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수르 매노르에서 레이나까지 20키로를 걷다. 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비가오고 있다. 빨래줄에는 그 많던 옷은 하나도 없고 비에 젖은 우리 옷만 어둠속에 그림자 처럼 걸려있다. 옷이 많이 젖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비가 오기 시작한지 얼마되지않은 모양이다. 대충 빨래를 침대 난간에 얼기설기 걸어 놓았다. 5시에 아래층 식당에 내려가니 브라질 부부벌써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커피에 바켓빵이 전부이다. 5시30분에 수지엄마를 깨웠다. 어제 저녁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좋아졌다고 한다. 발에 생긴 물집은 덴마크 할머니가 특수 벤드로 감싸주어 당분간 그 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아침을 먹고 짐을 챙기고 나니 비가 멈추었다. 다행이다. 비를 맞으면 가야하는지 괜한 걱정을 했다 싶다. 이 곳은 지금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이 아니라고 한다. 6시 50분 길을 나섰다. 언덕을 내려가면 바로 보리밭 유채밭 길을 간다. 오늘 800미터 고지를 넘어가야 한다. 실재로 걸어보니 괜한 걱정을 한 꼴이다. 들에는 온통 보리물결과 유채꽃으로 장관이다. 산이라고 생각했던 800미터는 밀밭과 보리밭으로 이루어진 푸른 능선이었다. 길동무 하듯이 들판을 따라가면 정상에 다다른다. 우리만 보고 걷기에 너무 아름다운 전경이다. 아름답다고 하기에는 부족한. 온 몸으로 편안함을 느끼며 들길을 오전 내내 걷고 있다. 중간 마을 오바노스는 옛 지방 영주들이 살던 곳이라 집마다 가문의 문장이 세겨있다. 조금 벗어난 길에는 템풀기사단이 운영하던 고딕 양식의 검소하고 단순한 성당이 있다고 한다. 특이한 양식의 건물이라 꼭 보고 가기를 권하고 있는 성당이다. 순례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지만 아무도 그 곳으로 가지않는다. 목적지가 가까워 지니 마음보다 몸이 시키는 방향으로 간다. 우리도 오바노스로 만족하고 그냥 곧바로 네이나에 도착. 1시이다. 5시간 30분 정도 걸은 셈이다. 알배르게 일인당 5유로 . 성당에서 운영하는 공립알베이다. ㅡ 사진 ㅡ 사진은 걷던 순서대로. 알토 델 페르돈 언덕 .우테르가. 오바노스
첫댓글 초반이라 힘들수 있겠지만, 좀지나면 익숙해 지리라 생각해.
건강하게 잘 보내도록^^
초반이라 힘들수 있겠지만, 좀지나면 익숙해 지리라 생각해.
건강하게 잘 보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