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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을 들고 | |
무더운 여름밤은 물론, 영하 20-30도 추운 겨울밤에도 군대에서 보초를 서다보면 졸음이 온다. 나는 월남에서 성탄준비로 밤을 새우고, 새벽녘에 보초를 서다 잠이 들었다. 순찰장교가 깨워도, 발로 차도, 총과 실탄 등 다 빼앗아 가도,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자고 있었다.
즉시 영창으로 직행 허리띠를 풀고 신발 끈을 풀던 중 통신참모 대위님이 데리러 왔다. 부대장에게 싹싹 빌고 왔단다. 촌각을 다투는 작전을 앞두고 통신장비를 수령하러 온 예하부대가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는데 내가 없으면 처리할 수 없었던 상황, 일처리를 마치고, 장난기 발동, “영창으로 다시 갈까요?” “이 녀석이...”
아무리 피곤하고 졸려도 보초가 절대로 졸지 않게 하는 비결, 비타500도 효력이 없고 찬물을 뒤집어써도 효력이 없지만 완벽한 비결 딱 한 가지, 그것은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쥐어주면 된다.
고2학년 때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책임감과 중압감, 대학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고, 취업은 하늘에 별 따기, 수류탄을 뽑아들었다. 목숨을 걸자!
국가자격고시를 준비, 당시 체신부 관할 무선통신사, 3급, 2급에 합격, 즉시 취업, 국내•외 모든 통신시설에 취업가능하고 대학졸업자격 인정되는 1급에 도전, 영어(2), 공학, 국제법 등 8개 과목 독학으로 준비하고 응시, |
전국적으로 감히 18명이 응시 합격 2명, 내 이름도 있었다.
낮에는 세탁소에서 일을 하며 야간학교를 다니던 때 다리미질 하며 책을 읽다가 옷을 태워 변상도 하고 손바닥은 단어장, 잠은 찔끔, 책을 펴기 전 성경을 먼저 한 장, 수류탄을 놓지 않았다.
영어시험을 회상해 본다. “문법•해석•영작” 참고서 콘사이스만한 책 “메드리삼위일체” 한 장씩 찢어서 주머니에 넣고 숙지, 고린도전서 13장과 요절 몇 구절을 영어로 암기하고, 관련국제법 원서 통독. (1) 8절지에 가득한 독해문제 국제법원서를 통독했기에 누어서 떡먹기, (2) 어제의 하루 일과를 쓰라는 영작문제 어제는 주일이며, 예배에 참석했더니, 설교 제목은 사랑이며, 내용은.... 사랑장과 암송구절을 적절히 배열하여 8절지에 문법, 문장, 단어 완벽하게 가득히 기록, 만점이 아니라면 오히려 이상했겠지!
지금도 영어암송카드 한 묶음 주머니에, 차량에 항상 있다. 그런데 지금은 밤새워 한 구절 암기하면 그 다음날 도망가고 없다. 혼자나 나갈 일이지 있던 놈을 데리고 나간다, 그래도 수류탄을 들고 찾아 나선다.
왜 실패를 했는가? 졸고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수류탄을 뽑아들고 다시 도전해 보라! 목회, 선교, 사업, 그 무엇이든.... 목숨을 걸면 불가능은 없다.
말씀을묵상하며(예레미야17장) 김윤식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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