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0일 일요일 오후 전남 목포시 하당신도심에서 만난 미니스톱
점주인 김모씨(43). 그는 다짜고짜 “편의점 장사 하면서 없던 병만
생겼다”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본사가 임차한 점포(ML타입·
본사가 마련한 점포에서 가맹점주가 경영하는 형태)를 인테리어비,
시설비, 운용자금을 포함해 4,000만원을 넘게 들여 위탁운영 계약을
맺고 지난해 10월부터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다.
점포문을 연 지 9개월이 지난 현재, 몸과 마음이 다 지친 상태다.
6개월 넘게 야근을 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된 데다 홧병을 얻어 간까지
나빠졌다는 그는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도 연신 줄담배를 피워댔다.
“편의점 가맹점주는 회사 점포를 단순히 관리해주는 관리인에 지나지
않아요. 뭐, 남는 게 있어야죠! 2년 계약인데 위약금을 물더라도 그만
두던지 해야지 원….”
예전에 식당을 운영해오다 목포 신도심지인 하당신도시에 편의점이
대거 출점한다는 소식을 듣고 상권이 형성되면 돈벌이도 좋아질 것을
기대했던 그는“병원에 입원하고 싶어도 당장 편의점을 비울 수 없어
오기로 버티는 중”이라고 말했다.몸은 몸대로 상했지만 벌이도 시원
치 않아 너무 억울한 나머지 의사소견서를 본사에 올려 대책을 호소해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장사라도 잘되면 그나마 좀 낫겠지요.하지만 편의점 본사에는 무슨
말을 못해요.해결책을 찾아주기는커녕 신규 가맹점 유치에만 혈안이
돼 있거든요. 돈 되는 곳이라면 거리에 상관없이 출점하는 통에 기존
가맹점주들만 죽어납니다.”
반경 100미터 안에 편의점 8개 난립
하당신도심은 목포시 하당동, 부흥동, 상동, 신흥동 등 일대로 지난
5년 전 상동,하당동 일대를 중심으로 1차 신도심지가 조성됐고,최근에
는 부흥동, 신흥동을 중심으로 2차 신도심지가 조성되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권이 차츰 형성되면서 차츰 유동인구를 확보
해 가고 있다. 목포시 인구 24만여명 중 하당동 인구 8,000여명을
포함한 하당신도심의 인구는 6만명에 육박한다. 수요가 급증하자
편의점 출점경쟁이 다른 곳보다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한국편의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전라남도,특히 목포지역은 미니스톱
이 출점경쟁에서 적극적인 편이다.지난해 미니스톱은 전라도에만 87개
신규 점포를 출점시켰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인 30개 점포가 목포
지역에 몰려 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은 12개, 훼미리마트는 4개를
출점시키는 데 그쳤다.
목포지역의 편의점 수는 2002년 말 46개에서 올 5월말 현재 52개로
다시 늘어났다.같은 기간 전남지역에 신규 출점한 12개 편의점 가운데
절반이 목포지역에서 문을 연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하당신도심에 절반
이상이 몰려 1년 사이 반경 100미터 좁은 지역에 편의점이 8개씩이나
문을 열었다.
그러나 1년 전만 하더라도 하당신도심의 편의점은 물이 좋았다.한
미니스톱 점포는 담배판매량 100만원을 포함해 하루매출이 2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매출이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5월, 20미터가 채 안되는 거리에 세븐일레븐이 들어
서면서 이 가게의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고, 9월에는 길 건너편에 미니
스톱과 세븐일레븐 그리고 개인편의점 등이 줄줄이 들어서 주변 100
미터 안에 4개 편의점이 아예 문을 열었다. 사정이 이 지경이 되자
이 편의점은 하루 매출이 불과 30만원 남짓한 수준으로까지 추락
했다. 그러나 그후로도 출점은 계속돼 추가로 3개의 편의점이
새로 들어섰다.
인근에 위치한 또다른 미니스톱 편의점은 푹푹 찌는 한여름 날씨인
데도 출입문을 활짝 열어 놓은 상태다. 매출이 너무 부진하다 보니
이젠 냉방비용도 부담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 편의점의 점주는 매출
이 나지 않는 탓에 처음 만난 기자에게 하소연을 쏟아냈다.
“위약금 1,500만원을 물더라도 이젠 그만두고 다른 사업을 해볼 생각
입니다. 하루 매출이 적어도 130만~140만원은 돼야 하는데 편의점이
인근에 계속 생기다 보니 현재 매출은 100만원도 안되고…. 휴~”
“불경기 탓이겠거니 하고 계속 버티다간 그나마 편의점 가맹비 등
으로 들어간 돈마저 그대로 날릴 판”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일로가 되자 이 지역 미니스톱 점주들은 본사의
과당, 중복 출점에 대한 항의 표시로 서명운동까지 벌였을 정도다.
이들은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그래도 뾰족한 수가
없자 가게를 하나둘씩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한 편의점 업주는 “본사의 상권
선점 과열현상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2년 전 세븐일레븐이 이 지역에 출점할 움직임을 보이자 미니스톱은
더 많은 매장을 출점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목을 선점하겠다는 생각
이었죠. 점포 임대료가 결코 싸지도 않은데 편의점은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났어요. 특히 전라권에서 출점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미니스톱
은 골목마다 매장을 오픈시켰어요. 기존 점주들은 다 죽더라도 일단
찍어놓고 보자는 심산이죠.”
동일한 상권 안에 같은 이름의 편의점들이 줄줄이 들어서다 보니 점주
들만 죽어난다는 푸념이다. 사정이 이 정도이다 보니 다른 편의점
브랜드는 아예 발도 못붙일 지경이다.
지난해 5월 세븐일레븐은 목포에 첫발을 디뎠다가 큰 낭패를 보았다.
세븐일레븐 목포 1호점을 경영하고 있는 점주는 가맹계약 경쟁이 미니
스톱보다 심하지 않다는 말에 쉽게 편의점 경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편의점을 여섯개의 미니스톱 점포가 에워싸고 있으니 장사
가 될 턱이 있는가. 최근 하당신도심에 들어선 7개 세븐일레븐 점포
가운데 이미 한곳이 1년도 채 안돼 철수했고 2개가 추가로 폐점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7월21일 오전 목포지방노동청 앞에 위치한 세븐일레븐은 말 그대로
파리가 날리고 있었다. 가게 문을 연 지 불과 1년도 못되어 매출부진
때문에 문을 닫았고, 매장 내부에는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인근
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김모씨는“하당신도심지에 편의점이 너무 많아
매출이 나오지 않았다”면서“하루 매출이 50만원이 채 안됐던 것
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가 취재한 목포 하당신도심지 1킬로미터 내 편의점 수는 어림
잡아 15개. 편의점 상권이 평균 250미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무려
4배에 육박하는 편의점이 좁은 상권을 갈갈이 나눠 먹고 있는
형국이다.
부산 서면 1번가에만 LG25 14개점 영업중
2002년말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부산시 전체 인구는 374여만명.이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은 차지하는 42여만명이 부산진구에 몰려 살고
있다. 올 5월 현재 부산에 있는 편의점수는 총 475개.
지난해 말 426개에 새롭게 49개 점포가 추가됐다. 이 중 가장 많은
13%에 해당하는 63개 편의점이 부산진구에 몰려 있다. 또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서면지역인 부전동 일대에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공격적인 출점을 벌이고 있는 편의점은 LG25.
1992년 부산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이래 신규 출점 수를 꾸준히 늘려
온 LG25는 지난해 말까지 125개 점포를 거느렸다. 이에 비해 훼미리
마트는 106개, 세븐일레븐은 110개.
그러나 부산에서도 편의점 최고 밀집지는 서면 1번가 일대로 꼽힌다.
이곳에 LG25 편의점이 무려 14개나 영업을 하고 있을 정도다.
7월21일 오후, 서면 1번가 일대는 젊은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인근에 재래시장과 롯데백화점이 자리를 잡고 있을 정도로 대형
상권을 이룬 곳이다. 목포지역에 비하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둔 것이긴
하지만 이 지역도 대략 1킬로미터 반경 안에 20여개 편의점이 포진
하고 있다. 훼미리마트와 바이더웨이가 각각 2개 정도고 나머지는
모두가 LG25 일색이다.
바이더웨이와 길 하나 사이에 둔 LG25 점주 이모씨(46)는 “전국 매출
1위가 이곳에서 나올 정도로 장사가 잘되는 만큼 편의점 경쟁도 치열
하다”면서 “편의점 업체가 위탁가맹보다 순수가맹을 선호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매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훼미리마트와 마주하고 있는 세븐일레븐 점주는 “그나마 길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것은 그대로 나은 편이지만 같은 길 쪽으로 몇십
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편의점이 연달아 위치해 피를 말리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지역 편의점 업계는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최근 1년간 점포당
매출은 18%나 떨어졌다. 그러나 점포수는 오히려 124개가 더 늘어
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부산 전체 편의점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8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 941억원으로 늘어났으며,올해 하반기에는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은 1년 사이
직영점·가맹점 불문하고 18% 안팎으로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영점의 평균 매출은 20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가맹점은152만원
에서 124만원으로 줄었다.
부산지역 편의점을 업체별로 보면 LG25와 훼미리마트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세븐일레븐이 그 뒤를 뒤쫓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지난 1년 사이 새로 문을 연 편의점 가운데
직영점은 3곳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맹점이었다”며 “올해 하반기
에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편의점 83개, 전국 최고
7월30일 저녁 퇴근시간, 강남구 역삼동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인근에
있는 편의점 훼미리마트(직영점)를 드나드는 사람 수가 시간당 무려
60명을 넘었다. 지난해 전국 편의점 점포당 1일 평균 고객수 674명
보다 2배 가량 많은 수치다.
3명의 점원이 고객 응대에 부산함을 떨어 보지만 힘겨운 표정이다.
이 편의점 점주는 “역삼동은 오프스타운이면서 유흥가가 밀집된 지역
이라 주야간 고객들이 끊이질 않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낮시간대에도 인근 직장인들의 왕래가 빈번한
데다 주변에 대형호텔이 자리잡고 있어 유동인구가 특히 많은 곳이다.
이면도로에는 주점, 바 등 유흥음식점들이 즐비해 밤 시간대에도 입점
고객은 줄을 잇는다고 한다.
그러나 물이 좋으면 고기가 꿰는 법. 이곳 또한 최근에는 가열된 출점
경쟁으로 점주들의 탄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 있는 세븐
일레븐 편의점의 한 점주는 “약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훼미리마트
두곳을 포함해 가까운 지역에 7~8개 편의점들이 몰려 있다”고 설명
했다.
90년에 서울 역삼동에 첫 출점을 시작한 훼미리마트는 그 후 강남지역
편의점 수를 75개까지 늘렸다. 세븐일레븐도 역삼동에 15개 편의점을
포함해 강남지역에 88개 편의점을 출점했다.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에서 영업중인 편의점들은 모두 6,259개. 이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여개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불과 넉달 전인 지난해 말에 비해 200여개가 늘어난 수치다.
국내 최대 상업지로 꼽히는 강남구의 경우 올 5월 말 현재 316개의
편의점이 포진하고 있다. 그 뒤를 서초구(203개), 송파구(134개)가
잇고 있다. 동별로는 역삼동(83개), 서초동(81개), 대치동(42개)
순이다. 편의점이 가장 많은 5개 동 가운데 4개가 강남구에 속해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해서 인구가 54만명을 넘는 역삼동에는 서울
에서 가장 많은 83개 편의점이 들어서 있다. 이는 편의점이 강남구
에서 두번째로 많은 편의점이 위치해 있는 대치동(42개)의 두배에
해당한다.
서울지역에서 가장 많은 편의점은 세븐일레븐으로 2002말 현재 501
개를 거느리고 있다. 그 뒤를 이어 훼미리마트(414개)와 LG25(390)가
추격하고 있다.지난해 세븐일레븐은 강남지역에만 92개 점포를 신규로
출점시켜 훼미리마트(56개), LG25(78개)를 앞질렀다.그러나 지역별로
점유율 1위는 각기 다르다.
미니스톱은 호남(51.2%),세븐일레븐은 서울(27.8%),LG25는 부산.경남
(29.9%)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훼미리마트는 경인(26.9%).강원
(57.1%)·충청(24.8%).대구 경북(31.5%).제주(57.9%)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3개 도시의 편의점 격전지를 돌아보면서 편의점 본사들의 상권 선점
경쟁이 무원칙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
목포지역은 미니스톱, 부산지역은 LG25, 서울지역은 세븐일레븐이
과당 출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편의점 업체들은 상권
선점을 위해 자사 가맹점들의 영업권까지 침해하는‘탈선’을
벌이고 있다.
-자료출처:비즈네스 유료사이트 8월호 참조-
내가 아는 지인 한 분도 대 기업을 퇴직하여 제일 쉽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을 하여서 선택한 편의점 사업을 1년 정도
하고 있는데, 엊그저께 만나뵙더니 얼굴이 훌쩍하니 한 10년은 늙은
것같이 보입디다.낮과 밤이 바뀌는 생활에다가 투자한 비용만큼
이익이 나는것이 아니라,오히려 손해를 보고있으니 그 답답한 심정
은 안 당해 본 사람은 잘 모르지요...내가 1년전에 충고를 하기를
그 아이템은 유행상품이니까 신중하게 결정을 하라고 했던 말이
자꾸만 귀에 맴맴 거린다고 합디다.
나이는 나보다 많지만은, 사업경험이 그 분보다 많은 나의 경험에서
우러난 진실한 말을 듣지를 않아서 수업료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셈
이지요.중년에 사업하다가 엎어지면 정말 일어나기가 어렵다는것과
쉽게 달려 들수 있는 아이템에는 분명히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는것을
회원님들께서는 참조 해 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