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1천381일 만에 떴다
입력날짜 : 2013. 03.31. 19:52
이천수 1천381일 만에 떴다
후반에 조커로 투입…특유의 발랄한 공격력 과시
'돌아온 탕아' 이천수(32·인천 유나이티드)가 4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에 복귀했다.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대전 시티즌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경기.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 시작 전부터 이천수가 나올지 모르는 경기이니 잘 지켜보라고 관중에게 당부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몸을 잘 풀고 있으라"고 경기를 앞두고 이천수에게 지시했다.
이천수가 아직 몸이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까닭에 선발로 투입될 수는 없지만 경기 흐름을 봐서 조커가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실전을 소화하지 못해 아직 인천 전력에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인천은 후반 초반까지 접전을 펼쳐 이천수가 기용할 여유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김 감독은 후반 7분 추가골을 맞아 1-2로 뒤지자 오히려 이천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영화 슈퍼맨의 주제음악과 함께 이천수가 구본상과 교체돼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해결사 특명을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김봉길 감독은 "후반 3분에 동점골이 나올 때 이천수를 불렀는데 나오는 시간이 추가실점하는 순간과 우연히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천수는 최전방, 그 배후, 좌우 측면 등 공격진 전역을 발랄하게 오갔다. 그는 후반 10분 역습에서 드리블로 대전의 페널티지역 왼쪽을 수비수 두 명을 달고 돌파했다. 비록 중도에 공을 놓쳐 슈팅이나 크로스를 시도하지 못했으나 관중의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천수는 후반 13분에는 그의 장기인 프리킥 기회도 잡았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강하게 때린 볼은 별로 위협적이지 않게 수비벽 앞에 떨어졌다.
이천수는 후반 19분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했으나 이도 골대를 멀찍이 벗어났다. 그는 후반 30분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려 대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 뒤에 이어진 혼전에서는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직접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이천수는 후반 41분에는 골지역 왼쪽에서 헤딩슛을 날렸으나 볼은 골망을 외면했다.
경기장을 메운 1만100여 관중은 이천수가 나온 뒤로 환호하다가 탄식하다가를 계속 되풀이했다. 인천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홈팬들이 갈구하던 이천수의 공격포인트는 결국 나오지 않았다. 이천수는 위협적인 플레이를 자주 보여줬지만 약간의 둔탁함도 함께 노출했다.
이날 경기는 그가 몸 상태가 완벽해지면 '킬러'로 되돌아올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할 한판이었다. 김봉길 감독은 "원래 선수가 공백기가 있으면 첫 경기는 매우 힘들다"며 "이천수가 결정적 역할은 못했지만 다음 경기부터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관중은 인천이 상대적 약체인 대전에 1-2로 패배했지만 이런 기대가 있는 까닭에 인천 선수단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천수는 전남 드래곤즈 시절이던 2009년 6월 30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 출전한 뒤 1천381일 만에 국내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그는 전남에서 잇따른 돌출행위를 저질러 임의탈퇴 선수로 방출된 뒤 선수생활이 끝날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타고난 재능과 팬들의 사랑이 아깝다는 이유로 전남이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해제함에 따라 인천 유니폼을 입고 복귀했다.
/연합뉴스 광주매일신문(www.kjdaily.com).
이천수는 그동안 임의탈퇴 선수로 K-리그에선 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이러합니다.
2002년 울산 현대에 입단한 뒤, 2002년 K리그 준우승에 크게 공헌하여 신인상을 받게 되었고, 2002년 FIFA 월드컵에서의 활약과 K리그에서의 활약을 종합하여 'AFC 올해의 신인상'에 선정되었다. 2002년 FIFA 월드컵 직후 레알 소시에다드에 이적하면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첫 한국인 선수가 되었다. 그러나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이듬해에 누만시아로 임대되었다. 하지만 누만시아에서도 부진을 떨치지 못해 결국 2005년 3월에 국내로 복귀했다. 국내로 복귀해서는 다시 기량을 회복했고, 인천 유나이티드 FC와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였고,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역대 최소 경기로 K리그 통산 50번째로 20-20클럽에 가입하는 등 친정 팀인 울산 현대 축구단이 우승하는 데 한 몫 하였으며, K리그 MVP를 받았다. 2006년 팀이 대한민국 슈퍼컵 우승을 차지하는데 한 몫 하였고, A3 챔피언스 컵에서는 J리그 우승 팀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여 6-0 승리를 견인했고 중국 슈퍼리그 우승 팀 다롄 스더를 상대로 2골을 기록하여 4-0 승리를 견인하는 등 총 6골을 넣어 대회 MVP와 득점왕에 뽑히기도 하였다.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 프리미어리그 우승 팀 알샤바브를 상대로 선제 골을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쳐 6-0 승리를 견인하는데 크게 공헌하여 팀의 4강행을 이끌었다. 이러한 활약으로2007년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로 이적했지만 별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하고 이듬해 수원 삼성에 임대되어 K리그에 돌아왔다. 그 해 시즌 후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임의탈퇴되었고, 2009년 3월 박항서 감독의 부름을 받아 전남 드래곤즈에 재임대되었다. 전남 입단 때 그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봉을 백지 위임하였다. 그러나 그는 2009 시즌 개막전인 FC 서울과의 경기에서 자신의 골을 오프사이드로 선언한 부심에게 '주먹감자'를 치켜드는 불손한 행동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6경기 출장 정지와 600만원의 제제금, 출전 정지 기간 동안 광양 홈 경기 기수 플레이 참여 등의 징계를 받았다. 결국 그는 전남 드래곤즈의 19경기 중 9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으며, 6월 27일 박항서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리미어리그 알 나스르로의 이적을 추진하던 이천수에게 6월 28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 동행할 것을 지시하자 그는 사타구니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겠다고 항명했고, 이 과정에서 코칭스태프와 언쟁을 벌였으며, 심지어 김봉수 골키퍼 코치와는 주먹다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천수는 6월 28일, 2군행을 요구한 박항서 감독의 지시를 불이행하고 무단 이탈했다. 전남 드래곤즈 구단은 6월 30일, 이천수의 임의탈퇴를 요청했고 결국 7월 2일 K리그에서 임의탈퇴 공시되었다. 그 해 7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 프리미어리그 알 나스르로의 이적이 확정되었다. 이적 후 이천수는 시즌 초반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이천수는 알이티파크와의 경기에선 동점골을 어시스트했고, 2009년 12월 4일 알파테흐와의 경기에선 2골을 넣으며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천수는 12월 20일에 있었던 알이티파크와의 홈 경기에서 갈비뼈 부상을 당하며 26분만에 교체되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이후 이천수는 부상에서 복귀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체 투입에 그쳐야 했다. 5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지만, 이후 교체 출전마저도 할 수 없었다. 2010년 2월 7일 이천수는 알 나스르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8억원이나 되는 임금을 체불당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천수는 임금 문제로 팀을 이탈하여 귀국하였고 알나스르는 이천수의 무단 이탈을 주장하였다. 결과적으로 구단과의 마찰로 2010 FIFA 월드컵 출전도 좌절되는 등 최악의 결과가 되어 버렸다. 알 나스르는 국제 이적 동의서 발급을 미루며 이천수의 계약을 방해했지만 FIFA에서 임시 국제 이적 동의서를 발급하여 일본 오미야 아르디자와의 정식 이적 계약을 맺고 2010년부터 2011년까지 J리그에서 활약하게 된다. 2011년 오미야 아르디자와 계약이 만료된 후 K리그 복귀를 타진했으나, 과거 전남 드
래곤즈에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크게 화가 난 전남 드래곤즈 프런트는 임의탈퇴를 철회하지 않아 K리그 클래식 어느 팀이든 뛸 수 없었다.
이후 그는 광양축구전용구장 입구에서 매번 전남 드래곤즈 홈 경기 때마다 팬들을 향해 사과하는 등 임의탈퇴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였다. 결국 2013년 2월 22일, 광양에서 열리는 경기에 출장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전남 드래곤즈가 이천수의 임의탈퇴 해제와 함께 인천 유나이티드 FC로의 이적을 발표하였다. 그래서 이천수는 다시 K리그 무대에 복귀 하게 되었다
(이 사진은 이천수 선수가 전남 광양구장에 찾아가 팬들에게 사죄하는 장면입니다.)
현재 이천수는 지난달 31일 대전 시티즌과 홈경기서 고대하던 복귀전을 치렀습니다. 2009년 6월 20일 전북 현대전 이후 무려 1381일 만에 K리그 무대에 복귀하였습니다. 전매특허인 빠른 발과 위협적인 측면 돌파는 여전했고, '이천수'라는 이름 석 자를 홈 팬들 앞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하지만 크로스와 슈팅의 정확성에서 분명 아쉬움도 남겼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어떤 선수든지 공백기 뒤 첫 경기는 힘들 것이다. 결정적인 역할은 못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 다음 경기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이천수도 "기술 피지컬 감각 등 모두 완벽하지는 않다. 하지만 경기를 뛰다 보면 100% 몸이 올라올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처럼 K리그를 즐길 수 있는 또하나의 볼거리를 이천수가 제공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이천수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고 언제쯤 복귀골과 전매특허인 프리킥골이 터지게 될지 기대가 된다!!
스포츠 사회학 (미디어리뷰 - '돌아온 탕아' 이천수).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