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8명의 여인들’은 여덟 명의 여자와 한 명의 남자
(그는 영화 끝까지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가 등장하는 마치 연극과도 같은 영화다.
아니 영화 간간이 춤과 음악이 들어가니 뮤지컬에 더 가깝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각양각색의 캐릭터를 지닌 8명의 여인들. 만약 이 영화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한다면 어떤 여배우가 적합할까.
#아이들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빠가 등에 칼이 꽂힌 채 죽어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라고 자칭하며 이 사건을 추리하는 두 자매 수종(비르지니 르도엥)과 카트린(뤼디빈 사니에).
그들처럼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가진 배우로는 ‘장화,홍련’의 임수정과 문근영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이름이 없다.
이 아이들,어른들의 수많은 거짓말을 낱낱이 폭로한다.
#엄마
재력과 미모를 겸비한 여인 게비. 프랑스 대표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에 필적할 만한 한국의 여배우.
우리에게는 이미숙이 있다! 수많은 남자의 구애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고고함은 이미숙 그녀만의 것.
#외할머니
딸과 손녀들을 사랑하면서도 로맨스를 믿지 않는 할머니(다니엘 다리유).
휠체어 생활을 하다가도 급한 일이 생기자 벌떡 일어나는 조금은 괴팍한 노인.
나문희 아줌마는 어떨까. ‘조용한 가족’에서 보여준 캐릭터라면 충분해 보이는데….
#하녀
도도하면서도 아름다운 요부 루이즈(이마뉘엘 베아르). 말만 하녀지 하는 행동이나 마인드는 주인 아줌마 찜 쪄먹는 수준이다.
한국 여배우로는 예지원이나 서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금 엉큼해 보이기도 하고 섹시한 느낌도 있으려면 의외로 허영란도 어울릴 것 같다.
#가정부
사건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그러면서도 입을 떼지 않는 충직한 여인 샤넬. 한상궁 마마(양미경) 납시오∼.
#이모
언니(드뇌브)에 대한 과도한 질투심으로 똘똘 뭉친 다소 신경질적이고 깡마른 여인 오귀스틴.
‘피아니스트’의 엽기적 연기로 유명한 이사벨 위페르의 카리스마에 근접할 만한 배우라면. 염정아에게 한 표!
#고모
자유분방한 방랑자이며 ‘사랑밖엔 난 몰라’ 타입의 피에레트(파니 아르당). 이거 점점 캐스팅이 어려워지는군.
반듯한 인상에 숨겨진 뜨거운 열정이라…. 이미연 말고는 떠오르는 마스크가 그다지 없는 걸. 고현정이 컴백한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아버지
이 영화의 유일한 남자. 모든 사건의 원인 제공자. 의외로 김인문 아저씨가 어울리지 않을까.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의 이장 목소리 김인문 말고 ‘바람난 가족’의 김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