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청 공무원이고 싶지 않았다”
양평용문도서관 직원 다툼으로 고소·고발···군은 ‘팔짱?’
외지 출신 사서직 공무원 끝내 사표검찰, 기간제 직원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
[동부뉴스투데이]
양평군립도서관 용문도서관 직원들의 다툼이 고소·고발·소송으로 번지며 위화감까지 조성해 정상적인 업무 환경마저 해치고 있어 말썽이다.
양평군립도서관은 1993년 5월 설립됐으며, 중앙도서관, 어린이도서관, 양서친환경도서관, 용문도서관, 양동도서관, 지평도서관이 있다. 하지만 아예 사서가 없어 도서관으로 등록이 되지 않은 도서관이 있는가 하면, 9급사서가 도서관장 역할을 맡고 있는 등 전문사서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서관 전문인력이 부족해 서비스 질은 물론 지역주민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다양한 문화혜택도 떨어지고 있다는 게 도서관 직원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에 부족한 사서 대신 지역 출신 기간제 인력을 채용하면서, 외지출신 사서와 다툼이 왕왕 벌어지고 있는 터에, 관리감독을 해야 할 군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5월 용문도서관 기간제 직원 A씨가 사서직 공무원인 B씨의 옷차림 등에 대한 비방 글을 군립도서관 홈페이지에 올리자 B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씨는 양평군홈페이지를 통해 김선교 군수에게도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A씨가 친구인 C씨 명의로 군립도서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혐의를 밝혀냈고, 검찰은 8월21일 A씨를 명예훼손죄(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기소를 했다.
문제는 검찰 조사 결과 기간제 직원의 홈페이지 투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도서관 측은 잘잘못을 가리고 시정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B씨를 양동도서관으로 전출시키는 등 소극적인 대처로 결국 B씨가 8월21일자로 사표를 내기에 이르렀다는 것.
B씨에 따르면 “A씨의 사과를 듣고 끝내려고 했는데, 도서관측은 A씨를 나무라기는 커녕 조직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한 채 사건을 방관했다”면서, “아무리 외지 출신 사서이지만 기간제 직원은 그대로 두고 나를 양동도서관으로 일방적으로 발령내 결국 사표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는 “같은 조직 직원의 명예훼손으로 상처를 받은데다, 피해자인 나를 ‘인사’라는 무기로 징계했던 상관의 가혹한 행태에 두 번 상처받았다”면서, “관리자의 무책임과 권한남용, 나아가 이러한 인사운용의 현실과 한계를 바로 직시하지 않는 양평군에 대한 실망으로 사직했다”고 밝히고, “내 경우를 마지막으로 관리자의 무책임과 권한남용이 없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직을 후회하진 않는다는 B씨는 “다만 지금 이 순간에도 군민을 위해 제 할 일만을 하는 성실한 공무원들, 설레는 마음으로 양평을 찾아올 나와 같은 타지 출신의 신규공무원들이
보이지 않는 부당한 대우와 상처가 걱정스러울 뿐이다”고 밝혔다.
특히 B씨는 “타 지역으로의 전출을 희망하는 공무원들이 늘어간다면 그것은 분명한 적신호”라면서, “부디 선하고 일 잘하는 공무원들이 오래오래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여건 개선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B씨는 A씨를 상대로 명예훼손에 대한 민사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직원 화합에 나서야 할 양평군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도서관 관계자는 “간담회를 갖고 서로 화해를 시켰으나 화해가 되지 않아, 기간제 직원 A씨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양교육을 시켰으며, 다툼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사서직 공무원인 B씨를 양동도서관으로 내부발령 조치한 것뿐이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반복하여, 적극적인 중재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또 전문인력 충원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 4명을 시작으로 사서인원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채용예정인 사서 4명은 지평, 양동도서관으로 배치될 수밖에 없어 당분간 나머지 도서관의 인력부족, 서비스 질 저하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