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6일 목요일, 보물섬학교 친구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한 후 성 프란치스코 센터에 강정에 보내는 편지를 남겼습니다. 보물섬 학교는 부당한 오등봉 민간특례 개발로 그 터전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친구들은 강정에 보내는 이 편지들이 전시(?)되어 사람들에게 알려지길 원했고 이에 센터 성준님이 사진과 함께 글을 정리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글과 사진들을 여기 올립니다. 주위에 많이 알려주세요~~보물섬 친구들, 고맙습니다~!
강정에게
해군기지가 세워질 때는 내가 너무 어려서 해군기지에 대해 잘 모르고 도울 수도 없었어...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나 내가 실천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
코로나 전에는 평화대행진도 몇 번 갔었고 학교에서 해군기지에 대해 배우면서 해군기지가 얼마나 위험하고, 소중한 추억들을 파괴하는지 알 수 있었어.
요즘 우리 학교도 오등봉 개발 때문에 우리 터전과 추억들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어. 그래서 강정 해군기지가 너무 공감이 되는 것 같아...
해군기지가 이미 지어져서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해군기지 철폐나 더 이상의 미군기지가 지어지지 않게 도와주고 목소리 낼 수 있을 것 같아.
이번에 강정에 갔다 오면서 해군기지에 대해 더욱 자세히 배우고 생각하고 더욱 몸으로 느끼고 올게.
그리고 학교에 와서 오등봉 개발이 되지 않게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노력하면서 최대한 개발이 안 되도록 노력할게. 강정 언제나 건강해!
해군기지가 세워질 때는 4살. 지금은 14살인(09년생) 학생 준명이가.
강정에게
강정아~! 안녕! 나는 보물섬 학교에 다니는 7학년(14살) 현채희라고 해.
우리 보물섬 학교 근처에 있는 오등봉이라는 (오름)산이 있어.
그런데 곧 개발이 될 수도 있어... 그래서 너무너무 슬퍼...ㅠㅠ
이번에 사라질 것들(이미 사라진 것들)로 주제도 정해서 널 배우게 됐어.
강정아... 미안해.
우리 사람이 자연들을 파괴하고...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게. 그리고 제주도는 엄~청 좋은 섬이야!
앞으로도 모든 것들한테 좋은 섬이 될 수 있도록 할게! 믿어도 돼! ㅎ :) !
강정과 구럼비 바위에게 2022년 5월 어느 날에...
강정의 구럼비가 산산조각 부서지고 강정마을 사람들의 믿음도 부서지고...
안녕 강정? 구럼비 바위가 부서진 게 너무 안타까워.
강정마을 사람들의 친근한 장소였을 텐데...
우리는 예전 구럼비가 어떻게 생기고 강정마을 사람들에게는 어떤 의미의 터전인지 알 수 없지만 구럼비 바위가 부서지면서 강정마을 사람들의 마음도 상처 입었을 거야.
돌이킬 수 없지만 이제 어떤 제주에서든 또 환경 파괴 문제가 생기면 강정이 아주 잘 알 거야. 강정의 일을 교훈으로 삼고 계속 제주를 지켜 줘.
해군기지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오고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찬성하면 돈을 주겠다고 해서 그렇게 갈라진 가족들이 있어서 정말 죄송하고 미국 정부에 화도 많이 납니다.
어떻게 보면 4.3이나 5.18 같은 국가폭력이 또 일어나고 직접적인 폭력만 좀 줄었지,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것이라 더 안타깝고 화도 더 나고 미래도 좀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가족끼리 얘기도 안 하고 서로 보지도 않는 사이가 되어서 정말 슬프고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진우가.
강정아 안녕. 나는 동우야.
해군기지를 만든 게 슬프고 화가 나겠다. 그리고 나도 화가나. 나는 해군기지가 하루빨리, 해군기지가 철거되기를 바라. 동후.
...정에게
안녕 강정아. 난 보물섬 학교에 다니는 6학년 김현수라고 해.
강정이 해군기지가 된다니 나도 이해가 안 되고 지금이라도 100%로 치유는 못 하지만 최대한 많이 치유됐으면 좋겠어.
해군기기도 철거되고 내가 강정에 마음을 감히 표현할 순 없지만, 많이 아팠을 것 같아.
그래서 매년 열리는 강정평화대행진에 참가하고 있어.
나는 지금 광대라는 별명을 가진 교사와 강정, 화순,위미를 여행할 때 가서 공부해 보려고...
화순, 위미는 반대해서 건설이 안 됐는데 왜 강정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 하면 강정이 치유되고 강정이 평화로워질까? 나도 최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낼 테니까 그 한마디 한마디가 모여 강정이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어. 힘내. 김현수.
강정아. 네가 있는 곳에서 개발이 되고 해군기지가 생겨났지.
구럼비 바위를 부셔서 2급 멸종위기(생물)가 사라지고 미 해군기지가 생겨나면서 강정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개발이 많이 되면서 많은 게 없어졌어.
그걸 복구하는 건 불가능해. 그렇지만 이렇게 다 파괴해 놓고 항구의 역할을 못 해 태풍이 불면 피신하는 항구 보았니? 이런 쓸데없는 개발 때문에 생태계와 강정의 공동체가 파괴되었어. 이런 건 100% 복구가 불가능해.
그렇지만 미국 해군기지가 철거돼서 환경도 공동체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해 볼게. 힘내.
To.강정
강정아! 안녕? 난 제주시 보물섬 학교에 다니는 세현이야!
강정아! <미라클 여행기>라는 영화와 <제주의 영혼들>이라는 다큐를 보면서 너의 힘든 점과 아픈 점을 알게 되었어. 난 이제까지 우리 학교 뒤에 있는 오등봉이라는 오름이 개발된다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고 싸웠지만 이젠 강정 너희 아픔과 분노, 힘든 점을 알게 되어서 같이 싸워 보고 싶어. 그리고 강정 너의 땅에 해군기지가 지어지기 전에 화순이라고 우리 외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사시는 지역에 해군기지가 지어질 뻔 했지만 우리가 반대해서 너에게 해군기지라는 압박감을 주게 된 것 같아 미안해. 하지만 강정해군기지를 없애기 위한 싸움은 너만이 아니라 우리도 싸울 것이란 걸 알고 있어 줘. 처음엔 혼자였지만, 이젠 우리가 알고 언젠가는 전 세계가 제주도 강정이라는 곳을 위해 싸워 주기 위한 시작점을 우리가 함께 이은 거야. 그러니 강정아! 포기하지 않고 네가 계속 싸워 준다면 우리는 계속 같이 싸울 것이고 네가 포기하면 우리가 계속 지지하면서 네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줄게. 알았지? 그럼 안녕~!
2022년 5월 17일 화요일
제주도의 또 다른 아픔인 강정에게 고마움과 미안함과 느끼는 세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