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과 천부경(天符經)
-삼신사상을 중심으로
김동수(시인. 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천부경」은 고조선 이전의 환국(桓國) 시절에 구전되어 오다가 배달과 고조선 때 녹도문자(鹿圖文字:사슴 발자국 모양)로 표기되어 내려오는 한민족 고유의 경전이다.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에 따라 환웅(桓雄)이 천부인(天符印) 세 개(옥새?)를 가지고 백두산 신단수(神檀樹) 아래 강림하여 홍익인간(弘益人間)의 대업을 시작한 고사에서 연유한 81자로 된 천서(天書)로 평가된다.
묘향산에서 수도하던 계연수(桂延壽) 선생이 1916년 9월 9일, 10여 년 동안 정성을 들인 끝에 암벽에 새겨진 「천부경」을 찾아내어 이를 탁본하여, 뜻을 살펴보려 해도 헤아릴 도리가 없어, 고심하던 끝에 서울에 한배검[檀君]을 신봉하는 단군교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1917년 초 대종교로 찾아가 밝혀졌다.
천부(天符)’는 ‘하늘의 이치를 나타내는 부호’라는 뜻이다. 「천부경」은 인간에게 하늘의 섭리와 법칙 그리고 우리 한민족의 꿈을 단군께서 비사체(秘辭體:예언 등의 비밀을 글 속에 숨겨둔 문체)로 전하는 경전으로 알려졌다.
『환단고기』의 천부경
천부경 묘향산 석벽본
「천부경」에선 하늘, 땅, 인간을 동일한 하나의 일신(一神)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늘(一)을 천지의 근본 상(常)으로 하고, 사람(三)을 변(變)으로 보았다. 하늘(一)이 있고 땅(三)이 없으면 그 용(用)이 없고, 사람(三)이 있고 하늘(一)이 없으면 그 체(體)가 없으니, 하늘(一)은 사람(三)의 체가 되고, 사람(三)은 하늘(一)의 용(用)이 되어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한 몸이 되는 삼신일체(三神一體)의 세계라 하겠다. 이를 삼신(三神) 혹은 삼극(三極)이라고 하고, 이 삼(三)의 조화로 우주가 돌아간다고 보았다.
임금 왕(王)자도 천지인 셋(三)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하늘에는 해·달·별이 있고, 땅에는 물·흙·바람이 있고, 단군왕검도 삼신원리에 따라 나라를 진한, 변한, 마한으로 나누어 다스렸고, 오늘날에도 행정부·입법부·사법부가 있고, 가정에는 부(父)·모(母)·자(子)가 있고, 기독교에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이 있고, 불교에서는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 의 부처가 있다. 사람 몸에도 머리, 몸통, 사지가 있고, 하나의 물질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원자에도 양성자, 중성자, 전자가 있어, 제각기 말하면 셋이지만, 통틀어 말하면 하나, 곧 일즉삼(一卽三)의 세계이다.
옛사람들은 둥근 하늘을 그릴 때 원(○), 작은 하늘을 그릴 때는 점(·), 땅을 □, 사람을 △로 보았다. 그리고 하늘을 무한히 넓혀서 말할 때는 한 일(ㅡ)자로 표현했다. 그러기에 천부경의 ‘일(ㅡ)’은 우주의 시작을 뜻한다. 『주역』에선 태극(太極)이라는 큰 덩어리에서 만물이 나왔다고 한다. 그 덩어리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어 ‘무극(無極)’이라고 한다. 「천부경」에선 그걸 ‘일(ㅡ)’로 표현했다. 우주는 ‘한’(一)에서 비롯됨이니 비롯됨이 없는 ‘한’(一)이다.‘라는 뜻이다.
이러한 원리로 「천부경」 81자는 하나(ㅡ)로 시작해 하나(ㅡ)로 끝난다. 그 하나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하나(ㅡ)이다. 거기에 「천부경」 사상의 현묘함이 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천부경(天符經)」은 주로 신라 말 최치원이 남긴 한역본이다. 원문을 해석해 보면
♣ 一始無始一 (일시무시일)이니
[우주는 하나(一)에서 비롯되나, 무(무)에서 시작된 하나(一)이다.
하늘은 시작이나 결국 ‘시작이 없는 우주다’
♣ 析三極無盡本 (석삼극 무진본)이고
[(이 하나가)세 극으로 나뉘어도, 그 근본은 다함(끝)이 없다]
♣ 天一一 地一二 人一三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이라
[하늘은 첫 번째 하나(一)이니 하늘(一)/(공간/ 정신)이요, 땅은 하늘(一)이면서 두 번째(二)이니 땅/(물질)이요, 사람(人)은 하늘이면서 세 번째이니 삼(三)/(생명/수행자)이다]. 결국 一은 天, 二는 地, 三은 人을 지칭하는 대명사이
♣ 一積十鉅無匱化三 (일적십거 무궤화삼)하고
[하나(一)가 쌓여서 열[十]이 완성되는데, 그것은 담을 수 없는 무한삼신의 3(三)이 된다]
♣ 天二三 地二三 人二三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이니
[天에도 음양(日月)이 화합하여 삼신(三)이 되고,
地에도 음양(山澤)이 있어 삼신(三)이 되고
人에게도 음양(男女)이 있어 삼신(三)이 되나니]
♣ 大三合六生七八九 (대삼합육 생칠팔구)되고
[큰 三이 작용하여 六이 되고 여기에 일(一)씩을 더하면 七八九가 되고]
♣ 運三四成環五七 (운삼사성 환오칠)하니
[三(天地人)과 四(四方)가 움직여, 五(5행:수화목금토)와 七(3극+4방)로 순환한다]
♣ 一妙衍萬往萬來 (일묘연 만왕만래)라
[하나(一)의 움직임이 묘하게(妙) 펼쳐져(衍) 만상이 가고오도다]
♣ 用變不動本 (용변부동본)이요
[세상 만물이 쓰임(모양, 형태)은 변해도 근본은 변하지 않고]
♣ 本心本太陽昻明 (본심본태양앙명)하니, 人中天地一 (인중천지일)이라.
[사람의 본 마음은 태양을 본받아 한없이 밝아, 사람이 천지 중에 으뜸[太一]이니라]
♣ 一終無終一 (일종무종일)이다.
[하나가 끝났지만 끝이 없는 하나(一)로 이어지도다.]
하늘의 기(氣)가 형상으로 나타난 것이 인간이기에 인간이 바로 우주의 중심이요, 주인공이다. 하늘에 대한 공경은 인간에 대한 공경, 곧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과 동맥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하늘과 땅과 내가 하나가 되어 오늘도 우리 한민족은 하늘을 공경하며 살아가고 있다
[참고문헌]: 『한국민족대백과사전』, 『대종교요감』 (대종교본사, 19830), 『역대종경사부합편』 (대종교본사, 1968), 『환단고기』 (상생출판,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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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김동수(金東洙)
. 월간『詩文學』으로 등단(1981년),
. 시집:『하나의 창을 위하여』,『말하는 나무』,『그림자 산책』등
. 저서:『한국현대시의 생성미학』,『시적 발상과 창작』 등
. 수상: 시문학상, 한국비평문학상, 조연현문학상, 목정문화(문학)상 등 수상.
. 백제예술대 명예교수, U.C. 버클리 대학 객원교수,
. 캘리포니아 국제문화대학 초빙교수, 완주문화대학장, 전라문화대학 이사장
. 『온글문학』· 『미당문학』 발행인, 계간『씨글』 편집주간, 사)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첫댓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천부경」에선 하늘, 땅, 인간을 동일한 하나의 일신(一神)으로 보고 있다. >
<하늘(一)은 사람(三)의 체가 되고, 사람(三)은 하늘(一)의 용(用)이 되어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한 몸이 되는 삼신일체(三神一體)의 세계라 하겠다.
이를 삼신(三神) 혹은 삼극(三極)이라고 하고,
이 삼(三)의 조화로 우주가 돌아간다고 보았다. >
이언 교수님!
감히 어려워 범접 못하던 天符經을
이렇게 쉽게 풀이해 주시니 感泣합니다.
하나 하나 연마하고 새겨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