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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오씨 대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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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댁 손자 글방 스크랩 영양(英陽) 삼양식당
오대댁손자 추천 0 조회 105 07.11.27 11:09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지난 토 일요일 (11-24/25) 시사(時祀)를 지내러 고향에 다녀왔다.

보통 시사(時祀)라고 부르지만 묘사(墓祀) 또는 묘제(墓祭)가 맞는 말이다.

요즈음은 추석에 산소 다니는 것으로 대신하지만

원래 묘제(墓祭)는 음력 10월 상달에 지내는 것이 우리 전통이다.

 

다른 해에는 필자의 조부모 산소만 돌아 보았지만 올해는 파조(派祖)의

묘제(墓祭)에 다 참여하자고 집안 의론이 돌아 거기부터 갔다.

같은 묘역에 아래 대 분들이 더 계시고, 필자의 조부모 산소야 당연히 가야 하고,

오는 길에 산소를 실전(失傳)하여 단(壇)을 쌓은 곳까지 들르니,

이번에 절한 조상이 배위(配位)까지 합쳐 무려 열 다섯 분이다.

 

이렇게 어른 분들 무게에 눌려 정신이 어찔어찔 한데, 묘사와 주변 고적

찍은 사진이 거의 300 장이다 (1기가 메모리가 다 찼음). 반쯤 지우고

나머지만 정리해도 한참 걸려, 도중에 배가 고파 우선 먹는 사진부터 올린다.

 

경북(慶北) 북부지방 먹거리에 대하여 대개들 흉을 본다.

특히 음식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호남 사람들은 묘한 표정을 짓는다.

경북 북부 산골 음식이 맛이 그다지 없는 것은 필자도 인정한다.

 

이럴 때 표준설명은 다음과 같다.

경북 산골은 물산이 풍부치 않아 재료가 없어, 음식이 발달하지 않았다.

 

그대로 인정하는 데는 자존심 문제가 따른다. 다른 지방에서 뭐라고 하던

이 지역 사람들은 더 그럴 듯한 설명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필자가 연구(?)해 낸 이론은 다음과 같다.

 

 

거무구안 식무구포 (居無求安 食無求飽)

 

잠자리에 편안함을 구하지 말고, 먹는데 배부름을 원하지 말라는 뜻으로

논어(論語)에 나온다. 공자(孔子)는 잠자리와 먹을 것 챙기는 사람치고

훌륭한 선비를 일찍이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경북 북부가 우리나라 유교의 중심지로 성현의 도를 좇다 보니

식무구포(食無求飽) 공부 열심히 하다 보니 먹을 것 안 챙긴 것 뿐이지,

없이 살아 그런 게 아니다 라는 것이 필자가 개발한 논리다.

 

으음 이렇게 말하니 다른 데 사람들은 공부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뜻이 되어 버린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뭐 원인이야 어쨌던 이 지역 음식 맛이 딸리는 것은 사실이다.

헛제밥도 한 번은 몰라도 거푸 먹을 일은 아니다.

안동 칼국수는 필자는 입에 길들여 졌지만 별맛 없다면 할 말이 없다.

안동 찜닭은 요즈음 갑자기 나온 것으로 이 지방 전통이 아니다.

 

전라도는 아무 식당이나 다 맛 있는데 이쪽은 어딜 가도 좀 그렇다.

그 중 이번에 들른 영양읍 삼양식당 산채 비빔밥이 괜찮길래 소개한다.

필자도 요즈음 이것 저것 먹어 보았으니 필자가 괜찮다면 괜찮은 것이다.

 

 

방안

 

 

4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옛날 여관,식당, 역전 앞 하숙방이 저랬다.

진보한 것은 형광등이다. 옛날에는 벽 칸막이 위에 구멍을 내어 거기 백열등

알다마를 전등 갓도 없이 매달아 두 방이 같이 쓰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구석에는 비닐로 싸 놓았지만 에어컨으로 보이는 물건도 있다.

안쪽 왼편에 걸린 사진은 반변천과 청기천 두 냇물이 합치는 장면일 것이다.

 

 

같은 장면 필자가 찍은 사진

 

 

개두릅

영양(英陽)은 깊고 깊은 산골이라 다른 물산은 몰라도 산나물이 향기롭다.

 

 

 

곰취

 

 

곰취로 쌈은 많이 싸 먹어 보았지만 이렇게 저려 놓은 것은 처음이다.

 

 

 

고등어 자반

 

 

안동 간고등어는 이제 전국적 유명 상표가 되었다.

안동은 내륙이니 고등어가 잡힐 리가 없다.
바닷가에서 잡은 고등어를 태백준령(太白峻嶺) 넘어 등짐지고 가져오면

안동에서 염장을 지른 곧 소금을 친 것이다.

 

 

나물국

 

 

경북 북부는 콩가루를 많이 쓴다. 심지어 송어 회집에 갔더니 콩가루를

묻혀 먹으라고 한다. 이 유행-콩가루 묻혀 먹는 일은 서울에도 간혹  보았다.

 

 

제육볶음

 

 

옛날 우리나라 시골에서 돼지는 아무 때나 잡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산중은 큰 일 때 한 두 점 얻어 걸릴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지역도 한우(韓牛)와 돼지를 특화하여 키우니 질 좋은 고기가 나온다.

고소하고 씹히는 맛이 좋다.

 

그 외 돌솥밥이 나왔으나 특징이 없어 찍지 않았다.

 

 

사돈지 쓰던 할머니

 

 

 

할머니가 이것 저것 챙겨 주면서 옛날 사돈지 썼노라고 슬쩍 말한다.

요즈음 잘 모를 텐데, 사돈지란 글자 그대로 사돈 댁에 특히 안으로

(여자들 끼리) 오가는 편지다. 따라서 잘 못 쓰면 집안 뿐 아니라

온 동네가 우세를 할 수 있으니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서

문장력이 가장 뛰어난 아주머니 또는 할머니가 대신 쓰곤 했다.

 

글체는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속미인곡, 관동별곡에 나오는 그대로다.

옛날 할머니들 공부란 것이 그런 가사들 보고 베끼고 또 외우는 것이었다.

따라서 사돈지 썼다는 말은 글 좀 했고 그걸 또 남이 알아 줬노라고

은근히 과시하는 뜻이 담겨있다.

 

이제 사돈지는 쓸 사람도 없고 받아 보아야 읽어 낼 사람도 없을 테니

우리 국문학의 아름다운 전통이 사라진 것 같다.

 

삼양식당 명함

 

 

 

안동 강변 매운탕

 

올라 오며 안동 시내에서 매운탕을 들었다. 내용은 우리나라 어디나

비슷하여 역시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꽤 먹을 만 하다.

쏘가리, 메기 등등 여러 종류 있으나 필자 일행은 잡어를 시켰다.

왜냐하면 쏘가리, 메기는 양식이 되지만 잡어는 양식하지 않을 테니.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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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11.27 11:36

    첫댓글 아름다운 묘사길이 되셨습니다 내심 조금 부럽구요 담백한 경상도음식 비교를 한다면 건강식품 웰빙쪽으로는 영양쪽이 한수 위인듯합니다 아름다운 사진 멋지군요 음식보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움이 좋지않을까요?기대됩니다 1 기가 모두 보여주십시요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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