 부분이고
@이도화 말투가 되게 힘빠지는 것 같아서 그런거야 ~ 퍼온사람 입장두 글쓴사람 입장에서도 좀 그래보이더라구
@배고프다쌀국수 아 그런 의도는 아니었어 너무 사담만 섞인 것 같았고 물을 의도였어 그렇게 느꼈다면 내가 미안해
@이도화 아냐 ...내가 원글여시두 아닌데 그냥 난 이런건 어떨까 해서 그런거야 !
귀엽넹 ㅋㅋ
원글여시가 효녀네 효녀
어머니 평생 자랑거리 생기셨네 내가 다 뿌듯하다ㅋㅋㅋㅋㅋ
훈훈..
와 미친 영어공부각;
아유 귀여워 ㅎㅎㅎ
크으.. 대박
올 ㅋㅋ진짜 잊지못할 경험일듯 황냐글만 안봣으면 더 감동일텐데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
와나가톨릭아닌데 읽으면서 감정이 같이 고조된다ㅋㅋ
그 찰나를 우리가... 우리가 본거임...!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 훈훈하다ㅠㅠㅠㅠ신나고 어머니한테 보여드려서 기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져 ㅋㅋㅋㅋ 너무너무 멋지다 나였으면 에이뭘봐 어떻게보려구;; 하고 지나갔을듯
ㅠㅠㅠ엄마넘감동하셧을듯 짱이다여시
ㅋㅋㅋㅋㅋㅋ아 진짜 실시간으러 지켜보는 것 같아 엄마미소 지으며 읽음
저번에도 읽었던 거 같은데 또 봐도 또 감동 ㅠㅠ
부럽다ㅠㅠ나는 로마에 있을때 때마침 교황님 일본갔다고 일주일에 두번 인사해주는거 못봄 ㅠㅠㅠㅠ 일즈일 내내 있었는데요ㅠㅠㅠ
효녀다 효녀ㅠㅠ
효녀다 효녀 ㅋㅋㅋㅋㅋㅋㅋㅋ
따흑 ㅠ와이엠크라잉 ㅠ
글 현장감에 나도 조마조맠ㅋㅋㅋㅋ 효녀다 어머님 얼마나 기뻤을까
와 넘 귀엽다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엄마 너무 행복하셨겠다 ㅠㅠㅠ
내맘도 넘 벅차ㅠㅠㅠㅠㅠㅠ진짜 너무너무너무 행복한 추억이겠다
효녀여시ㅜㅜ
귀엽고 기특하다 ㅋㅋㅋㅋㅋㅋ
대단하닼ㅋㅋㅋㅋㅋㅋ내가 다 뿌듯.. 어머니 십년치 자랑거리 생기셨다
종교와 교황의 호불호 떠나서 진짜 어머님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겠다... 여시 정말 효녀야
ㄹㅇ나불굔데 교황봣으면개조아햇을듯ㅋㅋㅋ
저정도면 엄청난 효도한거아냐???? 어머니가 평생 자랑하시겠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진짜 멋지다 행동하는 사람한테 기회가 주어지네 대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