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으아악!!!! 왜 애꿎은 곰돌이를 그래!!!"
"니가 안 일어 나니까 곰돌이 떼찌 해야지!!"
"그렇다고 베란다에서 던져버리겠다는 협박은‥.. 그런 협박은‥"
주영의 비몀소리가 집안 곳곳에 울려퍼지며
주형의 손에 들려진 곰돌이는 아직까지도 베란다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그러다 떨어지면 어떻게해!! 안 놔둘꺼야?"
주영이 소리치자 뒤에서 기지개를 피며 하품을 하던
주은이 말하였다.
"너 계속 그랬다가 곰탱이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아주 나한테
작살 날줄 알아.."
'작살'이라는 말에 몸서리를 치며 곰돌이를
주영에게 던지는 오빠에게 주영은 혀를 내밀었다.
"나 오늘 친구들이랑 놀러갈꺼니까-, 그런 줄 알라구! 치사 빵꾸 나의
오라버니!"
자신의 누나인 주은 옆에서 김밥을 썰고 있던 주형의
칼질하는 소리가 점점 커졌다.
"야- 김주형! 그러나 도마 박살나겠다! 너 땜에 도마 박살난게
몇번인줄 알어?"
물 뭍은 손을 손수건에 적당히 닦은 다음, 주영에게
김밥을 내놓는 주은이었다.
"주영아~ 김밥 먹어라!"
"김밥 가지고 되겠느냐‥ "
"할아버지! 언제 일어나셨어요?"
"주영이 네놈은 친구들하고 놀러가는데 왜 잠옷을 입고 있느냐?
설마 그 곰돌이 까지 데려갈 생각은 아니겠지?"
주형이 더욱더 쎄게 칼질을 하며 웃어대자
주영은 있는 대로 볼을 부풀렸다.
"김주형! 그러다 도마 부서져! 내가 그러지 말랬-.."
-우지끈!
"지....... 김주형! 너 일주일동안 할아버지 안마해!"
주형이 울상을 지은채로 식탁에 앉을 즈음, 주영은 벌써
김밥을 다 먹고 난 뒤였다.
"나 옷입고 세수하고 나갈께!!!!"
정확히 1시간 후, 주영은 완벽에 가까운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아무 거리낌 없이 자연스럽게 허리까지 내려간 검은 머리와
긴 속눈썹(정확히 1.4cm), 약간 체리향이 나는 앵두같은 입술,
적당한 키, 그리고 뒤에 후드가 달려있는 검정 나시티와 무릎 조금 위 까지
올라가는 청치마는 조화가 잘맞았다.
"너 그렇게 차리고 어디가냐?"
주영이 그렇게 차려본적이 없어 어벙한 표정을 짓는
주형을 보고서 주은은 꿀밤을 먹이며 말하였다.
"넌 공부나 잘해!"
-노래방
"김주영-, 넌 뭐 그렇게 차리고 왔냐?"
주영에게 말하는 초희에게 주영대신 마이크를 던지며
소리치는 윤리였다.
"양윤리~ 무겁잖아!"
"그럼 한곡 뽑아!!"
누군가 창밖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지만
주영은 아랑곳 하지않고 조용히 앉아있었다.
"......."
누군가가 자신을 보는 듯한 이상한 기분에
주영은 참지 못하고 바로 뒤에 있는 투명한 전신 창을 보았다.
"!!"
그 순간 자신을 보고 있는 레몬머리 미소년과
그 뒤에 있는 세명의 남자들과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소름끼치는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레몬머리 소년을
주영 역시 뒤지지 않았다.
곧 자신의 입김으로 창에 서리가 끼게 만든다음
손가락을 무언 가를 썼다.
'안녕- '
곧바로 소년을 쳐다보자
조금 씁슬한 표정과 차가운 표정이 뒤섞인 이상한 시선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을때
그 소년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주영아, 왜 그래?"
그 남자...
"주영아, 왜 그래?"
그 남자애들......... 걔들.....
"주영아-!"
"어?"
"뭐해? 아무것도 없는 창에 낙서나 하구.."
"응... 아무것도 아니야..."
이상야릇 한 생각이 주영의 머리속에 스쳤지만
주영은 머리를 양 옆으로 돌렸다.
***
주영은 쾡한 눈으로 학교에 등교 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신비로운 매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미치겠네..."
수업준비를 하려는 주영의 행동이 갑작스럽게 멈춰 졌다.
"자 오늘은 전학생이 있다. 여학생들은 좋겠네? 멋진 남학생들 와서"
"남학생 들이라고? 한명이 아니고?"
주영의 앞에 앉아 있던 초희가 몸을 빙글 돌려 주영에게
속삭이듯이 말하였다.
"인사해라- 새 친구들이다"
아무 생각 않고 창문 밖, 정확히 4층 밑에있는 운동장을 쳐다보고
있던 주영은 호기심에 일명 삐까번쩍의 옆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서로 눈이 마주친 주영과 전학생들은 당혹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누가 먼저랄것 없이 소리치고 말았다.
"헉!!!"
그들의 행동에 삐까 번쩍은 의아해 하다 웃으며 말하였다.
"이쪽은 천리혁이다"
레몬머리 남학생을 가리키며 삐까번쩍이 말하였다.
"그리고-, 이쪽은 윤해리.."
하늘색 머리를 가진 남학생을 가리키며 삐까번쩍이
말을 이었다.
"아, 주영이가 전학생들을 아나보네? 그럼 리혁이는 주영이 옆에 앉고
해리는 그 뒤에 앉거라. 마침 남학생 두명이 전학갔었는데
자리가 딱 맞네."
주영의 옆에 앉으며 눈을 마주친 리혁이 황당하다는 눈빛을
아직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자 주영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천리혁이라고?"
"....."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리혁을 보고서
주영은 한숨을 지었다.
"내가 학교 안내해줄께..."
주영의 옆을 당당하게 걸어가던 리혁이 갑작스럽게
주영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
순간적으로 주영은 옆에 있는 학생이 전학생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소리 치고 말았다.
"꺅!!!!!!!!!!!!!!!!!"
옆에서 아무 생각 하지 않고 걸어가던 리혁은 귀를 관통하는
주영의 외침에 그만 중심을 잃고 피하려던 빈 콜라 캔을 밞아 버리고 말았다.
"나 예전에 체육 수 였다구.."
"이.... 이..... 치한 새끼.........."
평소에 모범생이었던 이미지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주영은 있는 힘껏 리혁을 앞으로 넘겨 버렸다.
"으악!"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리혁이 엎어 지고
주영이 헉헉 거리며 말하였다.
"야... 이 치한새끼야... 누군 체육 '수' 안 맞어 봤냐구...."
******
이제 1월 달도 끝나 가네요!
^^ 항상 즐거운 생활이 연속으로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