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시성
이수철 개인전
2018.12.21.~2018.12.30
비동시성이란 단어의 이해를 위해 비동시성과 관련된 자료를 검색 보았다.
비동시성은 음악과 관련된 용어로, 예를 들어 연주를 할 때 악기가 서로 박자가 맞지 않는다거나,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입모양과 노래가 싱크로 되지 않았을 때 이 용어로 정의되어 있었다. 그리고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의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란 개념도 나오는데, 그는 독일사회를 연구하면서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과거의 가치와 문화를 지닌 사람들과 새로운 관념을 내세운 이들의 이질적 요소들이 모두 한 시대에 모여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이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시대의 인물과 가치관을 가진 이들의 공존을 의미하고 있었고, 이 모순된 공존은 현재와 과거가 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뒤엉켜있는 것이다.
빛 자체가 이미 과거의 것인 것처럼 지금 보이는 것이 현재라고 보여도 결국 머릿속 잔상에 불과하다. 이러한 시간이 남기는 잔상 즉, 사진이 가진 시간의 특성을 토대로 비동시성이란 작업을 시작했다.
한 곳의 촬영장소가 결정되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과 시간의 틈을 두고 촬영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작업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작업이 만들어 질 것이다.
그래서 한 장의 사진이 완성되면 그 사진 안에는 사계절의 시간을 모두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 작업은 같은 장소의 중복된 이미지를 각기 다른 계절과 시간대에 촬영하여 한 장의 사진으로 구성한 것이다.
사진은 사실성을 갖고 있는 매체다. 또 한 사진은 시간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그 그릇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의 양에 따라 작품의 이미지는 달라지고 의미와 해석도 달라진다. 내가 표현하고자한 비동시성은 같은 시공간에 과거와 현재가 비이성적으로 시간을 공존시키는 것이다.
사진은 회화와 달리 기록된 그 시점의 이미지가 주로 회자된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진은 찍히는 순간 그 시점의 한 장면은 영원히 박제되어 그 순간만의 시간성을 가진다. 이 번 작업이 시대를 관통하는 긴 시간의 의미는 담고 있지는 않지만, 같은 장소에서의 다양한 시간대와 계절이 공존하는 이미지를 담으려 노력했다.
여러 시간대에 걸쳐 촬영된 사진 속에서 사람들은 어떤 시점의 이미지를 발견 할 수 있을지 이 또한 보는 이의 즐거움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