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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기분 좋은 일은 훌륭한 작품, 재능 있는 작가를 만날 때일 것이다.
그런데, 그 작품이 신인작가의 데뷔작이라면 어떨까??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그 흥분도는 최고조에 달할 것이다.
그 행보가 독자들의 열화 같은 성원에 힘 입어 훌륭한 후속작만들어 내는 작가가 있는 반면, 지독한 소포모어 징크스를 겪고 그저 그런 작가로 전락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소포모어 징크스는 남의 얘기라고 비웃으며, 데뷔작과 후속작멋지게 집필한 몇몇 작가를 만나보자.
연타석 홈런 (괴물 신인의 등장...)
스콧 스미스 : 긴장감과 공포를 제대로 보여주다.
데뷔작 『심플플랜』으로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찬사를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스콧 스미스, 그러나, 후속작이 나오기까지 무려 13년이란 세월홀랑 까 드셨으니…. 긴 산고 끝에(?) 나온 후속작 『폐허』,장고끝에 악수 둔다라는 말무색하게 할만한 훌륭한 후속작이었다.
두 작품 공히 영미 장르 소설의 미덕인 대단한 분량자랑함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단순명료한 내러티브 구조를 갖고 있다.
눈 먼 돈 440만달러를 차지하기 위해 몇 달만 숨죽이고 기다리면 되는 『심플플랜』,
고립무원의 숲 속에서 가공할 지능지닌 식인식물들과의 사투를 그린 『폐허』.
이렇게 간단한 스토리를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담았으니, 마치 엿가락 늘리듯 중언부언 잔소리에방향성잃은 전개일 거라는 섣부른 판단은 절대 금물, 시시각각 변화하는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와 서서히 조여드는 긴박감과 공포는 발군이라 전혀 지루할 틈주지 않는다.
그나저나 후속작쓰기까지 13년이 걸렸으니 세번째 작품은 언제쯤이나 나올 수 있으려나? 과연 내 생전에 몇 작품이나 볼 수 있을런지... 그것이 안타깝다.
심플플랜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48040614
폐허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48453192
첫 타석 홈런, 두번째 타석 안타 (다음번에는 멋진 홈런을...)
김언수 : 기발함 속에 빛나는 주제의식
데뷔작 『캐비닛』에서 보여주는 김언수 작가의 독특한 발상과 기발한 상상력은 신선함 그 자체였으며, 한국 문학계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심토머라 불리는 돌연변이들이 주인공인데, 그들은 X맨 같은 초능력자의 모습이라기 보다 덜 떨어진 아웃사이더에 가깝다. 최고의 구라는 구라인 줄 뻔히 아는데도 자꾸 진짜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건데, 이 작품이 그랬다. 정말 내 주위에서 심토머가 불쑥 나타날 것 같았으니… 그렇다고, 이 작품이 기발한 소재로만 승부하는 어설픈 수준의 데뷔작이라고 하기에는 독자에게 던져주는 메세지 또한 가볍지가 않다. 특히, 쓸 데 없이 멀티플레이어가 되려고 하는 현대인들에게 경종울리는 화두에는 무척이나 공감이 간다.
그의 후속작 『설계자들』, 역시 예의 상상력으로 “푸주”라는 암흑 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의 구성원인 “설계자”, “암살자”, “트래커”등 다양한 직업군까지 만들어 낸다. 전체적인 재미와 몰입도가 평균 이상이긴 했지만, 왠지 예전 느와르 영화에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푸주의 구성원들 또한 기발하다고 하기에는 뭔가 좀 부족하고...
아마도, 김언수라는 작가의 기발함과 독특함에 거는 기대가 워낙 컸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여전히 나는 그의 다음 작품기대한다.
그나저나, 두 작품 모두에 등장하는 맥주 주간, 실제 작가가 해 본 것 같은데, 은근 나도 도전해 보고픈 마음이 든다.
캐비닛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42080066
설계자들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47559733
첫 타석, 두번째 타석 연속 안타 (파워를 키워 멋진 홈런을 날려 주기를...)
구병모 : 표현력의 절세 무공보여주다.
데뷔작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독특한 상상력과 빼어난 문장력, 그리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절묘한 조합선보였던 구병모 작가, 후속작 『아가미』도 그 연장선에 있다.
독특한 소재, 작품 전체의 분위기도 훌륭하나, 역시나 백미는 적재적소에 배치된 찰진 표현들이다. 무림에 떠도는 비급숨겨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듯 절세무공을 자랑한다. 천편일률적인 소재, 필요 이상의 심각함으로 포장된 한국 문학계에 신선한 도전장당돌하게 던진 신진 여류 작가, 그녀의 행보가 적쟎이 기대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사의 폭발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두 작품 모두 경장편으로 기발한 소재에 비해 이야기가 너무 맥 없이 끝나 버인다. 독특한 설정창조해 낸 만큼 좀 더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면 훨씬 좋았거란 아쉬움이 든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마무리는 허전했으니...
분명, 조만간에 제대로 내공쏟아 부은 걸작이 나오리라 믿는다.
위저드베이커리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54103748
아가미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53801480
첫 타석 볼 넷, 두번째 타석 장외 홈런 (무한 진화가 기대되는 루키의 탄생...)
정유정 : 대한한국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재발견
사실 정유정 작가는 『7년의 밤』먼저 읽은 후 매료되어 데뷔작복기해 본다는 심정으로 『내 심장쏴라』봤더랬다. 그런데, 웬 걸, 그 이전에도 다수의 작품집필했고, 공백기도 일부 있는 작가였다. 하지만, 전작들이 청소년 소설에 가까웠다는 내 맘대로 기준으로 『내 심장쏴라』를 데뷔작이라고 칭한다.
『7년의 밤』은 한국형 서스펜스 소설의 교본이라 부르고 싶정도로 나를 매료시켰다.
속도감과 영상미가 넘치는 박력있는 전개를 자랑하는 영미스릴러의 장점, 등장 인물들의 심리와 갈등을 바탕으로 독자들의 감성자극하는 일본 스릴러의 장점모아모아서 청출어람보여주었으니 어찌 한국형 교본이라 부르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녀의 데뷔작인 『내 심장쏴라』는 실망스럽다기 보다는 좀 당황스러웠다.
『7년의 밤』이 여류작가가 썼다고 믿기 힘들만큼 선 굵은 스토리인 반면에, 『내 심장쏴라』는 디테일한 사전 조사와 짜임새 있는 구성등이 여성 작가의 특징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내 심장쏴라』도 소소한 재미가 느껴지긴 하나 폭발적인 서사의 힘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더더욱 기대가 된다.
무한진화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니 다음 작품은 또 얼마나 발전된 모습보여줄까??!!
내 심장쏴라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49186586
7년의 밤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47841615
최제훈 : 무한반복재생되는 이야기 함정만들어 내다.
사실 단편잘 쓰는 작가와 장편잘 쓰는 작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헌데, 최제훈 작가는 데뷔작 『퀴르발 남작의 성』은 단편이고, 후속작 『일곱개의 고양이 눈』은 장편이라 비교 평가는 조금 무리가 있긴 하다.
아무튼 『퀴르발 남작의 성』은 "기존 작품의 인용, 재해석, 그리고, 비틀기"라는 독특한 시도로 전편을만들어 냈다는 점에서는 후한 평가를 주고 싶다. 하지만, 그런 시도가 단편의 승부수라 생각하는 독특한 상상력, 기막힌 반전에는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하니 이 또한 아이러니 하다. 즉, 강렬한 임팩트는 부족했다는 말씀...
그래서, 『일곱개의 고양이 눈』도 그리 큰 기대는 갖지 않았었고, 역시나 첫번째 챕터를 끝낸 후에는 익숙한 일본 공포물 수준이란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거듭대며 한 치 오차도 없이 톱니바퀴가맛물려 돌아가듯 무한반복재생되는 이야기는 네개의 이야기가 하나의 유기체로 변형되고, 급기야 빠져 나올수 없는 이야기의 함정으로 독자들끌어 들인다. 마치, 뫼뷔우스의 띠 속에서 우왕좌왕 하듯 이야기 속에서 빠져 나올수가 없었다.
연작소설, 단편소설, 장편소설 무얼로도 정의 내리기가 애매한 작품이다.
유사한 구조인 온다 여사의 『삼월은 붉은 구렁을』정도는 지극히 평범한 작품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과연 다음에는 어떤 괴물 같은 작품들고 나타날까??
퀴르발 남작의 성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47909400
일곱개의 고양이 눈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48207564
김중혁 : 단편의 하모니가 만들어 내는 한 편의 교향곡
빼어난 단편집 한 권을 완성한다는 것이 훌륭한 장편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작품들간의 편차, 짧은 호흡으로 인한 몰입도 부족등해결 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중혁 작가의 『악기들의 도서관』은 이런 문제점뛰어 넘어 꽤나 괜챦은 단편집 한 권만들어 냈다. 8편의 개성 있는 단편의 음색이 어우러져 교향곡 한 편으로 재탄생 한다. "본질과 변형"이란 주제 의식도 작품 전체에서 균형 있게 배분되어 있어 독자들에게 충분히 전달이 된다.
이 작품이 두번째 작품인데 지금에야 뒤늦게 데뷔작인 『펭귄뉴스』를 뒤적거리고 있다. "아날로그의 소중함"이란 주제로 총 8편의 작품실었는데, 글솜씨는 역시 타고난 듯 하다. 다만, 작품간에 편차가 일부 있는데, 아마도 데뷔작내느라 그동안 써 뒀던 여러 작품모으다 보니 생긴 일이 아닌가 싶다.
『악기들의 도서관』 이후 장편두편냈던데 아직 만나보지 못 했다.
단편잘 쓰는 작가가 장편도 잘 쓰는지 궁금한데 왜 아직 읽지를 않았을까??
악기들의 도서관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55115507
데뷔작의 폭발력은 천명관 작가의 『고래』도 놀라웠으나, 후속작들의 평가가 그리 후하지 않아 읽기가 여간 망설여 지는게 아니다. 맘 속에 담아 두었던 작가에게 실망할 것 같은 두려움에…
독특한 문체로 관심과 기대를 가졌던 『백의 그림자』의 황정은 작가는 아직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다.
무난한 데뷔작 『버진블루』 이후 『진주귀고리 소녀』로 나를 매료시켰던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여인과 일각수』가 너무 실망스러웠다.
아무튼 거론하고 싶은 작가가 한두명이 아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멋진 신인작가들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테니 기대가 된다.
고래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42082088
백의 그림자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153628813
진주귀고리 소녀 리뷰 보기 : http://blog.naver.com/huhsy1/42080146
첫댓글 열심요~
저도궁금했던 ㅎ
설명이 더필요할듯
우와
오호!
땡스!!
대단하시네요
결국~