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이렇습니다] Q: 서방, 중동 등은 어디를 중심으로 한 표기법인가?
A: 그리스, 로마를 중심으로 東·西로 나눈 것이 기원
서방, 중동은 각각 영어 West와 Middle East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입니다. 동북아(東北亞)는 동아시아(East Asia)를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세분하면서 생겼습니다. 중남미는 중미(中美·Central America)와 남미(南美·South America)를 합쳐서 쓰는 표현입니다.
영어가 세계 공용어의 지위를 확보하면서 지리상의 표현도 영어식으로 하는 것이 전 세계 공용이 됐습니다. 남아메리카에서도 당연히 'Middle East'하면 역시 '중동'을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들 지명 표기에 나오는 동서남북의 유래는 서로 조금씩 다릅니다. 우선 세계를 서방(West)과 동방(East)으로 나누는 구분은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시작했다는 주장이 우세합니다. 그리스·로마를 중심에 놓고 서쪽 지역을 옥시던트(Occident), 동쪽 지역을 오리엔트(Orient)라고 했던 게 기원이라는 겁니다.
이 기준에 따라, 터키 등 가까운 동방을 근동(Near East), 중국이나 일본 등 먼 동방을 극동(Far East)이라 칭하게 됐습니다.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은 서방이 됩니다. 애초 유럽에서 시작한 이런 지리적 표현 방식은 유럽이 제국주의 팽창을 거듭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한편, 중동(中東·Middle East)이라는 표현은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됐습니다. '근동'과 '극동' 중간이라는 뜻입니다.
한편 동북아·중남미 등의 표현은 해당 대륙을 가운데 놓고 동서남북을 따진 것입니다. 한국은 아시아 전체 대륙의 동북쪽에 있습니다. 남미는 미주(美洲) 대륙의 남쪽에 있습니다.
조선일보 2009.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