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하실로 내려가는 철문
지하실로 내려가거나 혹은
올라오는 계단 꼭 일곱 번째쯤엔
철커덩 요란한 쇳소리가 자물통에 걸려있다
비틀어진 문틀의 유격만큼을
필요 이상의 힘으로 축적한 철문
빗장을 걸거나 풀 때에도
그 장력만큼의 소리가 철문을 긁는다
벽에 난 균열의 틈새를 뒤틀림으로 보강하며
문은 벽이 되어있다
벽체가 만들어내는 공간
그 안과 밖은 상이한 궤적을 갖는다
하나의 문에 서로 다른 파열음들이 부딪히며
지하와 지상의 위험한 경계
들어오거나 나가는 자의 구별도
문 앞에서 분명해 진다
열려 있을 때 환해지는 지상의 일들
닫혀 지면서
눈과 귀로 의심하는 모든 억측들은 차단된다
임금동결 구조조정 최후엔 도산
녹처럼 달라붙은 소리의 갑각질들이
철문을 뜯는 마지막 교대 시간
문을 열기 위해 비뚤린 장력을 풀어내는 일이
과도한 힘의 유출임을 상기할 때
문이란 세상과의 소통을 불온하게 하는
무엇이 있다
일곱 개의 작업 지침처럼
계단이란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삶의 깊이일 뿐
포개지지 않는 안과 밖 그 힘을 달고
자물통이 철커덩대며 달려있다
카페 게시글
─ 자유 게시판
공장으로 내려가는 철문
몽감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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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1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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