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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이렇게 복잡한 텐트를 어떻게 쳐. 그냥 비박하는 게 낫지 않겠어?”
지프 트렁크에 잔뜩 실린 오토캠핑 장비를 내리자 일행 모두 입이 떡 벌어진다. 늘 인원수에 딱 맞는 ‘전투용 텐트와 취사장비’를 가지고 다니던 기자 일행에게 취침공간 외에 생활공간과 햇볕 가리개 타프까지 갖춘 가옥형 대형 텐트는 낯설 수밖에 없다. 텐트를 설치하고, 타프를 띄우고, 거기다 취사용 테이블에 쌍버너를 얹고 테이블에 의자까지 세팅하고 나니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난다.
재도전만에 오른 강원 오지의 명산
“그래도 좋긴 좋은데. 서서 걸어 다닐 수 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가 아름드리 소나무 숲 속에 텐트를 치고 여유를 누리며 마음 놓고 취사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바로 옆 텐트는 부부 두 사람만 단출하게 캠핑을 즐기고 있다. 가족이 더 있다면 애완견 두 마리. 이러한 호젓함은 캠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일 게다.
위쪽으로 멀찌감치 떨어진 텐트 역시 한 가족이었다. 아래쪽 부부 텐트는 작은 모닥불을 잠시 피웠다가 텐트 안으로 들어가 모든 일을 해결하는 반면 위쪽은 시끌벅적이다. 고기와 소시지를 굽고 찌개를 끓이고…. 이것 또한 캠핑의 즐거움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취사야영이 허용되던 1990년까지만 해도 등산의 즐거움 중 하나가 캠핑이었고, 밥해 먹는 재미였다. 그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는 게 오토캠핑이다 싶어졌다.
그런데 우린…. 기껏해야 삼겹살에 김치찌개가 전부이니. 황원선씨는 느닷없이 오토캠핑 취재산행에 동참한 김영미(강릉대 OB)씨에게 “앞으로 잘해 보자”며 의기투합을 요구하지만 글쎄, 텐트 치는 서투른 모습이나 밥 짓는 데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틀림없이 봤을 텐데 또다시 함께 산에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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