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운명에 대해 말할 때마다 사용했던 ‘아모르 파티’라는 말이 있다.
‘운명애- ’ 라고 번역되는 이 말에 대해 니체는 이렇게 설명한다.
운명은 모든 사람에게 필연적으로 다가오지만,
여기에 묵묵히 순종하는 삶에서는 창조성을 찾아볼 수 없다.
운명의 필연성은 긍정하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때
자기만의 새로운 삶을 이루게 되고,
바로 여기서 창조성이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바람에 맞서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연’과 같은 존재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며 항상 따뜻한 봄날만 계속되지는 않는다.
거친 바람과 폭우가 몰아치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하늘 높이 날기 위해서는 바람이라는 난관을 사랑하고 받아들여서
내 편으로 만드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아모르 파티! 필연적인 운명을 긍정하고 감수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랑할 때 진정으로 완성된 인생을 살 수 있다.
니체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삶과 그것을 만들어가는
나 자신의 힘이었다.
그랬기에 니체는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건너는
강인함이야말로 진정한 현자의 모습이라고 믿었다.
삶이 힘겹고 외로울 때마다 나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니체가 했던 말을 중얼거리며 다시 불끈 주먹을 쥐고 일어서곤 한다.
그대들은 아직 본 적이 없는가
돛이 둥글게 부풀어 거센 바람에 펄럭거리면서 바다를 건너가는 것을.
그 돛처럼 정신의 거센 바람이 펄럭이면서, 나의 지혜는 바다를 건너간다
- 사이토 다카시의 '곁에 두고 읽는 니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