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지혜)
※반야란 범어요 번역하면 지혜다.
우리 말로 하면 슬기라고도 할 수 있다.
갓난아기는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도 않아도
배가 고프면 목청을 돋구어 울줄 알고
송아지는 갓 태어나 아직 물기가
채 마르지 않았어도
네 다리를 흐느적거리며 일어서려고
안간힘을 쓴다
달맞이꽃은
달빛이 고고한 밤에만 피고 호박꽃은
시계가 없어도 한낮이 지나면 꽃잎을 오무린다.
반야는 타고난 슬기로움이다,
누가
가르쳐 줄 수도 없고 배워서 익혀
얻는 것도 아니다.
※물고기가 헤엄치고
새가 하늘을 날으는 것은 물고기요
새이기 때문이지 헤엄치고 날으는
것을 배웠기 때문이 아니다.
갓 태어난 어린이는 누구나(응아!)하고 울음을 터트리지만 어떤 신생아도(멍멍!)하고 짖고 나와서
부모를 놀라게 하지는 않는다,
미국 사람이라고 태어나면서(헬로우!)하고 나오는 것 어니고
중국 어린이.
일본 어린이 얼굴이 새까만 아프리카
어린이도(응아!)하고 우는 것이다
응아! 하고 우는 것은 사람의 아기요,
낑낑거리면 강아지다
삐약삐약하면 무엇인가?
이들이
어찌 낑낑거리면
삐억거리면 (응아)하고
우는 것을
배워 익혔으며 누가 가르쳐 주었겠는가?
이처럼
타고난 지혜가 반야다
풍매화란 소나무,
잣나무 벼의 꽃처럼 바람에 꽃가루를
실어보내 가루받이를 하는 꽃을 말한다.
이들의 꽃은
화려하지도 않고 향기롭지도 않다.
바람은 아름답거나 향기로움을 가르지 않고,
수술을 실어다가 암술과 짝지어 주기 때문에
이 꽃들은 애써
바람의 환심을 사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풍매화는 꽃이 있어도 별로 아름답거나
향기롭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충매화는 사정이 다르다.
벌. 나비가 중매장이 노릇을 하기 때문,
그들을 끌어들여다.
암술과 수술이 서로 만나 씨받이를 하여야
뒤를 이을 후손을 잉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충매화는 화사하거나 향기롭다.
바람은 밉고 고움을 가르지 않으나,
벌. 나비는 달고 쓴것을 가리고 아름답거나
추한 색깔을 가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꽃이 스스로 초연하고 스스로
화사한 모습으로 몸치장하는 것은
그들도 타고난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그 지혜가 반야다
운문스님에게 물었다. (어떤스님)
※나무란 온갖 생각,
배워 익힌 지혜. 학문등으로 반야를 가리고 있는 번뇌망상이다
운문스님은 대답하기를
답)나무는 앙상한 모습을 드러내고
천지에 가을바람만 가득하지
※바로
이 단풍마저 떨어져 나간 앙상한
모습이 나무의 본모습이다,
온갖
관념을 다 떨쳐버리면
응아! 하고
세상에 나올 때부터 간직한 가을바람 같은
반야 지혜가 비로소 나타나는 것이다
이 반야를 찾는 작업은
곧 자기의
본래 모습을 찾는 일이다.
온갖 잎사귀를 다 떨쳐버린 후 앙상한
모습이 드러나야
맑은
바람이 불어오듯,
온갖 가식을 다 떨쳐 버려야만 자기의
본 모습이 드러나 반야 지혜가 빛을 내는 것이다
이처럼 드러나는 본래 모습은 낳고 죽음이 없다
이 생사 없는 본래 모습이 바로 반야다
(해마다 진달래는 분홍빛이고,
개나리는
노랗게 피어나지만
봄의 색깔이 무엇인지 아는 이 없네)
[ 상 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