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잘못이나 실수 그 자체보다 저지른 일을 덮거나 약속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제기되는 신뢰의 문제로 몰락하는 경우가 많다. 2월 3일 아산시의회 홍성표 의장이 의장직 사임 의사를 번복하며 시민을 실망시키고 지역정치에 혼선을 가중시킨 행위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홍성표 의장은 지난 1월 10일 자신의 모교 졸업식에서 ‘음주 축사’를 한 잘못을 인정하고 발빠르게 사과하며 의장직 자진사퇴를 선언하였다. 아산시민은 그가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에서 그나마 그에게 보낸 신뢰를 거두지는 않았다. 아산시민연대 또한 그의 솔직한 용기를 인정했기에 별도 논평을 하지 않았다.
1월 23일 홍성표 의장 사임안이 아산시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그는 다시 사임안을 제출하고 빠른 처리를 요청하였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로 상대당에게 책임을 돌리며 다투자 시민들은 양당에 대해 눈살을 찌푸렸지만 다시 사임안을 낸 홍의장의 뜻대로 시의회가 하루빨리 안정되길 희망했다.
그러나 2월 3일 홍성표 의장은 갑자기 사임안을 철회하며 사임의사를 번복하였다. 아무리 경쟁 상대 정치인이나 정당이 자신의 잘못을 확대 재생산하고 터무니없는 정치적 비난 일색 현수막으로 거리를 도배했다 하더라도, 홍의장의 사임 번복까지 이해하며 용인할 시민은 별로 없다. 그가 저지른 잘못은 실수였다고 말할지라도 그가 스스로 한 약속을 뒤집는 행위는 애초 그의 잘못보다 더 큰 사안으로써 거짓말의 영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