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입시분석 (3) 논술전형 변화와 전망
선발인원 감소추세 이어져
수능 최저학력기준 변화에 주목하여 지원전략 설정
논술전형은 수시모집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학생들이 도전해온 전형이라 할 수 있다. 보편적인 선발구조는 지원자들의 교과 성적과 논술고사 점수를 합산하여 우열을 가리고, 각 대학이 정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학생만 최종합격자로 선별해내는 방식으로 설정되어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기본적인 자격요건이다. 정해진 기준만 충족한다면 평가에 유불리가 존재하지 않고, 교과 성적은 등급 간의 점수 차가 크지 않아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 수능 요구조건을 충족했다면 결과적으로 논술고사 성적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능과 논술에 자신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
논술전형은 수능 고득점을 목표로 궁극적으로는 정시를 준비하지만 수시에서 진학의 기회를 확대하고자 하는 수험생, 또는 교과성적 관리와 비교과 준비가 미진하여 학생부 교과나 종합과 같은 전형에서 합격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험생들에게 적합한 전형이다. 매우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지만, 상위권 대학 진학의 주요 통로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해당연도의 선발변화와 전망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올해 논술전형의 주요 이슈는 선발인원(시행대학)과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변화 두 가지로 정리된다. 논술전형 지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아래에 설명하는 변화 내용을 확인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춰 준비전략을 설정해 보자.
선발인원과 시행대학의 변화
논술전형은 사교육 유발요소가 크다고 지적되며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선발규모가 축소되어 왔다. 올해인 2018학년도에도 31개 대학에서 13,120명을 모집하며 선발인원 감소 추세를 이어간다. 이는 전년도 대비 1,741명이 감소된 수치로 논술전형이 폐지된 고려대를 필두로 경희대(100명 감소), 인하대(266명 감소), 아주대(158명 감소) 등의 논술 선발인원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외 논술전형 실시대학은 전년도와 비슷한 인원을 선발하거나 소폭 축소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쟁률이 급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비슷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수험생 선호도면에서 유사한 대학들은 경쟁률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가령 고려대의 논술전형 폐지는 비슷한 선호도를 나타내는 연세대의 논술전형 경쟁률 상승을 견인하고, 전년도까지 유사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했던 성균관대, 서강대 등의 대학에 지원자가 몰리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하대와 아주대의 선발인원 축소로 인해 비슷한 선호도를 나타내는 대학인 경희대, 동국대, 홍익대, 숭실대 등의 논술전형 경쟁률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지원전략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선발인원 감소와 더불어 실시대학이 1개교 증가되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하다. 앞서 언급한 고려대의 경우 올해부터 논술전형이 전면 폐지된 반면, 덕성여대와 한국산업기술대는 신규로 논술전형을 개설했다. 신설된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모집인원이 150명(전형계획 기준)으로 적은 편이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자연계열학과만 선발한다. 덕성여대는 299명을 선발하며 인문계는 수능 3개 영역 등급 합 8(국어, 영어 필수), 자연계는 수학(가)형 응시자의 경우 수학과 영어를 포함한 3개 영역 등급 합 9를 적용하는 수준으로 비교적 높게 설정되어있어 관심 있는 여학생들은 낮은 실질경쟁률을 기대하며 도전해 볼 만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변화
20~200:1 수준으로 매년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논술전형에서 합격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다. 실질경쟁률은 접수경쟁률과는 별도로 합격에서 제외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충족자를 제외한 ‘실제적인 경쟁률’을 의미한다. 대학과 학과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실질경쟁률은 당초 접수경쟁률의 50% 수준에 미치지 못하며, 일부 대학과 비선호 학과들은 한 자리수의 실질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경쟁률이 급감하는 결과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논술전형에서 전략적인 선택을 요구하는 핵심적인 전형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행으로 인해 각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조정되었다는 점은 2018학년도 논술전형 변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연세대의 경우 영어 2등급을 필수로 국어, 수학, 탐구1, 탐구2과목(총 4과목)의 등급 합을 인문계는 7등급, 자연계는 8등급으로 기존보다 소폭 하향 조정했다. 성균관대, 서강대 역시 영어는 2등급을 취득해야 하는데, 기존보다 영어 2등급이 훨씬 수월해 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하향 조정된 것으로 간주해 볼 수 있다. 이화여대, 한국외대, 경희대 등 상당수의 대학이 절대평가 2등급을 기존 체제의 2등급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논술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전반적으로 하향되었다고 볼 수 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하향은 실질경쟁률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결국 논술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되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실질적 하향은 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실질경쟁률 상승 측면에서 악재로 작용하겠지만 중하위권 수험생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가령 수능 2개 영역 등급 합 4등급 취득이 부담스러운 학생도 영어 1등급을 취득함으로써 나머지 과목에서 3등급을 취득하는 것으로 상위권 대학 논술전형에 도전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일반고를 기준으로 현 시점에서 교과 성적이 3등급 내외 수준이라면 논술전형 준비에 대해 미리부터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거나 비교과 준비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더더욱 논술 대비와 관련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논술은 교과 수준에서 출제되기 때문에 기존보다 적은 부담으로 준비가 가능하다. 평소 교과 학습에 충실히 임하며, 방과 후 수업이나 인강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논술은 수능 직후 벼락치기 대비를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서는 목표 대학의 논술안내 책자를 꼼꼼히 확인하고, 모의논술을 통해 실력을 점검해 보는 등의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