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버지 방 빈첸시오씨가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아들 인규씨를 면회하고 있다. | 실직과 함께 갑작스런 아내 죽음 등 시련 입사한 아들 백혈병에 치료비 없어 막막"이대로 데려가실 순 없어요…." 서울 한 종합병원 지하 식당. 방 빈첸시오(58)씨는 밥을 먹다가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안경을 벗었다.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닦아낸다. 그의 옆에는 아들(방인규, 토마스 데 아퀴노, 29)의 속옷이 놓여있다. 방씨는 요즘 오전에 백혈병으로 병상에 누운 아들을 면회하고, 오후에는 건강식품을 팔러 다닌다. 아들을 만난 후에는 늘 빨랫감이 그의 손에 들려있다. 그는 한나절 내내 후배 회사들을 방문해 고개를 숙이며 물건을 팔다가, 집이 아닌 후배 집으로 퇴근할 때는 먹먹한 슬픔이 밀려온다. 남들 버는 만큼 벌었고, 부족한 것 없이 넉넉하게 살았다. 본당에서 한창 부회장, 선교분과위원장 등 사목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면서 따뜻한 손을 내어줄 줄 아는 그였다. 그의 아내도 자모회장, 어머니교사회, 반장, 구역장 등 본당 살림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버리고 팔방으로 뛰어다닐 정도로 헌신적이었다. 그러나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방씨는 1998년 IMF 한파를 비켜가지 못했고, 그때부터 가정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실직의 아픔을 털어내고 컴퓨터 관련 사업을 시작했지만 연거푸 사기를 당하면서 길바닥에 나앉았다. 그러던 중 당뇨 합병증을 앓던 아내가 급작스레 쓰러지더니 세상을 떠나버렸다. 빚에 허덕였던 방씨는 보증인인 아내가 떠나자 아내 명의로 돼 있던 아파트를 경매처분 당하고, 모든 금융거래를 정지 당했다. 결국 빚은 산더미로 불어나 파산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아내와 집을 잃은 방씨는 주변 사람 도움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다. 대학생 아들은 학교 동아리방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아들은 비좁고 찬 동아리 방에서 잠을 청하면서도 본당 청년회장을 비롯해 지구 청년회장 등을 지냈다. 부자는 다시 시작하자며 고통스런 마음을 달래며 기대어 살았다. 아들 방씨는 대학 졸업 후 자신이 원하던 공연 기획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입사 이틀 째 신체검사를 받고 급성 백혈병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병상에 누워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방씨는 뜨거운 눈물로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렇게 2년간 입원해 치료를 받다 지난해 말부터 통원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백혈병이 재발했다. 이제는 골수이식 수술을 기다린다. 그러나 이들을 가로막는 건 돈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없다. 지금까지 치료비로 몇 억원을 쏟아부었고 이제 마지막 관문일지도 모르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 5000만 원을 준비하라는 의사 말에 앞이 캄캄할 뿐이다. 서울대교구 사무처장 안병철 신부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며 가정을 잘 지켜온 이들이 어려운 상황에 닥쳤다"며 "독자들이 청년의 꿈이 깨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성금계좌(예금주: 평화방송)
국민은행 004-25-0021-108 우리은행 454-000383-13-102 농협은행 001-01-306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