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4 산에서 落傷
2010. 1.5 폭설, 눈을 치우다가 허리 작살
2010. 1.7 교통사고 추돌로 입원
이것이 병인년 한상민의 병상일지의 시작이다.
1월과 2월을 병원과 한의원을 오고가다 동아마라톤을 달리는 것을 고민 끝에 참가하기로 결정.
2월 16일 대학로와 창동에 훈련 캠프 설치.
근 4개월만에 시작된 달리기는 런링머신에서 6.5km 부터 시작됬다.
늘어진 뱃살과 풀어진 근육은 걷는 것도 쉽지 않았다.
3월 7일 16km, 14일 14km, 16일 10km. 이것이 중랑천에서 연습한 전부다.
3월19일 저녁을 먹고 나니 뭔가 출출하다. 에라 모르겠다. 한동안 못 먹었던 닭강정이 땡긴다.
맛있게 얌얌 쩝쩝. 체중은 이미 물건너갔고 기분좋게 먹자. 그리고 꿈나라로~~~~~
3월 20일 일어나보니 밖엔 황사로 뿌~였다 못해 깜깜하다. 아~ 내일 뛸 생각하니 앞이 깜깜~하다.
윤문식 감독님말대로 워터로딩이나 하자. 열심히 물을 마셔본다. 그런데 이마저 잘 안된다.
완주에 대한 부담으로 잠을 설치다가 4시에 일어난다. 달그닥거리는 소리에 최영숙 마눌님이 짜증을 낸다. 밥도 안채려주면서 시끄럽다고 ....
고민 끝에 바지는 여름용클라이밍팬츠로 정한다. 모자는 햇볕을 감안해 아래 복장으로 달린다
처음 5km를 달려보니 32분, km당 6분 15초로 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든다. 여유를 갖고 을지로를 달린다. 그리고 청계천을 지나면서 조금씩 속도를 올려본다.오르막길은 끈기있게 내리막길은 경쾌(?)하게 달린다. 종로길을 접어들면서 길가에 응원나온 각 동호회의 회원들과 시민들의 응원 속에 힘이 들지만 달려간다. 지난 번에 다친 허리가 당긴다. 어깨는 너무 아프다. 발바닥, 발목, 무릎,옆구리가 돌아가면서 겁을 잔뜩 준다.
이것이 교통사고 후유증인가? 허리,어깨가 쑤셔댄다.
골드대회로 승격되서인지 예년에 비해 외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젊은 여성달림이들이 날씬한 몸매를 보여준다. 그런데 안경을 쓰지 않아서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사실 내 뛰는 것 때문에 별로 눈에 들지 않았다.
20km 지점에서 초코파이와 바나나를 뒤로 하며 25km 군자교로 달려간다. 동대문구청을 지나면서 점점 한게를 느낀다. 군자교에 있을 김주식(황도 복숭아를 준비한다고 했음)을 만나기 위해 마지막 힘을 낸다. 안경을 안써서 그러나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20km에서 먹지 못한 것이 후회막심이다. 김주식을 원망하면서 흑흑 나쁜 자식, 말이나 하질 말지, 나쁜 놈, 넌 친구도 아니야 하면서 슬슬 포기를 할까 망설인다. 교통카드가 없어서 전철을 못 타네. 조정란씨가 나를 지나가는데 부를 힘도 같이 뛸 힘도 없다.
27km에서 기다린다는 양재수의 댓글이 머릿 속에서 번쩍 떠올린다.
보라매클럽 깃발이 보이고 앵재수가 "형님"하면서 부른다. 건네준 꿀물을 쪽족 빨고 또 빤다. 그래도
한방울도 아깝다고 쪼~옥 빨아댄다. 이젠 32km가 목표다.
그런데 너무너무 힘들다. 체력이 100km 뛸 때보다 완전히 바닥이다. 30km에서 물과 스포츠음료로 보충을 하지만 밑빠진 항아리다.
15km부터 아팟던 허리와 어깨는 참으로 고통스럽다.
엥~! 32km에서 있어야할 자봉팀이 안보인다. 맥이 빠져서그냥 걷는다. 그래도 마지막 한방울 남은 에너지로 뛰어 본다. 드디어 나쁜 시력이지만 뿌엿게 우리 도봉 팀이 보인다. 아~~!! 드디어 꿀물과
특수 제조된 비장의 무기를 마신다.
그렇지만 다리는 천근만근. 뛰다가 그냥 주저 않는다. 33-34는 9분 40초,오~매!! 5시간에 못 들어간다는 느낌에 조금 뛰어 본다,
도봉! 도봉! 외치는 소리에 손을 흔들어준다. 힘들게 잠실대교를 지나간다. 이제 남은 거리는 5km 모로가도 간다. 걷지말자고 다짐하지만 마음만 그렇지 몸은 그냥 걷는다.
드디어 40km. 서효순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남궁청완님은 어디 있냐고 묻는다. 아니 봤다고. 아니 못봤다고...
마지막 2km 힘을 내서 잠실로 들어선다.
이정근 회장님, 서재근, 김상훈의 화이팅 소리에 마지막 힘을 내서 들어온다.
들어올 때 물을 챙겨오라는 마눌님의 엄명에 4개를 집어들고 보조경기장을 나서니 최영숙 마눌이 반갑게 맞아주면서 입맞춤을 해준다. 그것에 힘든 것이 싸~악 사라진다.
중도 포기자들 모두 나오라고 목에 힘준다.
이것으로 2010년 첫 단추를 꿰웠다. 부상없이 꾸준히 연습을 해서 옛날 옷을 입도록 해야겠다.
자주자주 나와서 잃어버린 건강도 찾아야겠다.
뛸 때 아팟던 허리는 많이 나아졌지만 어깨는 참으로 고질이다.
음성마라톤에서 하프로 나를 이끌도록 해야겠다.
아! 그리고 알았다. 내 엄지발톱이 죽은 이유-도로 중앙선에 있는 발광등을 발로 차서-를, 너무 완주에 대한 페이스를 잃지 않으려다가 그냥 쾅 찍어버렸다. 풀코스 26번 뛰면서도 100km를 세번 뛰어도 건재했던 엄지 발톱인데.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너무힘들다보니 지나가는 한상민씨는 뚜벅뚜벅 힘들어보이지않고 잘튀어가시던데...전철패스가 없어서 다행이네요. 저도 이번에 힘들다는생각이 너무 많아서 다신 안하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이런생각이 몇칠이나갈지모르겠네요.
고생하셨습니다 열심이 후년하여 예전 몸매 유지하세요
고생 많이 했습니다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신분도 힘들지만 그 몸매로() 완주하신 한상민씨에게 를 보냅니다 짝짝짝
ㅎㅎㅎ잼나요... 고생 많이했네요..~~~^^*
고생많이 하셨군요.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훈련하여 언제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즐런하자구요.빠른회복 바랍니다.
몸은 무거웠지만 풀코스 25회 완주자의 구력으로 끝까지 달린 것 같네요. 울트라마라톤 할때처럼 연습해서 가볍고 즐겁게 완주하기를 바래요.
앞에서 잘도 뛰시던데 엄살은 그래도 도마클에서 나의 로망은 한상민 그대입니다 화이팅^_^*****
언제나 포기하지않는 당신의 그모습이 당당하고 아름답습니다,,,,근데 주로에서의 모습은 도봉소방대원 같습니다.
병인년 출발은 최악이였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완주을 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성치않는 몸에 완주하시느라 고생많았습니다 완주를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