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 11
1. 15층 사무실 입구 + 영업3팀 앞 + 화장실 + 통로/ 낮
휘둥그레한 얼굴로 허겁지겁 들어오는 석율, 영업3팀 쪽으로 바쁘게 간다.
비어 있는 영업3팀을 두리번거리다가 화장실로 간다. 화장실 안을 기웃거리지만
아무도 없다. 다시 탕비실로 가기 위해 잰걸음을 치던 석율, 마침 15층 입구에서 들어오던 백기를 만난다.
석율 (다급히) 장그래 못 봤어요?
백기 네 (가려하면)
석율 (붙잡고) 박과장님 얘기 들었어요?
백기 (보면)
석율 못 들었구나!! 장그래가 글쎄요 (문 쪽을 보고) 어?! 장그래!
백기, 돌아보면 들어서던 그래, 백기를 본다. 백기도 본다.
석율 (후다닥 가서)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그래 (백기에게 가서 낮게) 고맙습니다...
석율 (응? 하듯 호기심으로 백기를 휙 보는데)
백기 인사 들을 만한 거 아닙니다 (간다)
그래 ...
석율 뭔데? 뭐야 응?
하는데 요란한 발자국 소리와 함께 박스를 튼 감사팀 (10화의 감사팀과장, 대리 포 함, 사원1) 이 들어온다. 비켜 선 그래와 석율을 지나 성큼성큼 가는 감사팀
석율 (휘둥그레) 감사팀 떴다!
그래 ....
<타이틀: 미생 11화>
2. 영업3팀 / 낮
들어서는 감사팀을 굳은 얼굴로 보고 있는 상식과 동식
감사팀과장 (목례하고) 오과장님, 박과장 물건 수거해가겠습니다.
상식 ....
감사팀, 일사불란하게 나뉘어져서 물건들을 담는다
서랍 속 물건을 챙기고, 책상 위 물건을 담는 감사팀 사원1
감사팀 대리는 캐비닛을 열고 박과장 파일을 담기 시작한다
그래와 석율, 조금 빠른 걸음으로 들어 온다
순식간에 쓸어 담은 감사팀, 인사하고 영업3팀을 빠져나간다.
석율 (휘둥그레져서) 박과장님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상식 (착잡하게 박과장의 자리를 본다.)
동식 (상식에게 착잡하게) 회사 창립 이래 제일 큰 비리 사건이래요.
상식 .....
동식 부장님... 괜찮으실까요..?
그래, 착잡하게 굳은 얼굴의 상식을 본다..
그래(e) 우려는 현실이 됐다.
3. 몽타쥬 / 낮
# 3-1. 감사실 문 앞
긴장한 얼굴로 감사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정과장. 닫히는 문 위로
그래(e) 자원2팀 정과장이 참고인으로 불려갔고,
당시 박과장의 상사였던 조원진 차장과 신재민 차장이 불려가고
# 4-2. 상무실 책상 위 <상무 김성만> 명패 위로
그래(e) 김성만 상무까지 감사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 4-3. 김부장실
앉아 있다가 착잡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김부장...
나가다 말고 뒤를 돌아 책상을 본다.
그래(e) 김부장님 역시 책임을 피해갈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가는 김부장.
4. 전무실 / 낮
차갑게 굳은 얼굴로 앉아 있는 전무.
그 앞에 박과장이 고개를 숙인 채 절박하게 앉아 있다.
박과장 한번만 살려주십시오, 전무님.
최전무 (속을 알 수 없는 차가운 표정으로 본다)
박과장 (절박하게) 전무님
전무 종식아
박과장 (기대하는 얼굴로) 네! 전무님
전무 이정도 일 가지고, 그치? 상사맨이 때에 따라 사기꾼도 되고 겜블러도
되고 해야 하는 건데 말야
박과장 네, 그렇죠! 일을 잘 되게 하려다 보면 기름칠도,
전무(o.l) 지난번 우리 딸애 결혼식 때 고마웠다.
박과장 네? 아닙니다!!
전무 공항에서 곧장 왔지, 아마? 숨이 턱에 차서 뛰어오던 모습 기억나네.
박과장 출장 중에 부랴부랴 오느라, 하하
전무 그래… 그런 놈이었는데.
박과장 …네?
전무 조금씩 늦긴 해도 시간에 못 맞추진 않았는데 말야.
박과장 ?!
전무 이번엔 많이 늦었구나.
박과장 !!
박과장의 눈가가 부르르 떨린다.
5. 원인터로비 / 낮
출근하는 그래, 엘리베이터 근처에 붙은 인사이동 공고 앞에 몰린 사람들을 본다.
<인사이동 공고>
김성만 상무 → 원 섬유화학 발령
김부련 부장 → 원 알루미늄 발령
조원진 차장 → 원 섬유화학 발령
신재민 차장 → 원 물류센터 발령
쑥덕거리는 사람들
사원1 김상무님은 벌써 사직서 냈다던데..?
사원2 최전무님 라인 완전히 반 토막 난 거 아냐..?
그래 ...
6. 전무실 / 낮 혹은 밤
꼿꼿한 모습으로 혼자 앉아있는 전무. 속을 알 수 없는 묵직한 표정.
7. 부장실 밖/ 낮 혹은 밤
김부장 앞에 고개 숙이고 있는 상식.
김부장, 상식을 보다가 어깨를 툭툭 친다.
상식 부장님.....
김부장 자리 정리 되면 연락할 테니 소주나 사라고.
저벅저벅 걸어가는 김부장을 보는 상식의 눈빛이 흔들린다.
신입상식(e) 안녕하십니까! 신입사원 오상식입니다.
<인서트> - 과거 장면들과 현재 걸어 나가는 김부장과 상식 교차
# 7-1. 14년 전/ 자원팀 / 낮
신입사원 상식이 대리시절 젊은 김부장에게 인사한다.
김부련 대리 (웃으며 악수 손 내밀며) 난 김부련 대리야.
# 7-2. 14년 전/ 자원팀
전화기 들고 통화하며 함박웃음 짓는 신입 상식.
신입상식 (영어) 감사합니다! 차질 없이 보내겠습니다! 네! 네!
김부련 대리를 돌아 보면 기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김부련
신입 상식, 전화 끊고 돌아서면 대리 김부장과 하이파이브하며 기뻐한다.
2화 #6 김부장실
김부장 산에나 가지. 전무님도 오실 건데.
상식 아. 생각해보니 일요일에 동창 모임이 있는 걸 깜박했,
김부장 (o.l) 챙겨줘도 받아먹질 못하는 건 바꿀 생각이 없는 건가?
5화 #16 김부장실
김부장 너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사람을 왜 때려?
김부장 애야? 말보다 주먹이,
상식 (홱 돌아서 나간다)
김부장 임마! 오상식!! 야!
5화 #22 김부장실
김부장 어떻게 할 꺼야?
상식 에라 뽕이라고 전해주십시오
김부장 오과장!!
상식 (꾸벅하고 나간다)
김부장 (하늘이 무너져라 한숨 쉬며 의자에 털썩 앉는다)
7화 # 68 식당
김부장 그래, 좋아. 좋다구. 완성된 아이템이야. 가면 돼. 내 말은 이건 확정이라 생각하자 이거지. 오과장 사업 만드는 중이잖아. 힘 실어 주자고.
8화 #69. 김부장실.
김부장 나 당신 애들 돌잡이 다 본 사람이야.
김부장 (검사서 상식에게 주며)재검 받고. 다음 사업은 중동 아이템으로 큰 거
찾아 봐. 이번에는 내가 정말 확실하게 밀어 줄 테니까.
상식 네. 감사합니다 부장님.
김부장 이거 가져가! (책상 아래서 선물 상자 꺼내서 내민다) 말린 장언데 바이어
주려고 사 둔 거야. 가서 챙겨 먹어.
천천히 통로를 걸어가는 김부장.
15층 사무실 밖으로 나가는 김부장의 뒤에 대고 온 마음을 다해서
허리를 숙이는 상식.
8. 몽타쥬/ 낮
# -1. 회사 로비 밖
차분한 얼굴로 걸어 오는 그래
그래(e) 정말 안타깝고 아쉽게도,
# -2. 대국
반 집차로 지게 된 바둑판을 내려다 보고 있는 어린 그래
그래(e) 반집으로 바둑을 지게 되면,
이 많은 수들이 다 뭐였나 싶었다.
검은 돌을 놓는 어린 그래의 손가락
그래(e) 작은 사활 다툼에서 이겨봤자,
기어이 패싸움을 이겨봤자.
어린 그래, 바둑판 위로 떨군 모습...
그래(e) 결국 지게 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었다.
하지만 반집으로라도 이겨보면, (고개를 드는 그래, 뿌듯한 표정의)
다른 세상이 보인다.
그래가 반집으로 이긴 바둑판.
그래(e) 이 반집의 승부가 가능하게 상대의 집에 대항해 살아준 돌들이 고맙고,
조금씩이라도 삭감해 들어간 한 수 한수가 귀하기만 하다.
바둑통 안의 바둑알들
그래(e) 순간순간의 성실한 최선이,
#-3 로비 안
회전문을 통해 들어오는 그래
그래(e) 반집의 승리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 쪽에서 감사팀과 함께 오는 박과장을 본다.
박과장도 그래를 보며 걸어 온다
그래(e) 순간을 놓친다는 건 전체를 잃고,
패배하는 걸 의미한다.
그래의 옆을 지나가는 박과장...
그래(e) 당신은 언제부터 순간을 잃게 된 겁니까
멀어지는 박과장과 감사팀.
9. 원인터 외경/ 낮
10. 최전무실 / 낮
책상 앞, 창 밖으로 돌아 앉아 있는 최전무.
똑똑 소리와 함께 들어오는 비서
비서 저... 전무님
최전무 (돌아본다)
비서 저... 영업3팀에..
최전무 (보는)
11. 영업3팀 + 통로/ 낮
놀란 얼굴로 벌떡 일어나는 상식과 동식, 그래.
15층 사무실 사람들 어느새 전부 일어나 있고,
수행임원을 대동하고 영업3팀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사장.
다급히 나가는 상식과 그래와 동식.
상식 (숙이며) 사장님.
동식, 그래 (인사한다)
사장 (상식에게) 보고 받았어. 3팀이 아주 중요한 일을 했더구만.
상식 감사합니다.
# 통로
- 그때 다급히 15층 안으로 들어오는 최전무. 구겨진 얼굴로 영업3팀 쪽을 본다
# 영업3팀
웃으며 3팀 일동을 보는 사장 뒤에서 임원이 두툼한 봉투 세 개를 꺼낸다.
임원 특별 격려금이네. 사장님께서 직접 준비하신거야.
상식 (받으며) 감사합니다.
동식/그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수를 쳐 주며 축하해 주는 영업2팀.
영업2팀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 그다지 환영하는 마음은 아닌 듯 마지못한 박수를 친다. (자원 팀에는 영이, 정과장, 하대리, 유대리 有)
굳은 얼굴로 쳐다보다가 영업3팀 쪽으로 가는 최전무
# 영업3팀
사장 자네... 과장 몇 년 차지?
상식 7년찹니다.
사장 서둘러야겠구먼. 많이 늦었어. (상식 뒤에 듬직하게 서 있는 동식의 어깨 를 툭툭 쳐주며) 수고 많았네.
동식 감사합니다.
전무 들어와 인사 한다.
사장 아, 최전무
최전무 (상식과 짧은 시선이 마주치고) 어떻게 미리 말씀도 없이 갑자기..
사장 (웃으며) 큰일을 했잖은가? (웃고 있지만 뼈 있다)상 줄 놈은 상주고 벌 줄 놈은 벌주고. 그게 내 일 아닌가?
최전무 (...어색하게 웃으며) 네.
사장 (그래의 어깨에 손을 턱 얹으며) 이번 일 해결에 공이 컸다면서?
그래 (당황해) 아..아닙니다!
최전무 (그래를 쳐다본다)
사장 (돌아서다가 멈칫 선다. 그래를 다시 살짝 돌아보며) 허겁지겁 퇴근하지 말고, 한 번 더 내 자리를 뒤돌아 봐. 그럼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거야. 신 입 때부터 익혀 온 내 습관이야.(나간다)
그래 감사합니다.
전무, 다시 상식을 쳐다 본 후 따라 나간다.
수행임원 김부장, 정차장, 신차장..전부는 아니겠지만 내년에 복귀할 수 있을 거야.
상식 (놀라면) ...
수행임원 김상무는 독립할 생각인가 봐. 갖고 있는 라인이 든든하니까 너무 심려치
말게. (가는)
상식 네...(쳐다 보는데)
동식 과장님
상식 왜?
동식 내년엔 차장님 되실 것 같은데요?
상식 쓸 데 없는.. (자리로 가려다가 멀어지는 전무를 돌아 본다)
12. 엘리베이터 앞 / 낮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사장과 최전무와 수행임원
사장 오과장말이야. 차장 2년차로 올리도록 해.
최전무 !
수행임원 알겠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바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장 하반기 인사발령이 언제지?
수행임원 일주일 뒵니다.
사장 그때로 하지. 직장인이 봉급과 때에 걸맞은 승진 아니면 뭘로 보상 받겠나
최전무 ....
엘리베이터 열리고 마부장이 내리다가 화들짝 놀라 확 수그리며
마부장 아... 사.. 사장님!
사장 응. 김부장 후임 정할 때까지 영업부 맡았다고?
마부장 아, 예.
사장 응 (엘레베이터에 탄다)
임원도 타고 닫히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최전무와 마부장이 깊이 허리 숙인다.
문이 닫히고 최전무, 고개를 들면, 숙이고 있던 마부장이 최전무의 눈치를 보며
허리를 세운다.
마부장 전..무님..
옆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무섭게 굳은 얼굴로 말 없이 타는 최전무.
문이 닫히는 엘리베이터에 또 인사하는 마부장
13. 상식의 아파트 외경/ 밤
상식처(e) 얘들아~ 아빠 승진하신대~
14. 상식의 집 거실 / 밤
방에서 머리를 차례대로 뿅뿅뿅 내미는 세 아이들
첫째 진짜야?
둘째 진짜야?
셋째 진짜야?
런닝 차림의 상식, 빨래 개는 상식 처와 마주 앉아 있다.
상식 진짜지
와아아아아 소리 지르며 방에서 우르르 나오는 세 아이들
상식 근데 승진이 뭔지 알아?
애들 일동 (좋아하며) 몰라!
상식 (푸하하 웃는다)
상식처 아빠 차장되신대!
온 집안을 와아아아~~~ 소리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상식 (기분 좋다) 아이구~ 이놈들아, 차장이 뭔지 알아?
아이들 몰라!
상식 근데 뭘 안다고 이 난리야?
셋째 아빠가 기분 좋잖아!
둘째 엄마도!
첫째 그럼 우리도 기분 좋은 거지
상식 (봉투 내놓는다) 그리고 이건, 우리 팀 특별 보너스
상식처 특별보너스? (얼른 받아서 열어 보고 '오~!!' 좋아 한다. 옆에 둔 가계부 펼쳐 항목 보며 돈을 세어 세 묶음으로 나누는데)
상식 돈 들어갈 게 그렇게나 밀려 있었어?
상식처 애들 크니까 꼭 해야 할 게 많아. 지갑 줘봐
상식 (근처에 있는 지갑 주며) 왜?
상식처 (상식 지갑에 오만원쯤 꽂아준다) 적당한 데 써.
상식 (받으며) 카드 쓰면 되는데....
상식처 누구 택시비라도 대신 내줘야 할 때가 있을 거 아냐. 남자 지갑 홀쭉한 거 보기 그렇더라.
상식 에이~ 요즘은 지갑도 얇고 그런 게 더 유행이야. 현금 잘 안가지고 다녀~
상식처 (손 뻗으며) 그럼 주시든가.
상식 (지갑 뒤로 빼며) 난 유행을 안타는 남자니까.....
웃는 가족들. 행복해 보이는 상식과 상식처
15. 15층 통로 / 낮
통로 벽면에 붙은 인사 발령 공고
본부 및 팀
발령자
승진 직급
영업 3팀
오상식 과장
차장
신소재개발1팀
최철한 차장
부장
플랜트 본부
심규진 부장
상무
16. 영업 3팀 /낮
동식, 프린트물 챙기면서 일하고 있는 그래를 보며
동식 장그래, 필리핀 껀, 케이슈어에 신고했지? 신고 안 돼 있으면 사고 났을 때 손실 보전 안 돼.
그래 네, 신고했습니다.
동식 가시죠, 차장님
상식 (집중한 채) 잠깐만, 연구소에서 보내온 리포트 좀 보고.
그래 (쳐다 보는)
그래(e) 오 과장님, 아니, 오 차장님은 여전히 헐렁한 듯 꼼꼼한 듯 변함없다.
영업3팀을 둘러 보는 그래. 자기 일을 하고 있는 동식과 조용한 풍경들
연구소 프린트를 유심히 보고 있는 상식.
그래(e) 영업 3팀은 고요했다. 누구 하나 박 과장 일을 입에 담지 않고, 묵묵했다.
우리 팀이 이룬 성과는, 기쁘기보다는 슬프고, 안타까운 결과를 남겨서일 것이다. 그래서 일로 피신한 것 같다. 오 과장님은 더욱 말이 없으셨다.
그래서 일 밖에 할 게 없는 거다.
17. 몽타쥬/ 낮
-1. 영업3팀 앞 통로
상식, 동식, 그래, 통로에서 회의실 쪽으로 걸어간다.
그래(e) 3팀 내에서 오과장님과 우리는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지만, 복도만 나서도
우리 3팀을 보는 남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지나가는 직원들, 힐끗거리며 3팀 사람들을 바라본다.
그래(e) 영업3팀이 한 일은 단지 팀 차원의 태만한 사람을 혼내준 것이 아니라
회사의 곪아 가는 환부를 도려낸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팀은 내부고발로 인한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었다.
불편하게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선.
그래 (E) 왜 조용히 처리하지 못했느냐.
또 다른 못 마땅한 시선들.
그래 (E) 동료를 버리고 이익을 취했느냐, 너희들은 깨끗하냐.
#-2. 사내 인트라넷 익명게시판에 올라온 글 목록 인서트
‘내부고발, 꼭 필요한 조치였나’, ‘실적은 무시하고 징벌만?’ ‘결재자 줄줄이 처벌은 타당한가’‘열 경찰이 한 도둑 못 지키는 법 아닙니까?’ 등의 제목들
그래(e) 사직서를 낸 상무님과 전출된 사람들에 대한 동정론이 회사 전산망을 타고 전파됐다. 하지만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란 것엔 누구도 부연하지 않았다.
#-3. 회의실3 앞
상식, 동식, 말없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고 그래, 들어가며 문을 닫는다.
근처에 사람들, 그들을 보며 다시 숙덕거린다.
18. 헬기 옥상 /낮
옥상 끝에 서 있는 상식에게 다가가는 그래와 동식.
그래 (E) 오차장님은 따로 우리를 불렀다.
상식 앞으로 조금씩들 불편할 거다. 절대 반응하지 말고,
중요한 건...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거야.
이것만 놓치지 말고 가자
그래(e) 오차장님은 가이드를 만들어 줬다.
단단한 표정의 동식.
그래(e) 우리는 동의 했다.
단단한 표정의 그래.
그래(e) 견뎌내는 일만 남은 거다.
19. 자원팀 / 낮
정과장, 하대리 들어오며 하대리에게
정과장 야, 하대리야, 안영이 그날 서부비료 지가 다 나르려고 했다면서?
하대리 (휙 보며) 어떻게 아셨어요?
유대리 섬유팀 한석율요. 동기들한테 엄청 떠벌리고 있더라구요.
정과장 (웃으며) 니 욕 엄청 하더라.
유대리 아. 나 진짜. 안영이 쟤 무섭다고 했잖아요.
정과장 뭐 난 쫌 대견해지는 것 같기도.... (하대리 눈치를 슬쩍 본다)
하대리, 인상 쓰다가 말없이 통로 쪽을 보면
커피를 쟁반에 받쳐 들고 열심히 오는 영이가 보인다.
20. 휴게실 / 낮
영이에게 퉁명스럽게 서류를 내미는 하대리.
영이, 의아하게 보면.
하대리 (퉁명스럽게) 너 러시아어 잘하지? 러시아 인증기관 쪽은 니가 맡아.
영이 (놀라서 본다) 네?
하대리 (화난 척) 너처럼 악질적인 놈은 보다보다 첨 보겠어.
영이 (멍~)
하대리 가만 두면 여기 저기 사고치고 다니면서 팀 얼굴에 똥칠할 놈이야.
영이 (보다가 받으며) 감사합니다.
하대리 여자라고 힘든 일 빼주고 봐주고 그러지 않을 거야.
영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대리 간다. 영이, 기쁜 마음으로 서류를 넘겨본다.
21. 철강팀 / 낮
강대리, 백기가 재무팀에 올렸던 TF건 재무팀 보고서를 다시 보고 있다.
프린트를 걸고 가지러 가던 백기, 그런 강대리를 보다 다가간다.
백기 재무팀 결재 난 TF 보고서를 왜 다시 보고 계십니까? 뭐 잘못 됐습니까?
강대리 (서류 보며) 좀 장황하네요. (탁 덮으며) 좀 더 깔끔하게 써야 합니다.
백기 (기분 삐끗해서) 장황하다구요...?
강대리 (책상 위에 두고 자기 일하며) 그래요.
백기 (쳐다 보다가) 어떤 점이 그렇습니까?
강대리 (자기 일 하면서) 비전문적인 용어들이 꽤 많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걸 장 백기씨가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생각 했다면 훨씬 더 주체적으로 이해를 했 을 겁니다. 그래야 문장을 리드할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장황 해지는 거죠.
백기 (기분이 썩 좋지는 않지만) ... 네, 잘 알겠습니다.
강대리 (자기 일에 집중하면서) 잘 모르겠지요?
백기 (당황하는데) 네?
강대리 (하던 일을 멈추고 책상 위를 뒤적거리다가 프린트 물을 하나 준다)
한번 줄여 봐요
백기 (멍~해서 받는)...
22. 통로 / 낮 (*<중동항로와 관련된 특이사항> 내용 별첨)
프린트 물 쥐고 꿍얼거리는 마음으로 걸으며
백기 뭐가 장황하다는 거야. 내 보기엔 그게 그건데.. (다시 뒤를 보며 좀 삐죽 이는 마음으로) 뭐가 비전문적인 용어라는 거야? 그 정돈 나도 트레이닝 돼 있다고.
손에 쥔 프린트 물을 보면 <중동항로와 관련된 특이사항> 이란 제목과 내용이다.
일하고 있는 강대리를 다시 돌아보는 백기
23. 중앙정원 /낮
<중동항로와 관련된 특이사항>를 읽고 있는 백기,
펜을 꺼내 제목 <중동항로와> 에서 ‘와’를 줄이고, <관련 된> 에서 ‘된’을 줄 이고 다시 본다. 특이사항 밑에 영어로 'Special Subjects?' 썼다가 다시 지우고
백기 길다. 관련 특이사항. 특이한 사항. 관련 사항... (보다가) 이슈?!
제목을 <중동항로 관련 이슈> 하고는 마음에 드는 듯 보다가 다음 줄 본문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라마단이 지난 8월 18일에 끝났습니다> 를 쓱 긋고 <라마단이 종료 되고> 하고 고쳐 넣으며 집중해서 줄여간다.
24. 휴게실/낮
상식과 선차장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선차장 박과장 자리에 곧 충원 되죠?
상식 (커피 마시며 끄덕끄덕)
선차장 이럴 때 제대로 된 사람이 와줘야 분위기가 쇄신되는 건데.
상식 (피식) 누가 오려고 하는 사람이나 있을까 모르겠네.
이때, 우거지상으로 탕비실 쪽에서 들어오는 차대리.
차대리 (선차장 보고 얼른) 차장님.
선차장 (돌아보며) 어.
차대리 (우거지상으로) 잠시만요...
25. 영업1팀 /낮
차대리 마부장님이 청국장 건으로 뭘 시키신 게 있는데요...
선차장 뭔데?
차대리 그게.. (울먹)도저히 무슨 말씀을 하신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요.
선차장 똑바로 물었어야지.
차대리 그게..
26. 마부장실 /낮/과거 F.B
서류를 차대리의 얼굴 앞에서 탈탈 터는 마부장.
마부장 야!! 이거 말이야. 미국 수출하려면 당연히 인증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차대리 (당황해서) 네? 무슨 인증?
마부장 먹는 거는 말이야. 미국 뭐야? 그 뭐.. FTA 뭐냐? 그거 있잖아.
그거 아이씨. 생각이 안 나냐? (차대리 확 보며) 그거 있잖아!!
차대리 (쫄아서) 뭐...
마부장 (버럭 화내며) 그거! 그거! 몰라?!! 말을 못 알아 들어어~?!
가서 찾아봐. (서류 홱 던진다.)
차대리 에..에프티 에이면... 한미 FTA 말씀 하시는 겁니까?
(잔뜩 움츠려들고) 거.. 거기서 무슨 인증을...?
마부장 (버럭! 버럭!) 이렇게 말귀도 못 알아듣는 새끼가 어떻게 원 인터엘 들어 왔어? 너 학교 어디 나왔어?!! 이러니깐 대학도 보고 뽑아야 된다는 거 야!! 너 선차장 팀이지! 이래서 여자가 팀장인 팀은 안 된단 말이야!!! 찾 아! 찾아오라고!!
쫄아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차대리
27. 영업 1팀 /낮
차대리 (울상으로) 도저히 뭘 시킨 건지...
선차장 서류 줘 봐. 내가 말씀 드려 볼게.
차대리 (순간 화색이 됐다가 이내 걱정스럽게 서류 내밀며) 괜.. 찮으시겠어요?
28. 마부장실 /낮
마뜩찮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선차장을 올려다 보고 있는 마부장
선차장 청국장 수출에 꼭 받아야 하는 인증이 있습니까?
아니면 FTA 조건을 말씀 하시는 겁니까?
마부장 아씨... 그 뭐.. 조건인가 인증인가 있잖아.
선차장 그 ‘그 뭐’에 들어가는 ‘그 뭐’가 뭘까요?
마부장 (짜증스럽게) 식품 인증 뭐 받아야 하는 거 아냐?
이런 거 생물 수출 하려면?
선차장 생물? 청국장이 오징업니까? 꼴뚜깁니까?
마부장 (점점 울그락불그락 해지는 얼굴로 째려보면)
선차장 (서류 홱홱 넘기며 쉬지 않고 이어서) 검토하셨으면 아시겠지만 기본적으 로 제조공정도, 성분분석표, 농약잔유물 검사, 항산화제 사용 여부, 장류 내 대장균 검사 등을 다 마친 청국장 완제품입니다. 공장 확인에 견본 검 사까지 다 받았는데 도대체 무슨 인증을 또 받고 무슨 조건을 더 채워야 하는 건가요? 혹시 '그 뭐'가 기억나시면 그때 '그 뭐'에 대해서 다시 말 씀해 주세요. 우선 저희 팀은 일정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꾸벅 인사하고 돌아서간다.)
마부장 (기가 막힌. 고함!!) 야!!! 여자라고 봐줬더니 말이야.
(그 뒤로 소리 바락 바락 지르며) 너! 니 남편한테 고맙다고 해. 너 같은 여자랑 같이 살아 주니까. 아씨~!!
선차장 (홱 돌아와서) 성희롱 두 번이면 감봉만으로 그치지 않을 텐데요? 부장님!
마부장 뭐?!!! 야!! 너 지금 뭐라 했어?!
인사하고 유유히 나가는 선차장.
화가 나 어쩔 줄 모르는 마부장, 앞에 있는 서류를 팡팡 내리치며 화풀이를 한다.
29. 영업 1팀 /낮
선차장 마부장님께서 필요한 경우 따로 말씀을 하시겠다고 하니까,
예정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차대리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선차장 앞으로 마부장님 결재 건은 내가 처리 할 테니까.
업무차 불러서 시키는 건 모두 나한테 넘겨.
차대리 아까 오차장님이랑 얘기하실 때요, 누가 3팀 가는지 정해진 거 없으시대 요? 대리급에서 간다는 소문도 있던데..
선차장 왜?
차대리 저 영업 3팀 가기 싫어요. 차장님 밑에서 오래 일하고 싶어요.
선차장 (피식 웃으며) 우리 차대리는 내가 못 보내지.
차대리, 기분 좋게 자리로 가는데, 핸드폰 알림 띵동 한다.
선차장도 모바일, 사내 인트라넷에 확인하는데, <인사발령 공고 –보직변경>
공지사항이 보인다.
차대리 (좋아하며) 차장님, 영업 3팀에 갈 사람 정해 졌네요.
30. 옥상 정원 /낮
그래와 동식이 커피 마시며 얘기하고 있다. 동식, 기분이 좋아 보인다.
동식 잘 됐어. 천과장님이 온대.
그래 어떤 분이세요?
동식 걱정마. 노말한 분이셔. 박과장처럼 중동 통은 아니어도 중동 경험도 많으 시고.
그래 네에..
동식 원래 영업3팀 계셨었어. 천과장님은 경력직으로 들어 와서 첫 부서였고, 나는 악덕상사 밑에서 시달리다가 너덜해져서 왔던 때라 서로 의지했지.
오차장님 밑에서 우리 으쌰으쌰하면서 잘 했었었어. 좋은 추억이 많아.
그래 (끄덕이고) 경력직은 공채 입사랑 뭐가 다릅니까?
동식 그래씨 같은 동기가 없지. 그러니까 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동료도 없을 테고. 입지 기반도 약하고. (웃으며) 이런 분위기에 우리 팀에 온다고 한 거 보니까 역시 옛 전우가 그리웠나?
31. 영업 3팀 앞 통로 + 영업 3팀/낮
동식, 그래 들어오는데, 영업 3팀에 박과장 자리에 천과장이 서 있는 게 보인다.
동식 (굉장히 반가워하며 얼른) 어? 천과장님! 벌써 오셨어요?
천과장 어~ 김동식. 아니 김대리지. 잘 있었어?
상식(off) 천과장 왔어?
천과장 (돌아보고) 아, 차장님. 미리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상식 말투가 그게 뭐야~ 새삼스레. 이상해졌는데?
동식 (그래를 인사 시킨다) 우리 팀 신입입니다.
그래 (꾸벅 인사하며) 안녕하십니까? 장그래 라고 합니다.
천과장 어.. 그래 반가워 (악수 청한다)
그래, 악수 받으며 천과장을 다시 본다.
깔끔하게 바짝 깍은 구레나룻와 넥타이핀의 천과장
상식 (자리로 가며 천과장 자리 보고) 인사하러 와서 책상까지 정리 했어?
천과장 (웃고) 그럼 저는 이전 팀 정리하고 오겠습니다. (꾸벅하고 돌아선다.)
그래, 가는 천과장의 뒷모습을 본다.
그래(e) 천관웅 과장. 37세. 오자마자 책상 위 정리부터 마쳤다.
말끔하게 정리된 천과장의 책상을 돌아보는 그래.
포스트잇으로 하나하나 표시된 파일들, 단정하게 놓아둔 슬리퍼.
그래(e) 모든 물품은 원래 있었던 곳인 듯 자기 자리를 찾았다.
멀어지는 천과장의 뒷모습을 보는 그래
그래(e) 박과장 같은 사람이 가고 난 이후 오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편하게 느껴질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묘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사람이다.
상식 동식아. 장그래랑 생활물자팀에 가서 빅오일 샘플 좀 받아 와.
동식, 그래 네.
32. 섬유팀 /낮
석율, 서류를 들고 와 성대리에게 내민다.
성대리, 서류를 받아서 보는 둥 마는 둥 건성으로 훑는다.
성대리 (툭) 폴리에스테르 건은?
석율 (딱딱하게) 그걸 제가 왜 합니까?
성대리 반차내고 콧바람 좀 쐤으면 됐지. 왜 아직도 그렇게 꿍해 있어.
석율 그건 대리님 일이라고 제가 그때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성대리, 기가 막힌 얼굴로 석율을 보면,
꾸벅 인사하고는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석율.
성대리, 열 받아서 파일 홱~ 닫으려고 하다가 서류에서 뭔가 발견하고
성대리 어이~ 한석율이. 이리 와봐.
석율 (자리 앉으려다가 한숨 푹~ 내쉬며 다가온다.)
성대리 이게 맞아?
석율 뭐요? (하고 서류 보면)
성대리 인수신용장으로 써야 하는 걸 인수통지로 썼잖아!
석율 (얼굴 굳어진다.)
성대리 (옳다구나 싶고!) 폴리에스테르 건에 딱! 이 용어, 이걸 쓰는 상황이 있다 고! 내가 시키는 대로 착착 트레이닝을 잘했어봐 이런 걸 틀리나!!
석율 (아뿔사 싶은..) 죄송해요. 착각 했어요. 수정하겠습니다.
성대리 이게 이게~ 수정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 너 지금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사람은 실패에서 배운다. (어르듯) 니가 내 진심을 알아 줬으면 좋겠어.
너 자기 개발서 같은 거 봐봐. 어떤 선배가 좋은 선밴지!
33. 16층 섬유팀 앞 통로/ 낮
그래와 동식, 생활물자팀에서 큰 상자 들고 오다가 "자, 이제 절대 헷갈리지마 인 수신용장! 인수 통지!" 하는 성대리의 잔소리를 듣고 있는 고개 떨군 석율을 본다.
그래 Acceptance Credit을 Acceptance Advice로 착각 했나보네.
동식 (어~? 하듯 그래를 본다)
34. 엘리베이터 안 + 15층 엘레베이터 밖/낮
엘리베이터 안, 그래와 동식, 커다란 박스를 안고 있다.
동식 (피식 웃으며) 한석율이 임자 제대로 만났네 (고개 절래절래) 성대리 이기 기 쉽잖을텐데..
그래 (의아하게 보며) 네?
동식 아, 근데 장그래는 어떻게 그렇게 무역용어를 잘 외울까? (재빨리) AOG는?
그래 할인의 개시시기 또는 지급기일은 상품의 도착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식 봐~ 망설임이 없어 아주. 자판기 같아.
그래 (웃는다) 용어끼리 꼬리가 물고 물리는 관계를 만들면 외우기 쉬워요.
바둑도 그렇거든요.
동식 (의아하게 보다가) 니 말대로라면 기획서 핵심도 잘 파악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 안에 용어들 따라 가다 보면 업체의 규모, 특성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서 잘 파악할 수 있을 텐데..
넌 만날 보고도 뭔 소린지 몰라서 묻고 또 묻고 그러냐?
그래 (멍~해서) 네?
엘리베이터 열린다. 동식, 그래를 보고 킥킥 웃으며 내리다가 종이에 뭔가를 쓰면 서 오던 백기와 부딪힌다. 백기 손에 든 종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래, 떨어진 종이를 주워 준다. 줄이기 흔적이 역력한 내용이 써 있다(원작참조)
백기, 얼른 종이를 받아들고, 동식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탄다.
동식 (가면서) 강대리 그 친구 또 시켰구만.
그래 네?
동식 문장 줄이기 말야. 신입만 오면 저렇게 트레이닝을 시켜. 저걸 하고 나면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보고서가 나오거든.
그래 ..... (약간 뚱~해지는 마음)
동식 (말이 없자 흘깃 보며) 왜?
그래 좋은 보고서가 나온다면서.. 저한텐 왜 안 가르쳐 주셨습니까?
동식 (어이없이 보며) 뭐?
그래 (뚱~)
동식 (보면서 허허 웃는다)
35. 자원팀 /낮
영이, 통화를 하고 있고, 정과장과 유대리 멍~ 하게 영이를 바라보고 있다.
영이 (러시아어) 블라디미르 브소츠키씨 되십니까? 보내오신 인증 결과 보고서 에서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CO2 환산톤으로 배출량을 산정하도록 되어 있는데 여기 사용된 단위는 저희 쪽에서 요청한 환산 단위와 다르네요. 아. 네. 그렇죠? 잘못 보내신 거죠? (잠깐 듣다가) 네 그럼 제가 받은 보 고서 다시 메일로 보내 드리면 수정해 주시겠습니다. 네. 고맙습니다.
영이, 끊고 서류 하나를 열어 급하게 프린트를 누른다.
정과장, 유대리 여전히 적응이 안 되고, 눈만 껌뻑 껌뻑 영이를 쫓고 있다.
프린트가 다 되면 영이, 프린트를 추려서 복사를 하려고 나가는데,
정과장 (정신 들고) 안영이! 가는 김에 구두방 가서 구두 좀 찾아다줘.
(하고는 책상 위에 만원 한 장 탁 내어 놓는다.)
유대리 (얼른) 어~ 올 때 내 담배도 한 갑. 나 늘 피는 거 알지?
지난번에 박하향으로 잘 못 사왔잖아. 멘솔 말고.
하대리 (일하다 말고 후~ 하고 돌아 보며) 넌 일하는 사람한테 그런 심부름을 시 키냐. 메일 보내야 한다잖아.
정과장, 유대리, 놀라서 하대리를 바라본다.
영이 (얼른 만원 들고) 복사 먼저 하고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정과장 어? (하대리 눈치 보며) 어.. 어.
영이 (꾸벅하고 나가면)
하대리 저거 진짜... (영이를 못마땅하게 본다)
정과장/유대리 (뜨악해서 보는)
36. 탕비실+ 휴게실 /낮
영이, 웃는 얼굴로 복사 하는데 그래, 들어 온다.
그래 아, 영이씨
영이 (보며 웃다가 깜짝 놀라서) 어? 장그래씨 남대문 열렸네요.
그래, 어? ( 깜짝 놀라서 바지를 보는데)
영이 인사 잘~ 받았다. (깔깔깔깔~)
그래 (황당~~하게 보다가 당황해서) 아.. 안영이씨
영이, 계속 깔깔깔깔 웃는데, 휴게실 쪽에서 들리는 석율의 소리
석율(e) 인정머리 없는 인간들, 동기가 늪에 빠졌는데 웃음이 나오냐? 웃음이?
그래, 영이 의아한 얼굴로 휴게실 쪽을 보면 고뇌하는 장고처럼 앉아 있는 석율
영이 한석율씨, 왜 그러고 있어요?
석율 (못마땅하게 흘깃 본다) 당신들은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아?
영이 네?
그래 (자기도 모르게) 전 그렇게 좋은 것 까진 아닌데요..
영이 (그래를 슥 본다)
석율 (힘 빠져서) 동기들.. 저녁에 한잔 할까?
그래/영이 (본다)...
37. 오봉자 싸롱 외경/ 밤
38. 오봉자 싸롱/ 밤
열 받은 얼굴의 석율, 맥주를 벌컥 벌컥 들이킨다.
맥주를 한 잔씩 앞에 놓고 앉아서 그런 석율을 보고 있는 그래와 영이.
석율 (영이를 탁 보며) 대 놓고 핍박하는 상사! 대 놓고 배추 취급하는 상사! (그래를 탁 보며) 대 놓고 .. (할 말이 없다) 하여튼 나쁜 상사 중에 제일 나쁜 상사가 뭔 줄 알아?
그때 석율의 전화가 울린다. 보면, 성대리다. 확 구겨지는 얼굴의 석율,
울리는 핸드폰에게 대고 화풀이 하듯 말한다.
석율 후배 이용하는 상사야! 일 떠 넘기고, 부려 먹고, 공 가로채고! (울리는 핸드폰 옆으로 홱 던지고) 근데 그것 보다 더 나쁜 상사가 뭔 줄 알아?!
영이, 그래 (의아하게 보면)
석율 (울리고 있는 핸드폰 다시 들고 핸드폰에 말하듯!) 지가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는 인간! 아냐, 모른 척 하는 인간!
(다시 핸드폰을 옆에 홱 던져 버린다. 계속 울리는 핸드폰)
석율 내 보기엔 모른 척 하는 건데 사람들이 다 속아! 아니, 어떻게 그걸 속아?
다들 마음이 그렇게 퓨어해? 특히 우리 팀 문과장님! 눈이 없나? 귀가 막혔나?
집어 던져 둔 석율의 핸드폰 계속 울린다.
영이 전화 받아요.
석율 (짜증난다. 전화기를 노려 보다가 탁! 받아서) 네!
성대리(e) (취한 듯 혀 풀린) 석율아~ 한석율~
석율 왜요?!
성대리(e) 내가 잘못했다~
석율 !?
성대리(e) 내가 요즘 생각 많이 했어. 니가.. 이렇게 행동한데는 다~아
이유가 있는 건데. 형이... 신경을 못 썼다.
석율 어....
성대리(e) 나랑 술 한 잔하자. 진지하게 이야기 좀 하자고! 지금!
석율 (그래와 영이 본다)..
성대리(e) 응?! 이 자식아! 석율아!
석율 지금 어디 신데요
영이/그래 (의아하게 보는)
39. 고급 술집 안/밤
성대리, 취한 채 혼자 비싼 양주를 마시고 있는데, 누군가 같이 마시다 간 듯 남은 빈 술잔과 사용했던 포크를 종업원이 치우고 있다.
그때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는 석율, 혼자 술 마시고 있는 성대리를 본다.
순간 좀 짠해 보인다. 다가가는 석율.
석율 무슨 술을 혼자 마셔요? 청승맞게
성대리 (희딱 본다. 반가움이 넘쳐 나는 얼굴로) 석율아!!
석율 (약간 울컥하는 마음으로 보는)
40. 오봉자 싸롱/ 밤
덩그러니 술집에 앉아 있는 영이와 그래.
뭔가 둘이 좀 어색하다
영이 한석율씨도 참...
그래 그러게요. 참...
영이 ... 갈까요?
그래 네? (벌떡 일어나며) 네!
영이 장그래씨
그래 네?
영이 남대문 열렸네요
그래 (멈칫했다가 영이 다시 보고) 안 속습니다.
영이 (난처한) 아.. 이번엔 정말인데..
그래 !!! (깜짝 놀라 바지를 보는데)
영이 인사 잘~ 받았다. 깔깔깔~
그래 (머리가 하~얘 지는 것 같다. 그대로 숙이고 있다)
영이 가죠 (휙 간다)
그래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영이를 바라본다.. 중얼거리듯) 저 여자가 정말...
석율(e) 저도 남자니까,
41. 고급 술집/ 밤
석율, 만취해서 계속 마시는 성대리를 앞에 두고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다.
석율 그냥 대 놓고 시키는 건 남자답게 이해합니다.
성대리 (취해서) 신입한테 내 일 니 일이 어딨냐~? 다~~~~ 니 일이지!!
석율 (달래는) 그러니까~ 시키는 건 저도 한다니까요.
성대리 그러니까!! 다 니 일이라니깐. 내 일이 아니라 니 일!
석율 (달래는) 아니 그러니까 다 절 가르치시려고 일 시키시는 거잖아요.
이해한다니까요.
성대리 그러니까 내가 지금 말하잖아! 자식아! 내 일이 아니라 니 일이라고! 이 자식... 지금 보니까 너 소시오패스 같애.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고.
석율 (울컥!!) 뭐.. 뭐요? 소시오패스요? 제.. 제가 왜 소시오 패스예요?!
<화면 전환>
석율 (다시 자기 마음을 설득하려고 애쓰며) 그러니까 저는 진짜 선배님한테 멘 토링도 받고, 다른 신입들처럼 일하면서 제대로 배우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성대리 (얘기 진지하게 듣는 것처럼 응응 끄덕이다가 ) 그러니까 임마!! 그게 다~~ 니가 할 일이야.
석율 (미치고 팔짝 뛰겠다) 아 그러니까 저도 무작정 안하겠다는 게 아니라요~
한다니까요. 하는데! 그래도 제가 한 일을 선배님이 한 것처럼 가로채시고
책임만 지우시는 건 아니죠~
성대리 (끄덕이다가 알아들은 듯 지긋하게 본다)
석율 이건 선배님께서 배려해 주셔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성대리 (알아 들은 듯 끄덕이며) 석율아..
석율 네.
성대리 너 진짜 소시오패스 같아
석율 (못 참고 고함) 야!!!! 성대리!!! 제발 내 말 좀 들어 보라고!!
성대리 (어? 갑자기 말똥한 눈빛) 너 지금 성대리라고 했어?
석율 (당황해서) 어?
성대리 하.. 나 이 새끼. 소시오 패슨 줄 알았는데, 너 싸이코 패스구나?
석율 (어이없고 넋 나간) 싸.. 싸이코패스?
성대리 하.. 나 이 새끼랑 술 못 먹겠네. 술 맛 다 떨어지네.
하고는 주섬주섬 자기 가방을 챙겨서 비틀비틀 나간다.
석율,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옆에 쓱 내밀어지는 계산서.
석율, 응? 하고 바라보면 564,000이 찍힌 계산서다. 얼굴 서서히 일그러지며.
석율 (분노 폭발하고) 으아아아아아~~~~ 야이 씨삐삐삐 같은 새끼야!!~~
42. 거리 /밤
나란히 걸어가는 그래와 영이.
날리는 낙엽과 쌀쌀한 기운에 한기를 느끼는 영이, 얇은 옷차림에 팔을 감싸며
영이 이제 밤엔 꽤 춥네요.
그래 윗 옷 좀 빌려 드릴까요?
영이 괜찮아요.
그래 (양복을 벗어 준다)
영이 (피식 웃고 받아 걸치며) 고마워요. 장그래씨는 여친 생기면 사랑
받겠어요.
그래 (머쓱한) 여친은 무슨..요.
영이 뭘 그렇게 쑥스러워 해요? 성인이.
그래 누.. 누가 쑥스럽다고.
영이 금방 가을 가고 금방 겨울 가고 금방 봄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일년이
에요. 우리.
그래 (영이를 본다)
영이 왜요?
그래 (피식 웃으며 고개 살짝 떨구며) 우리, 때문에요.
영이 네?
그래 (웃고만)
<f.c// 2화 # 64>
상식 니 애가 실수로 문서에 풀 묻혀 흘리는 바람에 우리애만 혼났잖아!!
<f.c// 2화#67>
멍~하게 어둠 속을 응시하던 그래...
그래(e) 우리 애...라고 불렀다........
그래 우. 우... (울컥해서 '리'자는 안 들림) 애..
히히히히 웃으면서 눈가에 눈물 맺힌 채 뭔가를 노트에 끄적이는 그래
그래 (작게 픽 웃고.. 생각하듯) 지난 봄에요.. 그 우리가, (혼자 중얼거리듯) 고팠었거든요...
영이 네?
그래 (웃으며 영이 보고) 좀 있으면 다시 봄이고 1년이네요. 우리.
영이 (의아하게 웃으며 그래를 본다)
43. 몽타쥬/ 밤
- 철강팀
야근하고 있는 백기. 일이 끝난 듯 프린트 건다. 기지개 켜고, 문장 줄이기 하던 종이를 꺼내 이어서 줄인다.
- 고급 술집
열 받아서 혼자 병나발을 불고 있는 석율
- 걸어가는 영이
- 낙엽 길을 걸어가는 그래
44. 원인터 외경 /낮
동식(e) (반갑게) 과장님, 오셨어요?!
45. 영업 3팀 /낮
그래와 동식 앞에 서 있는 출근 차림 천과장
천과장 (웃으며) 응. 나도 오늘부터 3팀원 (그래를 보면)
그래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
천과장 응 (자리 쪽으로 가서 가방 놓으며) 장그래씨.
그래 네
천과장 아무래도 내가 가장 많이 업무 지시할 사람은 그래씨가 될 것 같죠?
그래 네.
천과장 나 격식 따져대는 사람 아니니까 편하게 지내요. 스타일은 맞춰 가면 되고
그래 네, 감사합니다.
천과장 그리고... 그 머리는 어떡할 건가?
동식 (웃으며 본다)
그래 (당황하고) 네? 머.. 머리요?
천과장 음.. 너무 긴데? 내 생각에 옷깃에 안 닿을 정도로 깎았음 좋겠는데..
앞머리도 그렇고. 본인 생각은 어때?
그래 아! (당황한 채) 단정하게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천과장 깎겠다는 거지?
그래 아...
동식 (픽 웃으며) 천과장님도 참, 왜 학생주임 빙의하고 그러세요.
(앉으며) 추억의 두발단속이에요?
천과장 어..(웃으며) 김대리. 업무 브리핑 좀 받읍시다.
동식 예.
천과장 회의실로 가지.
동식 여기서 바로 드려도 되는 데요.
천과장 (웃으며) 이것저것 밀린 얘기도 좀 하고 말이지 ... 눈치가 없어~ (간다.)
동식 (보고 웃으며 일어나 따라가면서) 에~이~ 천과장님, 뭔지 알겠다. 우리 팀 간 보시려는 거죠?
천과장 (허허허 웃으며) 아이고~ 오차장님 스타일 다 아는데 뭘 간을 봐.
46. 소회의실1 /낮
블라인드 쳐져 있는 내부.
경직된 얼굴로 서 있는 동식을 싸하게 쏘아보고 있는 천과장.
천과장 장난 하냐?
동식 (굳은) 아닙니다.
천과장 회사가 장난이야? 내가 니 친구냐?
동식 아닙니다.
천과장 새로운 사람 왔으면 긴장 좀 타자.
동식 네.
천과장 3년 전, 너랑 나랑 뺑이 쳤던 즐거운 기억은 그것대로 두라고. 구질구질하 게 평생 가져가지 말고..
동식 (당황스러운) 네...(천과장 쳐다 보다가) 저.. 과장님...
천과장 왜?
동식 우리 팀 오신 거... 다른 이유 있으신 건 아니시죠?
천과장 (보다가) 적어도 나는 이유 없다. 보낸 사람들 생각은 모르겠지만.
동식 !
천과장 괜히 니네 팀 타박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아야 해. (차갑게) 노려보고 있다는 걸. (동식의 어깨 툭 치고 가면서
동식의 옆에 서서) 날 의심하면 의심한 대로 할 거니까 딴 생각하지 말고
문 쪽으로 가는 천과장. 그대로 굳어서 서 있는 동식.
천과장 니네 잘못한 거 없어. 잘했어. 근데 그런 애들이 자기들 옆에 있는 건 깝 깝한 거거든. (돌아보며) 아직 아무 지시 안 들고 왔지만, 만에 하나 필요 할 땐 날 불러낼 거야. 어쨌든 난 캐릭터 잡았으니까 적응해라.
동식 (굳은 표정으로) 왜 천과장님을 보낸 거죠?
천과장 (답답한 듯) 아휴.. 미치겠다.
동식 네?
천과장 (인상 쓰고 홱 돌아보며) 친하니까 보낸 거지. 임마!
동식 (본다)
천과장 안 친한 놈 보냈다가 또 니네 필터링에 걸려 어떤 사단이 날지 모르니까.
동식 .....
천과장 적당히 잘 지내자고. (가 버린다.)
어두운 얼굴로 그대로 서 있는 동식.
47. 영업 3팀/낮
들어오던 천과장, 일하고 있는 상식을 보고 멈칫한다. 인사하며
천과장 차장님, 오셨습니까?
상식 어, 왔어? (웃으며 끄덕하는데)
동식, 저벅저벅 들어온다.
상식, 들어오는 동식의 어두운 표정을 읽고는 바라보는데,
천과장 업무진행표 좀 봅시다. 김대리.
동식 (자리에 앉으며) 예,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상식, 모른 척 다시 일을 하기 시작하는데, 그 위로.
천과장(off) 이거 누가 진행했던 거야?
동식(off) 저희 팀에서..
상식, 둘의 대화가 점점 신경 쓰이고,
천과장 요르단 건, 이거구만, 박과장 뒤진 게.. 이 계기로,
동식 그게 아니라 그만한 이유가...
상식, 일하던 손 딱 멈춘다. 둘을 본다
천과장 오후까지 자료 다시 봅시다. 이거 안 되겠어.
동식 아.. 과장님.
상식 (큰 소리!) 천과장!
천과장 예?
동식, 그래 (놀라서 보면)
상식 재밌는 친구네.
천과장 !
상식 일을 해 일을. 회사 나왔으면, 힘 빼지 말고.
천과장 (당황해서) ...
상식 왜 사람들이 게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줄 알아?
천과장 예?
상식 (일어나 저벅 저벅 다가오며) 게임을 하니까 빠지는 거야.
천과장 (어쩔 줄 모르고 보면)
상식 일하러 와서 게임이나 하고 있다간, (앞에 서서 내려다 보며) 자네부터
게임에 빠질 거야.
천과장 ...
동식 (씨익 웃음을 겨우 참고)
그래 (놀라 보는)
상식 (돌아서려다가) 끝나고, 술 한잔 하자
천과장 (보는)
48. 섬유팀 / 낮
앉아 있는 성대리 앞에 564,000원 찍힌 술 집 영수증을 내미는 석율
성대리 응? 뭐야? (석율을 쳐다 본다)
석율 어제 술 값 영수증입니다.
성대리 (어이 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하, 이놈 진짜... 석율아.
석율 (본다)
성대리 내가 정말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석율 (본다)
성대리 사실 어제 얘기하려다가 너 기분 상할까봐 얘기 안했거든?
석율 뭔데요?
성대리 (짧게 한 숨 쉬고) 사회생활하려면 너 그 성격 꼭 고쳐야 할 거다. 한 번 만 말 할 테니 잘 들어.
석율 (뭔데? 하듯 보는)
성대리 너 어제 보니까.. 좀 소시오 패스 같더라.
석율 (허! 내장이 쏟아질 것 같다)
영수증 다시 석율에게 쥐어주고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일어서는 성대리.
석율 (멀어지는 성대리 모습 보며 속으로 비명을 지른다 e)으아아아아아~~악!
49. 철강팀 / 낮
빨간펜으로 지우고 고쳐서 너덜너덜한 종이를 펴놓고 여전히 고치고 있는 백기...
<f.c// #21 >
강대리 장백기씨가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생각을 했다면 훨씬 더 주체적으로 이해
를 했을 겁니다. 그래야 문장을 리드할 수 있어요.
백기 (중얼중얼) 문장을 리드해..
펜으로 [이슬람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부분을 슥슥 지우는 백기
백기 길다.. 짧게.
펜으로 [라마단이 끝났다!] 라고 쓴다.
그때 서류 들고 들어오던 강대리, 그러고 있는 백기를 흘깃 보고 멈춘다.
쳐다 보고 있는 강대리. 모르고 중얼중얼하면서 고치는데 열중하는 백기.
백기 아니지...라마단....2012년은 7월 20일~ 8월 18일 까지
해당부분 슥슥 지우고 옆에 다시 쓴다.
[라마단(2012. 7.20 ~ 12.8.18)이 끝났다]
백기 문체가 건방져... (슥슥 지운다)
[끝났다] 를 [종료되고] 로 고치는 백기.
자리에 가서 앉아 자기 일을 시작하는 강대리.
백기 뒤의 문장을 이으면 한 문장으로 정리되고...
[라마단(2012. 7.20 ~ 12.8.18)이 종료되고 따라서] 라고 쓴다.
그런 백기를 다시 돌아보는 강대리...
50. 유가네 닭갈비 외경 / 저녁
51. 유가네 닭갈비 / 저녁
술잔과 밑반찬들이 착착 놓아 지고 있다.
김씨아줌마 오늘은 한 분이 느셨네?
동식 (웃으며) 네. 앞으로도 죽~ 이요
김씨아줌마 (반찬 놓으며) 이제 네 꼭지가 꽉 찬 것이 되얐어! 오늘도 닭갈비지?
동식 딴 것도 있어요?
김씨아줌마 없어 (휙~ 간다)
동식, 그래 (보며 웃고)
상식 (천과장한테 술 따라주며)천과장, 아직도 퇴근하면 혼자 술 마시나?
천과장 (받으며) 가끔요 (병 받아 상식의 잔에 따라 준다)
동식 (병 받아 그래에게 따라 주며) 천 과장님 유명했죠. 그렇게 드시고, 집에 가면 또 드시고.
상식 아무리 술 좋아해도 남의 기분 맞춰주는 술자리가 많아지다 보면,
자기만을 위한 술을 마시고 싶기도 하지.
천과장 맞아요, 술 잘 마신다고 이리 저리 끌려가서 남들 기분 맞추며 마시다
보면 혼자 빤스만 입고 편하게 마시는 게 그리워요.
동식 맞아요. 빤스 바람으로 야구중계 보면서 마시는 맥주가 제일 맛있죠
천과장 그건 바라지도 않아. 제때 퇴근해서 애들 통닭 시켜주고 옆에서 맥주 한잔 먹는 것만이라도 하고 싶다고....
잠시, 말을 멈추는 천과장...
상식 (잔 들며)자, 건배하자. 잘 왔다. 천과장
일동 (잔을 든다)
상식 (천과장에게) 일, 재밌게 하자. 옛날처럼
천과장 (머쓱하게 웃는)
동식 (웃으며) 옛날처럼!
건배! 하는 일동. 각각 쭉 마시고.
천과장 3팀 오기 전에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에 빠져 있었던 점, 사과드립니다.
3팀 일원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겠습니다.
상식 (건배 제의 하며)그래, 마시자구.
천과장 장그래씨, 나한테 궁금하거나 부탁하고 싶은 게 있나?
그래 아.(망설이다)저...
천과장 부담 갖지 말고 말해봐
그래 저, 머리 깎아야 하나요?
천과장 (당황)응?
하하하하하하~~ 웃는 일동. 각각 따르고 마시고 유쾌하게.
52. 천과장집 현관 / 밤
철컥, 현관문 열리면. 정돈되지 않은 엄마 신발과 아이 신발 한 켤레씩 놓여있다.
조심스럽게 현관문 닫는 천과장. 껌껌한 집안.
53. 천과장집 주방 / 밤
불도 켜지 않은 주방. 더듬거리며 가서 냉장고 문을 여는 천과장.
물을 꺼내 벌컥 벌컥 마시는 천과장.
냉장고에 있는 캔맥주들 본다. 가만히 생각하다 냉장고 문 닫는다.
54. 천과장집 침실 / 밤
어두컴컴한 침실, 등 돌리고 자고 있는 아내가 보인다.
조심스럽게 옷을 벗는 천과장.
아내(off) 들어왔어?
천과장 (깜짝) 응, 방금 왔어.
아내 바로 자? 어쩐 일이야? 집에 오면 꼭 한잔씩 하던 사람이.
천과장 (침대에 누우며 가볍게 숨을 후~ 뱉고는 잠시 생각에 빠진다..
편안해진 표정으로 눈 감으며)마셨어...
아내 새로 간 팀 괜찮나봐? 발령 때문에 고민하더니..
천과장 (눈을 뜨며) 응?..(애매하게) 으응.. (복잡한 표정으로 다시 눈을 감는)
55. 원인터 외경 / 낮
56. 영업3팀/ 낮
바쁘게 출근하는 상식에게 천과장. 동식, 그래 인사한다.
천과장 차장님, 내년도 사업계획서 준비해야겠는데요.
상식 응. 오전에 바쁜 업무들 없지? 회의 먼저 하자.
일동, "네" 하며 주섬주섬 챙겨 일어난다.
동식 (그래를 보며 웃으며) 장그래가 내년도 사업계획 회의까지 참석할 수 있게 될 줄 몰랐네
그래 (웃으며 챙기는데)
동식 (피곤한) 오늘부터 회의, 회의, 회의의 연속이다. 각오해두는 게 좋아
상식 (서류 뭉치와 다이어리 들고 휙 나가며) 가자!
서류 잔뜩 챙겨 들고 뒤이어 나가는 일동
57. 몽타쥬 / 낮, 밤
-1. 통로 + 15층 각 부서들/ 낮
영업3팀 상사들을 따라 회의실3까지 걸어가는 그래, 걸어가면서 다른 부서들을 본 다. 영업2팀, 자원팀, 철강팀의 바빠진 모습들(전화하고, 서로 서류를 주고 받고, 모여 서서 얘기하고, 컴퓨터 작업하면서 옆에 사람과 바쁘게 얘기하고 등등) 이 눈
에 들어 온다. 영이, 백기도 그 와중에 섞여 바쁘다.
그래(e) 회사의 모든 팀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서 예산, 실행계획, 실적 관련 목 표치를 준비해야 하는 시즌이다.
하나의 사업 아이템은 여러 부서의 협력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잦은 회의와 수많은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2. 회의실3 / 낮
각자 서류 보며 회의에 열중하는 영업3팀
그래(e) 새로운 아이템부터 미뤄뒀던 기획서까지 다시 들여다보지만,
뾰족한 수가 있는 것은 아니다.
-3. 영업3팀/ 밤
프린트를 걸고, 출력물을 체크하는 동식.
캐비넷에서 파일들을 전부 꺼내는 천과장.
-4. 회의실3/ 밤
충혈된 눈으로 하품하면서 파일들을 보는 상식
양 손에 도시락을 사 들고 들어 온 그래, 책상 위에 세팅하고
-5 회의실4/ 낮
서류검토하고 있는 상식과 천과장, 노트북 보며 설명하는 동식
-6 탕비실/ 밤
커피 타는 그래
그래na 영업3팀은 몇날 며칠 긴 밤을 보내고 있다.
58. 소회의실 / 낮
장시간의 회의 흔적이 역력한 책상 위다.
넋 나가고 지친 분위기의 상식, 동식, 천과장.
커피 들고 들어오는 그래, 나눠주는.
동식 (얼굴에 손 얹은 채)아...지친다. 과장님 정말 며칠 째에요~~으아
상식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머리가 꽉 막혔다.
그들을 쳐다 보며 자기 자리에 앉는 그래.
노트북안의 회의 내용을 다시 차분히 본다... 그 위로..
사범(e) 네 바둑이 늘지 않는 이유를 말해줄까?
59. 기원 / 그래의 과거/ 낮 혹은 밤
바둑판을 앞에 두고 사범과 마주 앉은 어린 그래.
사범 너무 규칙과 사례에 얽매여 있어.
당연히 수는 연구해야 하고 제대로 학습해야 하지만,
어린그래 ...
사범 불변의 진리로 여긴다면 바둑이 이 오랜 세월 동안 살아남았겠니.
어린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범 격식을 깨는 거야. 파격이지.
어린그래 파..격이요..?
사범 격식을 깨지 않으면 고수가 될 수 없어.
60. 회의실3 / 낮
생각에 잠겨있던 장그래. 천천히 입을 연다.
그래 .... 요르단 사업은 어떠세요?
상식 (멈칫, 본다) 뭐?
61. 소회의실 밖 15층 사무실/ 낮
조용하게 바쁜 사무실 풍경
62. 회의실3/ 낮
모두 놀란 얼굴로 그래를 보고 있다.
동식 장그래, 지금 뭐라고 그랬어?
그래 요르단 사업을 다시 해보는 거요
상식 ....
천과장 요르단 사업이라면, 박과장 거 말하는 거냐?
그래 네..
동식 장그래,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천과장 신입이라 잘 모르는 모양인데, 남의 사업 뺏어 오는 거 아냐
동식 요르단이란 말도 꺼내지 마, 당분간.
그래 그 사업에서...비리를 걷어내면
상식 (본다)
그래 매력적인 아이템 같아서요...
상식, 경직된 얼굴로 보고, 동식과 천과장, 당황한 얼굴로 본다.
그래(e) 회의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63. 탕비실 앞 통로 + 소회의실 3앞 /낮
커피 한잔을 뽑아서 나오는 석율.
맞은 편 회의실3 대강 쳐진 블라인드 안에서 영업3팀의 모습이 보인다.
심각한 표정의 상식과 그래 그리고 천과장과 동식의 모습..
다가가서 블라인드 사이로 기웃기웃 보며
석율 뭐가 저렇게들 심각해? (그래 보인다) 장그래는 얼굴이 왜 저래?
(심각한 표정의 상식을 휙 봤다가 다시 그래를 휙 본다)
디지게 혼나고 있구만.
기웃거리며 문 쪽으로 가서 귀 찰싹 붙이고 들어 보려고 노력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나오는 영업 3팀.
얼른 떨어지는데, 상식, 천과장, 동식, 잔뜩 굳은 얼굴로 주르르~ 간다.
맨 나중에 나오는 그래에게 착 붙는 석율
석율 장그래? 왜 그래? 왜 혼났어?
그래 혼 안 났습니다 (휙휙 간다)
석율 엉? (보다가 조르르~ 쫒아 간다)
64. 철강팀 / 낮
타닥타닥,.. 모니터에 최종적으로 줄인 내용을 쳐 넣고 있는 백
<중동항로 관련 이슈>
라마단(2012.7.20.~12.8.18) 종료에 따라
중동항로 물동량 및 소석률 회복이 예상됨.
IRA가 7월 중 적용 할 예정이던 PSS(USD300/TEU)를 유예함
기
< PSS(USD300/TEU)를 유예함>을 넣고 다시 한번 본 후 프린트를 탁! 누른다.
백기, 출력물을 들고 강대리에게 간다. 내밀면서
백기 강대리님
강대리 (잠시 쳐다보다가 받아서 훑는다)
백기 (약간 긴장해서 본다)...
강대리 좋습니다 (준다)
백기 (받을 생각도 않고 본다)
강대리 (받으라고 제스처 하면)
백기 (받으려는데)
강대리 아! 잠깐만
내용 중 “7월 중 적용 할 예정이던”에서 “할”에 빨간 펜으로 찍 긋고 준다.
백기, 찍 그어진 곳을 약간 삐끗한 마음으로 쳐다 보지만 기분 나쁘진 않다.
받아서 꾸벅하고 돌아서서 나오는 백기. 입가에 점점 미소가 커진다.
65. 로비 / 낮
코팅된 종이를 들고 보면서 들어오는 백기. 조금 뿌듯하고 가벼운 마음이다.
그때, 석율의 문자 온다
석율(e) 장그래 대~박
백기, 살짝 찌푸려지는 미간이지만 의아한.
66. 휴게실 / 낮
백기 (흠칫) 뭐라구요?
영이 (약간 놀란 얼굴로) ..
석율 뭐라구요, 뭐라구요, 뭐라구요, 내가 100번도 더 되물었다니깐.
백기 ....
석율 (고개 절래절래) 장그래... 아니,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지?
백기 정말 분위기 파악 못하는 친구네요.
석율/영이 (보면)
백기 지금 사내에서 영업3팀 바라보는 시선도 모르는 건가?
가뜩이나 내부 고발자 보는 분위기잖아요. 모두들 편치 않아 한다구요.
영이 승부사 같아요.
백기 (굳은 얼굴로 영이를 본다)
석율 (호기심) 승부사?
영이 네 (대수롭지 않게 보며) 가끔 그렇게 보여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석율 (틱!) 반한 거야?
영이 (당황해서) 네?
백기 (불편한) 영이씨는 장그래씨를 너무 높이 평가하고 있군요
석율 (틱!) 질투하는 거야?
백기 (당황해서) 네?
석율 장그래 이 자식은 대체 왜 그러는 거야?!!
영이/백기 (어이없이 석율을 보면)
석율 왜? 모두까기 중이야. 왜?! 나 요즘 삐뚤어졌거든!
영이 (한숨)
백기 아무리 오차장님이라도 이번 건은 승인 안하실 겁니다.
그래야 하는 거구요 (나간다)
영이/ 석율 (본다)
67. 통로 / 낮 (*코팅종이 내용 별첨)
나오는 백기, 손에 든 코팅한 종이 본다.
백기 ....
헛웃음 짓는 백기, 들고 있던 손을 툭, 떨어뜨린다. '후~' 하는.
68. 영업3팀 / 낮
조용한 영업 3팀, 각각의 책상에 말없이 앉아 있는 네 사람.
그래(e) 영업3팀 회의는 중단됐다
예상할 수 있는 논쟁과 예상할 수 있는 오해
예상 밖의 피해가 짐작된다. 그러나
신입의 입에서 나온 파격적인 아이디어에,
누구 하나 쉽게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다.
일어나서 팔짱을 끼고 창 밖을 보는 상식, 생각에 빠진다.
그래(e) 신입의 제안을 거부하기 위해서라도 마땅함이 필요하다, 그것이 팀이다.
그런데 이 제안은 좀...묘하다.
생각에 빠져 앉아 있는 동식
그래(e) 하기 싫은 것이냐, 해 봤자인 것이냐.
그래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보는 천과장
그래(e) 해서는 안 되는 것이냐.
마침내 돌아서서 영업3팀 밖으로 나가는 상식.
그래(e) 그럼에도 할 수도 있는 것이냐.
선차장(e) 그럼에도 해서는 안 되는 거죠
69. 휴게실/ 낮
굳은 얼굴로 선차장을 보는 상식
선차장 사업이 남아 있다는 거, 모르는 사람 없어요.
하지만, 아무도 맡을 생각을 안 하잖아요?
상식 타 팀의 성과를 떡 먹기로 가져온다는 오해가 싫으니까.
선차장 네. 아무 이해 관계없는 팀조차도 그래요. 근데 그걸 사건의 당사자인
영업3팀이 하자는 거잖아요
상식 그렇지.
70. 옥상 정원/ 낮
상식 앞에서 흥분해 있는 고과장
고과장 (흥분) 미쳤어? 그건 아니지~
상식 그럼 너희가 하든지.
고과장 뭐어~? 신입 이야기에 넘어가서 너 어떻게 된 거 아냐?
상식 그럼 버릴까?
고과장 버려, 버려, 그거 말고도 할 거 많아.
상식 많지 않으면 해도 될까?
고과장 말장난 하기야? 하지 마~ 명분이 약해.
71. 소회의실1/ 낮
선차장 네, 명분이 약해요.
상식 (보면)
선차장 꼭 하고 싶다면 말이에요. 타당성을 확보해야 해요.
수익이 높은 사업이란 것보다 더 높은 차원의 가치 말예요.
상식 .... 타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이거지?
72. 통로+ 영업3팀/ 낮
굳은 얼굴로 걸어 오는 상식. 3팀 안에서 일하고 있는 그래를 본다...
쳐다 보다가 다가간다
상식 장그래
그래 (일어나며)네
상식 (본다)
73. 옥상 / 낮
상식 앞에 서 있는 그래. 굳은 표정이다.
상식 하나만 묻자. 요르단 건의 수익이 탐나는 거야?
그래서 이 사업 놓치기 아까운 거야?
그래 .... 그것만은 아닙니다. 좋은 사업이었다고 생각하지만요.
상식 그럼 꼭 이 사업을 이어받아서 해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래 .... 우리 팀의 일이 덜 끝난 것 같아서요.
상식 덜 끝났다?
그래 모욕을...받은 것 같습니다.
상식 모욕?
그래 이 회사의 모두가, 박 과장님에게.
상식 (본다)
그래 일이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우리 팀은 고발한 것만으로 충분한지...
상식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거냐?
그래 나머지 마무리가 남은 것 같습니다.
상식 마무리.
그래 회사의 매뉴얼과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고의 이익이 남겨질 수 있 게... 그 사업을 원래대로 해 놓는 것.
상식, 그래를 보다가 돌아 선다.
난간 쪽으로 가는 상식. 시선을 멀리 둔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표정...
그런 상식의 뒷모습을 쳐다 보는 그래...
상식 모욕을...받은 거다 이거지. 박과장한테 우리가.
그래 ...
상식 비리를 걷어내면...(돌아 서서 그래를 본다) 그래, 좋은 사업이다.
그래 (본다)
상식 신입사원이니까.
그래 ...
상식 종합상사의 신입사원이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지.
그래 (본다)
상식 그게 상사맨이다.
그래 네.
상식 하자, 이 사업
그래 !
상식 그래, 해보자. 아니, 하자.
상식을 쳐다보는 그래.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