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는 지금 축구 열기가 뜨겁다. 강원 프로축구단(강원FC) 창단에 도민들의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9월22일부터 도민주 공모가 시작되었고, 열흘만에 10억을 가볍게 넘겼다. 그만큼 강원도민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강원도에 프로축구단이 있었다. 기억하고 있는 축구팬들이 있겠지만 1983년 K리그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슈퍼리그가 출범할 당시 전국을 5개 광역권으로 묶었고, 할렐루야 팀이 강원도와 충청도를 연고로 슈퍼리그에 참여를 한 것이 그 시작이 된 것이다. 그 이듬해인 1984년 현대 호랑이 프로축구단이 강원도를 연고지로 창단을 했다.
현대 호랑이 팀은 1990년 울산으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강원도 축구팬들은 적지 않은 실망을 했다. 그 후 20여년동안 강원도 축구팬들은 K리그를 먼 시선으로 구경만 하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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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천이두fc 김영호감독과 선수단 |
ⓒ 이종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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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강원도에는 2개의 실업 팀(강릉시청, 홍첨이두FC)이 있고, 5개의 대학 (관동, 상지, 세경, 한라, 한중)팀이 있으며, 고등학교 팀은 6개(갑천중고등학교, 강릉농공고, 강릉제일고등학교, 문성고등학교, 원주공업고등학교, 춘천고등학교)팀이 있다. 강릉제일고와 농공고는 전국에서 알아주는 축구 명문 팀으로 정평이 나 있고, 그동안 배출한 국가대표만도 함현기(현 묵호고등학교감독)씨를 비롯하여 설기현과 이을용 등 20여 명이 넘는다. 특히 갑천중고등학교는 지난 8월 달에 창단한 신생팀이고, 또한 강릉문성고등학교는 지난 해(2007년 5월)창단한 팀으로 전국대회 처음 출전(2008년4월)한 문화체육부장관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당당하게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한 팀이다. 한국 축구사에 창단 후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새로운 기록을 강릉문성고등학교축구팀이 만든 것이다. 축구의 고장 강릉시에 축구의 바람이 아니, 태풍이 불어올 조짐을 나타낸 것이다.
강원도 프로축구단 창단을 즈음하여 강릉 문성고등학교(교장 김익중)는 모교 축구팀에 적극적 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예로 지난 27일 강원도 강릉시 지현동에 축구 깃발을 하나 꽂은 것이다. 창단 1년, 그것도 처음 출전한 전국대회를 제패한 문성고등학교 축구선수들의 합숙소를 마련해준 것이다. 학교 설립자(정화국여사)를 비롯한 관계자와 지역 주민, 그리고 전국에서 모인 축구부 학부모 100여 명이 합숙소 개관식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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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고등학교축구부 합숙소 개관식의 테이프 절단식 |
ⓒ 이종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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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부 합숙소는 기존 문성학원 소유 원룸 건물을 리모델링해 4층 건물 연면적 530㎡ 규모로 지어졌다. 18개의 방을 선수들 숙소(3人 1室 사용)로 모두 사용하는 것이다. 또한 지난 23일 오후에는 학교 측과 동문회 학부모 등의 기부금을 모아 1억3,500만원 상당의 축구부 전용차량도 구입했다. 또한 축구선수들이 개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전용 웨이트트레이닝장도 10월 5일 개장을 한다.
전국의 신흥 축구 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강릉 문성고 축구부가 합숙소와 웨이트트레이닝 시설을 개관하고 축구선수 전용버스를 구입하는 등 강원도가 아닌 전국 축구 명문 고등학교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유재영 문성고축구부감독은 “개인적인 생활공간과 휴식이 보장된 쾌적한 숙소와 개인운동 시설, 그리고 전용차량이 갖춰지면서 앞으로 전국대회에서 더욱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현재 추진중인 학교 내 인조잔디구장 확충사업까지 마무리되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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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고등학교 김익중교장선생님이 축구부 전용차량의 무사고를 기원하고 있다 |
ⓒ 이종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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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강릉문성고등학교 축구부을 언급해본다.
2007년 5월 유재영 감독과 이규선, 서영석, 김현종 코치 그리고 10여 명의 선수가 강릉문성고등학교의 유니폼을 처음으로 입었다. 신갈고등학교 감독 시절 심판 판정에 항의 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격정지 1년을 받은 유재영 감독. 중동중, 고등학교 감독을 시작으로 신갈고등학교 감독을 하는 동안 우승제조기로 인정을 받은 유재영감독은 덕장이다. 선수들을 자식같이 여기는 마음은 다감한 말투에서 보여준다. 다른 축구팀과 달리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는 감독과 코치 선생님들한테 지도를 받는 문성고등학교 축구 선수들은 언제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연습을 하는 동안도 큰 소리로 선수에게 욕하고 윽박지르는 지도자가 문성고등학교 축구부에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선수와 지도자들은 그동안 숙소도 없이 더부살이를 하면서 1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오직 감독과 코치 선생을 믿고 강릉문성고등학교로 전학을 온 선수들과 타지에서 강원도 문성고등학교로 입학한 학생(3학년 10명, 2학년 15명, 1학년 18명)들이 문성고등학교 소속의 축구선수들이다. 이제 전국에서 강원도로 축구 유학을 오는 선수들이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아무튼 강릉문성고등학교 선수들은 숙소도 없고,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던 아픔을 우승의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강원도의 힘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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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고등학교 설립자 정화국여사와 김익중교장, 그리고 유재영감독과 선수들 기념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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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강원도는 힘의 고장이다. 강원도 사람들은 뚝심을 밑천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오고 있다. 굽이굽이 산길을 걷고 달리면서 몸이 강해지고 마음이 올곧아지는 경험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강원도 사람이다.
지난 베이징올림픽에서 강원도 출신 선수들이 딴 메달 수만도 6개나 된다. 그 중에서도 역도의 장미란과 사재혁은 바로 강원도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강원도 축구팀(강원FC) 창단과 함께 강원도에도 2009년에는 축구의 바람 아니, 태풍이 불어 강원도민들에게 활력과 기쁨을 전해주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