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관계로 인도네시아에 살고있는 조카에게서 카톡을 받았다.
영화표 두 장을 보낸단다. 막 상영을 앞둔 히말라야였다.
명절에는 무슨 선물이든 꼬박꼬박 보내주는 의젓한 조카다.
야호홋!! 고맙다 고마워 얼른 답장을 보내주었다.
히말라야
세계 최초로 16좌 등반을 성공한 엄홍길 산악인이 영화의 주인공.
엄홍길 대장의 다음과 같은 강연 내용으로 영화는 시작이 되었다.
산에 오르면 뭔가 인생의 길이 보이고 깨달음을 얻을 것 같죠?
7000미터 오르면 어렵던 문제가 풀릴 것 같고
8000미터 오르면 득도할 것 같구요
하지만 아무 생각도 안듭니다
그냥 나를 만나게 됩니다. 민낯의 나를 만나죠.
사람들은 어쩌면 한평생 자기를 한번도 못 만날지도 모릅니다.
자기를 만나는 일? 오직 민낯의 나를 만나는 일?
글을 쓰는 일이야말로 자신과 만나는 일이기는 한데 민낯이라!!
슬쩍 어느 선까지 나를 내놓기는 하지만 민낯까지는 아직 자신이 없다.
머리 어깨 무릎 발 누구꺼고? 아내 수영이 등반에 나서는 무택에게 했던 말
니꺼 잘 쓰고 돌아올께 무택이 수영에게 주었던 그 눈빛 그 손길.
그건 사랑.
박무택은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후 내려오던 길에 설맹(흰눈에 반사된
적외선과 자외선에 의해 눈에 염증이 생겨 시력을 잃는 병)에 걸렸다.
함께 등정했던 탈진한 후배 장민의 안전을 위해 먼저 내려보낸 후
혼자 남아 몸이 굳어가면서도 수영을 그리워한다.
내가 산에서 내려간 이유는 오직 너 뿐이었다. 수영아 먼훗날 우리
꼭 만나자. 사랑한다.
혼자가는 것은 죽으러가는 것이라고 대원들이 만류했으나
반대로 생각해보라고 무택이라면 나를 구하러 혼자라도 왔었을거라고
박정복은 박무택을 구하러 데스존인 8750m를 향해 혼자 구조를 위한
등반을 시작. 20시간후, 이미 얼음처럼 굳어버린 박무택 대장과 함께
하산하고 있다고 무전기로 말한 뒤 실종.
우리 산쟁이는 정복이란 말 안 씁니다. 운 좋게 산이 허락해서
산에 잠시 머무는거죠
엄홍길 대장의 말처럼 박무택과 박정복은 잠시 운이 좋은 산악인이었을까.
그 한 순간의 운을 위해 젊음과 정열을 다 바쳤는가. 산악인들이여!
위대하면서도 슬프다.
“기다려 우리가 꼭 데리러 갈게”
엄홍길 대장은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2005년 계명대 산악인들과
휴먼원정대를 결집하여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섰다.이런 사례가 없었단다.
다행히 시신은 발견하였으나 도저히 아래까지 데리고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안타까움으로 대원들이 울부짖는 동안
남편을 두고 오라고 남편은 산에 살고 싶을거라고 다른 일행들과
산에 남고 싶을 거라고
남편이 산을 떠나고 싶지 않은 모양이라고 그냥 두라고
수영의 울부짖음.히말라야 캠프까지 달려온 수영의 울부짖음이
히말라야를 쩌렁쩌렁 울렸다.영화관이 먹먹해지고 나도 목이 메었다.
결국 동쪽이 보이는 능선에 돌무덤이 만들어졌다.
가장 위대한 등정은 박무택 대원을 구하기 위해 출발한
박정복 대원의 등정이다
엄홍길 대장은 힘주어 말했다.
영화가 끝나자 히말라야를 오르던 배우들의 거친 숨소리와 울음소리만이
남았다. 무택의 아내 수영의 간절하면서 슬픈 눈빛도 남았다.
산악인들의 도전과 열정 그리고 사랑과 동료애를 섬세하고 극적으로
표현하였다. 히말라야를 오르는 일도 또 다른 인생이자 삶이었다.
현재 엄홍길대장은 휴먼재단을 통해서 여러 산악인과 셀파의 유족을
도우면서 살아가고 있단다 엄홍길 대장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