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기를 굽기 전에 육회나 생고기를 흔히 먹는다.
서양에도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날로 먹는 타르타르 스테이크가 있다.
생으로 먹는다는 점은 유사하나 양념 간을 하는 방법은 아주 다르다.
[육회]는 고소하고 부드럽다.
일반적으로 배를 썰어 넣기 때문에 부드러운 육질이 한결 부드러워지며
달콤한 맛도 느껴진다.
푸아그라를 먹을 때처럼 달콤한 소떼른 와인을 곁들이는 건 어떨까.
아니면 독일 산 아이스바인이나 신대륙의 레이트 하베스트 와인을 곁들여보자.
부드럽고 달콤한 맛들이 한데 어우러질 것이다.
아페리티프를 겸해서 마시는 달콤한 와인과 육회가 어우러지면
이후에 다른 고기를 구워먹는 데도 입맛을 돋우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부위는 갈비와 등심이다.
[갈비]는 양념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양념을 하지 않은 생갈비,
소금 간을 한 수원식 갈비,
그리고 간장 양념 베이스의 이동 스타일 갈비다.
그 중에서 가장 최상급의 고기를 사용하는 건 [생갈비]다.
[생갈비]는 씹는 맛보다 부드러운 맛이 훨씬 더 두드러지며,
싱싱한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런 부드러운 스타일은 실키한 느낌이 좋은 마고 와인들과 어울린다.
아니면 부드러운 느낌들이 생생한 칠레 산 메를로 와인들도 괜찮다.
[수원 갈비]는 생갈비보다는 씹는 맛이 더 살아있다.
하지만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고 소금으로만 간을 맞췄기 때문에
생갈비와 마찬가지로 너무 강하지 않으면서 섬세함이 살아있는 와인들이 잘 어울릴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조감이 좋은 생 줄리앙 와인을 선택하는 게 나을 듯하고,
칠레 산을 고른다면 메를로보다는 좀 더 강한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이 더 어울린다.
[간장 베이스의 갈비]는 단맛의 느낌이 더 살아있다.
와인도 감미와 산미가 적당하게 우러나는 와인들이 간장 양념 갈비에 무난한 조화를 이룰 것이다.
보르도보다는 다른 지방의 와인을 선택하는 게 훨씬 나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론 지방의 꼬뜨 뒤 론이나 샤또네프뒤빠쁘, 혹은 이태리의 끼안띠 와인들은 자극점이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감돌아서 고기는 물론 양념 맛까지도 훌륭하게 받쳐줄 것이다.
[등심]은 기름지면서 부드럽고 연하다.
등심은 마블링이 잘 되어 있는 꽃등심과 마블링이 적은 일반 등심, 그리고 떡심까지 포함해서 질겅질겅 씹는 맛이 남아있는 등심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꽃등심]은 마블링으로 인한 기름진 맛이 풍부하므로
남성적인 와인들과 짝을 맞추어보자.
부드러우면서도 균형미가 좋기 때문에 뽀이약 와인이나 까오르 쪽 와인을 곁들이면 풍부한 파워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일반 등심]은 그보다는 거칠다.
오히려 좀 더 두툼하게 썬 등심이라면 씹는 맛의 여운이 오래 남기 때문에 까베르네 소비뇽의 맛이 조금은 거칠게 느껴지는 생떼스떼프 와인으로 맞추는 것도 좋다.
아니면 전혀 스타일의 풀 바디 와인인 오스트레일리안 쉬라즈나 혹은 북부 론 지방을 대표하는 에르미타쥬나 꼬뜨 로띠도 고기의 풍부한 질감과 잘 어우러진다.
떡심까지 붙어있어서 씹는 맛 자체에 초점이 주로 맞추어진다면
메독 쪽의 와인은 어떨까.
아니면 고기의 질감이 오래 남아있으므로
피에몬테의 알바 와인도 고기 맛을 최대한 살려줄 것이다.
우리나라의 쇠고기 요리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건 불고기다.
요즘은 오히려 외국에 가면 우리나라에서보다 훨씬 맛있는 불고기를 먹게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야끼니꾸 집에도 맛있는 불고기가 많고, 유럽에서도 훨씬 좋은 상태의 쇠고기에 불고기 양념을 해서 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불고기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양념이 되어있으므로
부드러우면서도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와인이 어울린다.
메독 쪽은 강건하므로 남쪽으로 내려와서 그라브나 뻬삭 레오냥의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아니면 달콤한 느낌이 두드러지는 캘리포니안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아르헨티나 말벡처럼 은근한 단맛이 풍기는 와인들도 편하게 불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해줄 것이다.
혹은 슈퍼 투스카니 중에서 산지오베제를 베이스로 한 와인들도
달콤하면서 파워풀한 느낌이 강해 불고기 맛을 잘 살려낼 것이다.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부위는 [안창]이다.
씹는 둥 마는 둥 해도 언제 목구멍을 넘어가는 지 모를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가 버리는 게 안창이다.
하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쇠고기의 연한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게 안창이다.
메를로 포도의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특성이 잘 살아있는 뽀므롤 와인은
고기와 와인의 조화가 어떤 건지를 잘 보여줄 것이다.
아니면 슈퍼 투스카니 중에서 메를로 베이스의 와인들도
안창의 부드러운 맛을 제대로 즐기면서 마실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제비추리]는 쫄깃쫄깃한 씹는 맛이 넘치는 부위다.
서울에서는 부드러운 안창살을 선호하지만,
전라도 쪽으로 가면 씹는 질감이 좋은 제비추리를 훨씬 더 많이 찾는다.
약간 더 씹히는 느낌이 고기를 먹고 있다는 기분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최근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의 생떼밀리옹 와인이 아니라 고전적인 생떼밀리옹 와인들은 부드러우면서도 와인의 구조가 살아있어서 빨간 제비추리의 투박하면서도 쫄깃거리는 맛과 어울릴 것이다. 살아있기 때문이다.
단골집에서 고기를 굽다보면 마지막 순간에 입가심으로 먹게 되는 부위가 차돌백이다.
하얀 차돌 모양으로 기름이 박혀 있어서 그 모양새를 보고 차돌백이라고 부른다.
보통 차돌백이는 얇게 썰기 때문에 살짝만 익혀서 먹곤 한다.
이런 고기에 레드보다는 화이트 와인을 맞추는 건 어떨까.
보르도의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으로 마지막 여운을 남기는 것도 괜찮고,
론 지방의 마르산 와인이나 이태리의 피노 그리지오 와인도
차돌백이의 맛을 선선하게 받쳐줄 것이다.
첫댓글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