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술을 몽땅 마셨습니다.
못난 짓인지는 알지만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친구녀석이 그녈 불렀군요.
녀석이 내 어깰 두드립니다.
그녀에게 맞잔을 권했습니다.
붉어진 그녀의 뺨이 설레이네요.
그녈 바래다주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딴 생각에 골몰한 듯한 그녈 보자..
그녀의 꽉 다문 입술을 보자..
주책맞게
눈물이 나오려 하네요.
"들어가.."
겨우 한 마디만 하고,
얼른 돌아섰습니다.
"응"
간단히 대답하는 그녈
보며
아무말도 하지 않는게 다행이다 싶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담배를 피웠습니다.
담배 연기에 눈이
맵다.
손등으로 눈물을 훔칩니다.
그녀
부질없는 기대를 했어요.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갔던 술자리
그가 있었어요.
그가 권하는 몇 잔을 마셨죠.
그가 절 바래다 준대요.
웬지 모를 희망이 생겨요.
"들어가.."
건조한 한마디에 힘이 빠져요.
"응"
대답하는 내 목소리에
떨림이 없진 않았는지
먼저
등을 보이는 그를
생각하며
그의 무심함을 원망해 봐요.
괜시리 눈물이 나요.
그의 뒷모습을 보고 싶지만
난
그의 여자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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