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일
오늘은 하밀까지 6시간의 장거리를 버스로 가야한다.
돈황 시내를 벗어나니 사막을 가로지르며 끝 없는 지평선을 달린다. 화장실은 노천화장실이다. 모래둔덕에 남녀로 갈라져 버스를 사이에 놓고 볼 일을 보니 서로 쳐다보며 웃는다.
드디어 도착한 '하밀' 실크로드길이 남쪽으로가는 길과 북쪽으로 가는 길로 나누어지는 지점에 위치한 인구 40만의 도시다.
돈황시가 있는 '감숙성'보다 하밀의 신장성이 기름이나고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시의 모습도, 사람들의 모습도 한결 윤택해 보인다.
'파르툰' 초원지대 관광을 나섰다. 천산 북로길을 따라 버스로 한시간 30분을 가니 '천산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섰고 멀리 높은 산엔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계곡을 따라 푸른 초원에 무리지어 예쁘게 핀 야생화, 그 곳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 양, 말들,지금까지 회색빛 사막만 보다가 초록빛을 보니 마음이 즐겁다.
천산산맥의 물이 녹아 흐르는 계곡에 발도 담구고 수석도 하나 줍다. 그런데 아침부터 열이나고 목이 아프다는 남편이 저녁이 되자 더 심해져 약도 사먹고 냉찜질도하고 소문을 내니 여기저기서 좋은 약이라고 먹어보라고 갖다 주고... 서로가 한 식구됨을 느낀다.내일은 거뜬히 낫기를 기도하면서 오늘도 마무리.
돈황에서 우루무치로 가는 길(뒤에 천산산맥이 보인다)
마귀성의 쌍두마(사진 오른쪽)
7월 4일
하밀의 아침을 맞이하다. 남편의 펄펄 끓던 열도 좀 내리고 목구멍은 여전히 아프지만 열은 나지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바람이 많이 불면 귀신의 곡성이 들린다는 '마귀성'관광.
사막속에 바위들이 오랜 세월동안 풍화작용으로 인해 갖가지 모양을 보이는 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성터 흔적만이 옛사람들이 살았음을 말해준다.
차를 돌려 '선선'이란 작은 오아시스 도시에 닿았다.사막의 고운 모래가 산을 이루고 형언 할 수 없는 새로움이다.
사막전동차를 타고 높은 모래산을 오르니 뜨거운 열기와 뜨거운 모래 위에 서서 파란 하늘과 눈 아래 백양목 숲속의 오아시스 마을이 정겹게 다가온다.전동차를 타고 사막 위를 쾌속으로 작은 모래산을 오르내리니 "와, 하는 함성이 절로 나온다.
새로운 체험에 가슴마져 뜨거워져 온다.
'서유기' 소설 속의 무대인 '화염산' 아래라 그런지 손오공,삼장법사, 저팔계등을 모래로 조각상을 만들어 놓고 관광객을 부른다. 사진 한장을 남기고 '투루판' 으로 내려오는 길엔 끝 없이 이어지는 '천산산맥'과 사막, 저녁놀에 붉게 물든 '화염산'의 장관과 늘어 선 모래산, 바람이 만들어 낸 조각같은 형상 앞에서 필설로 다 표현 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투루판'에 도착하여 식사 후 호텔 체크 인. 밤속으로....
사막전동차도 타고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들
7월 5일
'투루판'
오아시스의 도시 , 중국에서 가장더운 곳이며 해발보다 150여m 가 낮으며(세계에서 사해 다음으로 낮음)
뜨거운 햇빛과 낮은 습도로 포도와 멜론의 당도가 월등히 높고
위구르족이 80%이상 차지하며 이슬람 문화와 어루러져 색다른 분위기다.
'고창왕국'의 유적지 '고창고성' 황량함속에 고대인들의 생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사원과 궁전 유적만이 형태를 알아 볼 수 있을정도로 파손 돼있다.
'교하고성'도 고창고성과 같은 시기에 비슷한 형태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교하고성은 문화유산으로 등재 되어있다.
실크로드 천산 남로의 중심이며 교통의 요충지였던 곳.
'소공탑' 투루판 시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이슬람양식의 특이한 탑이다.청나라 때 어느 왕이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함. 너무나 더워서 가까이 가지도 않고 사진만 찍고 내려 옴. 신장성에서 제일 유명한 유적이라던데도 불고하고/
'천불동' 화염산 중턱에 위치한 불교석굴 사원의 하나다. 그림을 통해 불법을 전파하려했던 흔적의 그림들이 굴마다 천연색으로 그려져있다.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아스타나 고분' 고대 고창왕국의 귀족들의 묘지이며 건조한 사막인고로 미이라가 많이 나온다 함.
'칸얼정' 천산산맥에서 눈 녹아 흐르는 물을 받아 200k가 넘는 곳에서부터 땅 속으로 그 물을 받아 수로를 만들어 생활용수로 씀.
(땅 위로 수로를 내면 뜨거운 열기로 다 증발되어 버리기 때문에 지하로 팠다함)
뜨거운 열사에서도 살아 남기 위한 인간들의 지혜와 땀과 눈물이 느껴진다.
투루판은 연간 강수량이 10 미리 정도에도 도시를 이루며 오랜 날을 살아 온 사람들이 경이롭다.
섭씨 46도의 햇빛 아래서( 습도가 낮아서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함)관광을 하느라 지친 나그네는 사막길을 달리다 길에서 사 먹는 수박,멜론의 그 맛은 형용하기 어렵다.
내일은 마지막 여행날이다 우루무치로 가서 천산을 들렸다 시내를 구경하고 공항으로 갈 예정.
아, 어서 자야지.
우루무치로 가는 길
저녁놀을에 물든 화염산
교하고성 터
화염산 중턱에 있는 천불동굴
소공탑(신장성 최고의 유적)
7월 6일
서둘러 천산산맥에 있는 천지에 가는 날이다.
계곡에 들어서니 서늘한 기운이 상큼하고 흰눈 녹아 흐르는 계곡물이 년 중 최고의 수량인듯 힘차게 흘러내리고 오랜날을 그 곳에 뿌리를 내리고 우뚝 선 가문비나무 숲, 이름모를 야생화가 흐드러지고 케이블카는 힘겹게 천산을 오른다.
천산천지는 백두산 천지의 삼분의 일 크기라지만 가문비나무 숲과 야생화, 멀리 흰 눈을 이고 섰는 산 봉우리들....감탄사가 절로나온다. 그래서 "와 와 관광"이라나?
유람선을 타고 천지를 한 바퀴 돌고, 하산 길은 걸어서 내려오는데 우뢰같은 굉음과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쏟어져 내리는 폭포수는 정말 장관이다. 지금까지 회색빛 사막과 뜨거운 날씨에 찌든 몸과 마음이 날아 갈 듯 가벼워진다.
하산하여 시내관광을 하려는데 우루무치 시내에서 어젯밤에 폭동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단다.
어쩐지 거리가 한산하고 상가들은 문을 닫고 음산한 분위기였구나.
시내관광과 바자르(시장) 관광은 취소되고 전신 맛사지로 호사를 하고 우루무치 공항으로 이동하여 4시간 10분의 비행 끝에 인천공항에 내려 대전으로 오다.
천산천지 (멀리 만년설이 보인다)
천산의 폭포
첫댓글 여행 즐거우셨겠어요. 천산의 폭포 장관이군요. 즐감하고 갑니다.
백두산 천지보다는 훨씬 못하다고 하대요. 백두산천지처럼 장엄하진 않더라고요.
밀향님 따라 무임승차로 실크로드 여행한번 잘 했습니다 감사 합니데이~~
졸필에도 댓글 달아주시니 고맙습니다. 늘 안녕하시기를 빕니다.
'와, 와 관광'이라는 말씀에 공감! 우루무치 사태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났다니, 한동안 여행 규제가 있을 테지요. 때맞춰 잘 다녀 오신 것 같습니다. 규모의 대단함에 놀라고, 아는 분들이라 남편까지 불러 둘이서 잘 보았습니다. 부군께서 아프셨다니, 마음이 쓰이셨겠어요. 작년에 갔던 서지중해 여행에서 저는 3kg이 늘고, 남편은 3kg이 줄었어요. 남자들이 여행에 더 약한 모양이지요? 아니면 우리 여자들이 억척스러운 건가?! 섭씨 46도인데도 습도가 낮아, 그늘에 들어가면 서늘하다니 놀랍습니다. 비용은 얼마나 드셨는지요? 우리도 가 보고 싶어
밀향님의 또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기행문이라는 게,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대충 사진만 올리면 싱겁고, 그렇다고 너무 자세한 지역정보를 올리면 지루하고, 적당히 섞어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가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데 밀향님이 쓰신 글은 저로 하여금 가슴이 설레도록 가고 싶게 만드는군요. 사람을 알아가는 기쁨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밀향님!
칭찬하신걸로 알고...감사합니다. 사진 올리는법도 배울겸 올려봤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