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쩍 기억은 부모님께서 논농사조금과 나머지는 밭농사를 하셨다
쌀은항상 부족하였고 밭농사의 대부분은 좁쌀 보리 감자 수수 고추 강낭콩 옥수수 등등으로 기억이난다
가장많이 먹을수 있는밥은 보리쌀+쌀+감자+강낭콩이나 팥을 넣은 혼식이었다
아버님께서 가장 좋아하신것은 오곡찰밥 다음으로 좁쌀을넣은 흰쌀밥이었다 좁쌀넣은 흰쌀밥은 아무때나 먹을수 있는것이 아니었다
가을겉이가 끝나고 한가해지시면 아버님은 땔감을 하기위해서 집과 조금떨어진 야산으로 가시면 하루종일 땔감 준비를하시고 해질녁에 돌아오시곤 하셨다 난 그런날을 가끔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날이면 어머님은 어김없이 자그마한 가마솥에 하얀쌀에 좁쌀한줌을 넣고 고소한 좁쌀밥을 지으시곤 하셨다 아주적은양을 하셨고 도시락을담고 남은 약간의양은 누룽지를 만드셨는데 고소한 좁쌀밥과 황금누룽지를 맛볼수 있는건 오로지 아버님의 점심 심부름을 가는 나였다 언니오빠는 학교에가고 없으니 사실 고소한좁쌀밥과 황금누룽지만 아니면 나도 가고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유는 심부름가는 중간지점 쯤 아주 으시시한 곳이있었다 아기묘라고 하는것이 있었는데 그곳을 지날때면 등골이 오싹하는 느낌을받곤 하였지만 하얀쌀에 좁쌀이 콕콕박혀있는 고소한 좁쌀밥과 황금누룽지를 먹을수 있다는것은 아기묘의 으시시한 공포쯤은 참을수있었다 갖지은 따끈따끈한 도시락을 끓어안고 눈 찔~~~끔감고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그곳만 지나면 아버님이 계시는곳이 곧나오게된다 그쯤되면 어머님이 챙겨주신 고소한 황금누릉지를 맛보면서 여유롭게 아버님이 계시는곳까지 갈수있다
항상 점심도시락을 가져가면 기다리는 나만의 장소가 있었다 햇빛도 잘비치고 바람도 많이없는 조용한곳이다 가끔은 기다릴때도있고 아버님께서 미리와서 기다리실 때도있었다
"아이구 오늘도 우리**이가 애비 점심을 가져왔구나 하시면서.....
아버님은 가져온 점심을 다드신적은 한번도 없었던것 같다 항상 조금은 남기시면서 저에게 하시는말씀.....
" 애비는 다못먹겠다 애비는 아직 할일이 많이 남았으니.....식기전에 어서먹고 챙겨가거라"
하시면서 가져간 물로 수저를닦아서 저에게주시곤 담배 하나를 입에물으시고 옆에앉아계시곤 하셨다
난 어린시절의 그 고소한 좁쌀밥과 황금 누룽지의 맛을 잊을수가 없었다
몇년전 고향을 다녀올 일이있어 재래시장을 들르게 되었는데 혹시좁쌀이 있는지 물어보았더니
"아이고 애기엄마 새 키우나 보구나 " 하신다
그런건아니고 제가 먹고싶어서 그런다고 하였더니
누가요즘 좁쌀을 먹어~~~요즘시장에 나오는좁쌀은
대부분 중국산이고 새모이로 주로 팔린다고 하신다
가끔은 기장쌀을넣고 밥을 지을때면 어릴쩍 생각도나고
전 어릴쩍 자그마한 가마솥에서 갖지은 고소한좁쌀밥과 황금누룽지가 그립습니다 ~~~^*^
첫댓글 엣날에 좁쌀은 상당히 귀했던것 같습니다. 그다지 자주 먹는 것도 아니었고요. 아마도 쌀이나 보리는 수확량이 많고, 조나 기장은 수확량이 적으니 많이 심지를 않아서 그랬던것 같습니다.
어릴땐 가끔씩 먹어보는 좁쌀밥이 넘~ 고소했고 좁쌀밥으로 만드신 노르스름한 누룽지는
시골에서 그 귀하던 과자보다 더 맛났던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귀여운 따님 위해 항상 남겨 주시는 아버님의 마음이 눈에 선하게 보입니다^^*
어릴땐 너무나 자상하시고 커 보이시던 아버님께선 벌써 팔순을 넘기셨습니다~~~^*^
우리집은 노란좁쌀은 밥에 넣어먹고 차조는 인절미를 해서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차조로 인절미를 해서 따끈할때 먹으면 그맛이 일품이거든요 노란좁쌀밥은 무척 고소했구요 그래서 전 가끔 좁쌀을 사다가 노란밥을 지어 먹는답니다!!
저희시골에선 노란좁쌀과 수수를 조금 심으셨던것 같은데 좁쌀은 밥을 지으셨고 수수는 오곡찰밥이나
수수전을 해서 먹었답니다 수수전을(노치~~~)라 부르셨던것 같아요 가마솥 뚜껑에 전을 부치셔서 말려두셨다가 숯불에 구워 먹었던 기억도 납니다~~~^*^
아버지의 냄새가 포올~폴 나는 것 같고요.
눈꽃님의 행복했던 마음이 쏘올~ 쏠 묻어나는 것 같네요.^^
차분하고 아름다운 내용, 잘 봤습니다.^^
아마 제가 6~7살 정도 되었으니까 어머니께선 동생때문에 저혼자 심부름 보내시면서 안스러우셨는지
심부름가면서 먹으라 하시면서 누릉지를 챙겨 주셨던것 같아요 ~~~^*^
두분의 마음이 따스하게 다가오네요 ~
ㅎㅎ~ 매일 사고만 치는 눈꽃 어릴쩍엔 착했던것인지 누룽지가 좋아서였는지.....
한번은 아기묘 있는곳을 빨리 지나오려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서 찬합통이 길아래로 굴러떨어져서
찾아오느라 시간이 엄~~~청 걸려서 어머니께서 만삭의 몸으로 절 찾으로 오신적도 있습니다 ~~~^*^
정겨운 옛풍경이 떠오릅니다..
언젠가 고향을 찾게되면 아버님께서 땔감 해오시던 그길을 한번 걸어보고 싶지만
나무들이 우거져서 그 산길을 찾을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부녀의 점심 시간이 그림으로 그려집니다.
ㅎㅎ~ 전 어릴쩍 그 산길을 오가면서 여름엔 산딸기 보리수를 따서 간식으로 먹고
초겨울쯔음엔 흰쌀에노란좁쌀이 콕콕 박혀있는 고소한조밥과 황금 누룽지의 맛을 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